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브랜드 가치에서 스타트업의 다양한 전략이 시작된다’ – 피플게이트 권태호 대표 인터뷰
2014년 07월 01일

어느 날, 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자신의 회사에 '푸른 눈'의 프랑스 인턴이 얼마 간 일하게 되는데, 그의 눈으로 바라보는 국내 스타트업에 관한 글을 비석세스에 연재하고 싶다는 것. 독특한 요청이었다. 많은 스타트업이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를 보내거나, 미팅을 제의하긴 하지만 미디어 입장에서도 귀에 쏙 들어올만한 콘텐츠 제안을 한 곳은 피플게이트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이 작은 스타트업은 이미 울랄라세션, 배우 클라라등과 함께 사회공헌 콘서트를 10번이나 개최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똑똑하고도 역동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첫 인상을 가지고, 피플게이트의 권태호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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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게이트 권태호 대표

-피플게이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대단하신분들 많은 가운데에 시작하는 팀에게 이런 좋은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플게이트는 ’재능’이란 키워드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좀 더 간편히 인맥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SNS입니다. 지금은 유저들이 재능이라는 무형 콘텐츠로 다양하게 연결되고 있지만, 나중에는 개인별 이커머스(E-commerce)를 도입하여 유형 콘텐츠까지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daasdasd▲재능교환 SNS, '피플게이트'

-'재능'이라는 단어가 약간 애매하게 들리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사용자 간에 오가고 있나요.
링크드인같은 경우는 전문적인 비즈니스인들을 연결시켜주고, 알바천국이나 잡코리아같은 구인 구직 서비스 역시 필요한 사람을 찾는 서비스죠. 그러나 피플게이트는 보다 일반적이고 사소한 재능을 중심으로 인맥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예를 들어 포토샵, 베이킹 잘하는 사람을 찾고 싶으면 피플게이트로 오시면 돼죠.기존 지인 중심 SNS이나 검색엔진에서 힘든 일반 재능보유자 매칭과 연결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 현재 사용자 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베타버전 종료 후 프로모션을 시작한지 4개월이 되었고요, 사용자 수는 10만 명 정도고 주간 20만 정도의 페이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달 10%씩 트래픽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볼륨은 낮은 편이지만 사용자 만족도는 눈여겨 볼만한 것 같습니다. 현재 피플게이트는 재방문율이 80%이고 상위 20%의 유저가 하루에 6번 이상 방문하는 충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 사실 가입해도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직처럼 필수적이고 긴급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서비스도 아닙니다. 10만 명이라는 사용자들의 초기 유입 과정이 궁금합니다.
세 가지 정도에 집중했어요. 검색엔진최적화(SEO) 작업, 네이버 등 대형 포털과의 파트너쉽 연계를 통한 프로모션, 학교 신문사나 대학내일같은 대학생을 위한 매체에 기고하는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지금은 IOS가 버그가 수정되지 않아 그렇게 규모가 큰 마케팅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추후에는 핸드폰 기본 앱 탑재 등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트래픽 변화를 일으키고자 합니다. 피플게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맥을 누구든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확대는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 소소한 마케팅이라고는 하셨지만, 유명 가수들과 연계한 공연도 벌써 10회나 진행하셨어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금적으로나, 명분으로나 유명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울랄라세션, 제이래빗, 엠블랙, 클라라 등 유명 연예인들이 피플게이트의 사회공헌 콘서트에 함께해주셨는데요. 재능 기부 SNS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무대 연출 스탭으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 공헌 의미를 담은 재능 기부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어요. 외부에서 보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섭외를 하냐고 하는데, 그 뒷단에서는 100번의 시도가 있었습니다(웃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어요.

섭외를 하든, 제휴를 하든 피플게이트의 철칙은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제안한다'는 점이예요. 그래서 성공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가수 분들께도 무작정 '와주세요'라고만 하면 억지밖에 되지 않아요. 재능 기반 SNS로서 피플게이트가 가지고 있는 건전한 이미지가 해당 연예인분의 브랜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과 함께, 절반의 관객은 소외 계층 친구들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죠. 우리가 가진 블로그 등의 마케팅 채널을 통해서도 행사와 함께 연예인 분들의 선행도 충분히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어요.

