2016년 7월, 포켓몬고(Pokemon Go) 세상에 등장하다
‘재미있는 생물을 만들자!' 포켓몬스터는 게임프리크(GAME FREAK Inc)의 사장인 다지리 사토시(Tajiri Satoshi)의 6년간의 산고 끝에 낳은 결실이다. 지금의 포켓몬스터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약 300여 가지의 스케치가 그려져 사내 인기투표까지 하면서 다시 그려낸 150개의 포켓몬을 엄선하게 되었다. 1996년 2월에 처음 발매를 시작한 포켓몬스터는 초등학교 4~6학년의 아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매일경제 용어사전).
포켓몬고의 마케팅적 성공 요인
1. 초기 성공 요인
'포켓몬고'의 성공요인으로 AR(증강현실)이나 지도 서비스와 관련된 '나이앤틱(Niantic)'의 기술력이 꼽히기도 하지만, 그런 기술적인 측면만으로는 포켓몬고의 초기 성공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포켓몬고의 초기 성공을 이끈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보다 '포켓몬(Pokemon)' 캐릭터의 성공적인 활용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앤틱'조차 포켓몬고의 이런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포켓몬고 게임을 실행해보면,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든지 접속 자체가 어려울 때가 있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켓몬스터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 친숙해진 캐릭터이다. TV나 게임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캐릭터를 직접 찾으러 다닐 뿐만 아니라 성장시키고 대전시킨다는 컨셉은 어린 시절의 환상을 다시금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세대가 포켓몬고 출시 초기에 게임을 적극적으로 다운받고 주변에 전파한 고객군이 되었을 것이다.
포켓몬고 캐릭터 사례
2. 포켓몬고의 고객유지 전략
1) 짐(Gym)을 통한 현실성 확보
포켓몬고 캐릭터가 포켓몬고의 초기 성공을 이끌었다면, '포케스탑(Pokestop)'을 활용한 현실성, 짐(Gym)을 활용한 게임성(특히 경쟁) 확보는 포켓몬고의 성공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향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켓 플레이스 또한 그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케스탑(Pokestop) 이미지 사례
'포케스탑(Pokestop)'에서는 포켓볼(Poke Ball)과 같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포케스탑'은 아파트의 입구에 서 있는 동상이나 호수 등 고객의 주변에 존재하는 실제 아이템들을 기반으로 선정되어 있다. '나이앤틱'은 이런 '포케스탑'의 이미지들도 고심해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게이머는 마치 실제 현실에서 게임을 하는 착각을 가질 뿐만 아니라 '포케스탑'으로 지정된 사물을 볼 때마다 포켓몬고를 떠올리게 된다.
'포케스탑'과 함께 VR(가상현실) 모드는 게임의 현실성에 기여한다. VR 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으로 포켓몬고는 VR을 활용하여 성공한 게임으로 종종 소개되지만, 게이머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는 게임 초기를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게이머가 VR 모드를 끈 상태로 게임을 한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VR 모드에서는 캐릭터를 포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VR(가상현실) 모드 vs 일반 모드
2)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착
포켓몬고의 게임에는 초기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숨어있다. 우선 자신이 찾고 성장시킨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는 피카츄(Pikachu)와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을 찾던 게이머들은 점차 짐(Gym)에서의 대전에 유리한 캐릭터들에 투자를 시작한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은 단순한 게임의 캐릭터의 그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게이머가 직접 뛰어다니거나 이동해서 찾아낸 캐릭터이기 때문이 더욱 강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포켓몬고의 대부분의 짐(Gym)은 특히 공원 주변, 도심의 공터, 강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고 이동하기 쉬운 곳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그곳에서 실제로 아이템을 잡기 위해 이곳저곳을 이동하고, 일반 게임과는 달리 대부분은 실제로 옆자리에 앉아있을 사람과 대전하는 것이다. 이런 요인들이 게임에 지속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몰입하도록 한다고 본다.
게임 아이템 등의 루어(Lure)가 뿌려진 여러 개의 포케스탑 vs 짐(Gym)과 일반 포케스탑
공원, 쉼터 등을 활용한 게임방식은 사회적 이슈를 낳기도 한다. 군사시설이나 묘지 등에서 게임을 하는 경우에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앤틱(Niantic)의 존 행키(John Hanke) 대표는 지난 주 플레이어간의 포켓몬을 교환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켓몬 교환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다양한 게이머들이 참여하여 경매하는 형식의 마켓 플레이스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포켓몬고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1. 고객을 통한 매출
헤비유저가 아니라면, 포켓몬고는 대부분 무료로 할 수 있다. 포케스탑(Pokestop)에서는 5분 미만의 시간마다 한 번씩 포켓볼(Poke Ball)과 같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포켓몬을 하기 위해 공원에 놀러 간 소비자라면, 그곳에서 얻는 아이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포켓몬고는 자연스럽게 소비자를 헤비유저로 유도하고, 헤비유저가 된 소비자에게서는 아이템의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비용을 지불한 고객도 포켓볼(Poke Ball)을 구매하거나 주변에 있는 아이템만을 구매할 수 있을 뿐, 확보한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다.
2. 협력업체를 통한 매출 확대 및 마케팅 비용절감
포켓몬고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수입을 얻는 방법 이외에도 기업 간 거래(B2B, Business to Business)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적인 매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포켓몬고의 일본 출시 당시 맥도날드와의 협업을 통해 맥도날드 매장을 짐(Gym)으로 선정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업과의 협업은 두 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 우선 맥도날드 측으로부터 얻는 직접적인 수익이 바로 그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포켓몬고가 직접 마케팅하지 않더라도 맥도날드과 같은 협력사가 자사의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홍보하게 함으로써 마케팅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3. 관련 앱과 액서세리 출시를 통한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
포켓몬고의 열풍 때문인지, 수주 만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앱들이 출시되고 있다. 포켓몬 캐릭터를 찾아주는 포케 로케이터(Poke Locator), 포케웨어(PokeWhere) 등과 함께 게임 포인트를 지급받는 방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고치트(Go Cheat), 액서세리 형태의 포켓몬 고 플러스 등이 출시되고 있다.
'나이앤틱'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포켓몬스터가 게임 뿐만 아니라 TV, 각종 액서세리를 통해 수입을 올렸던 원소스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재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포켓몬고를 둘러싼 생태계의 구성은 포켓몬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시켜줄 뿐만 아니라 '포켓몬고'라는 게임 자체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