캡처▲오는 7월 11일 열리는 이루마와 이정의 콘서트

- 공연 마케팅 비용도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엔 만만치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많은 분들이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희가 10번이 넘는 공연, 기존 플랫폼을 통한 배너노출 등을 위해 지난 1년 간 들어간 마케팅 비용이 500만원이 채 되지 않아요. 대관부터 배너 광고까지 좋은 제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자신있게 말하는데 저희만큼 마케팅 비용을 적게 쓴 팀은 없을거예요.물론 저희의 기금마련콘서트는 단순한 마케팅차원뿐만 아니라 피플게이트의 공익적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투자라고도 생각합니다.

- 스타트업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첫째로 우리가 사용자들에게 전할 '핵심적 가치'가 무엇인지 계속하여 확인해야한다는 점입니다. 피플게이트의 경우 '재능 기부 SNS'와 '건전한 인맥 교류'라는 핵심적인 브랜드 가치를 설정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외부와 제휴할 때도 명료하게 제시할 수 있고, 중심을 지키면서도 다양하게 마케팅 방식들을 확장해나갈 수 있었죠. 심지어 회의 시간도 줄어들고, 전략도 명쾌해져요. 돈을 허투로 쓰는 일을 줄이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가 수월해지죠.

두번째로는 먼저 두드려보라는 점이예요. 거대 플랫폼과의 제휴가 돈이 많이 들고 어렵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그 중 직접 컨택해보신 분들은 열 중 아홉이라고 생각해요. 한 예로 네이버 하단에는 제휴 신청 코너가 있어요. 그런 곳에 자사가 줄 수 있는 것을 명확히 제시하고, 콘텐츠가 좋으면 그 쪽에서 먼저 만나보자고 하시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지레 겁먹고 시도조차 안해보는 곳이 많아요.

-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한번 쯤은 관심사 SNS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한국에서는  취미나 목적 위주의 버티컬 SNS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피플게이트가 성장해나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익숙함'이라고 생각해요. 피플게이트는 기존 웹 시대에서 블로거들의 행동 양식을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도록 UI/UX(사용자 환경)를 구성하였습니다.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고, 이웃을 맺는 방식을 모방했죠. 처음에는 기능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관심사'와 '재능교환' 메뉴만 남겨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예요. 이전에 출시된 관심사 SNS는 사용자들에게 개념도, 사용법도 너무 생소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기존 SNS나 블로그와 사용법은 큰 차이가 없지만, '재능 교류'라는 색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피플게이트의 강점입니다.

- 설립 2년, 투자받지 않고 월 2천만 원 정도의 자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초기 몇몇 투자 제의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적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현재는 광고 수익이 대부분입니다. 저희가 광고주에게 플랫폼을 소개할때 몇가지를 잘 설명해드리는데요. 사용자들이 처음부터 관심사나 자신의 재능을 입력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좀 더 타겟팅된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 피플게이트가 가지고 있는 ‘건전한 교류’라는 가치가 자사 브랜드에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광고주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개발은 완료되었지만 시기적으로 도입하고 있지 않은 것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전문인력검색서비스와 유료이모티콘입니다. 기존 검색 광고와 유사한 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개인이 전문 인력으로 프로필을 올리고 누군가 클릭하면 피플게이트에 수수료 지불하게 됩니다. 지금은 배너 광고 위주지만 점차 검색 광고에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익 모델 전환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브랜드 핵심 가치’를 명료하게 하고, 광고주나 유저가 ‘우리를 통해서만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하는 것입니다. 광고주나 유저에게나 우리 서비스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존재한다면 스타트업 수익은 자연스럽게 발생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독특하게도 이번 달 부터 프랑스 청년이 피플게이트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고요.
알렉상드르라는 친구인데요, 프랑스 MBA 과정을 마치고 해외 인턴쉽할 곳을 찾는 과정에서 저희 피플게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 파트너쉽을 위해 여기저기 제안서를 보내다보니 한 기관에서 피플게이트를 보시고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알렉상드르는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지만, 피플게이트의 역동성을 보고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턴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해요.저희 역시 한국의 역동성을 잘 전달해 줄 마음으로 아침마다 뜨거운 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458339_673686759351860_5463377942881922753_n▲ 피플게이트 인턴으로 일하게 될 프랑스 청년 알렉상드르

- 이 달 부터 비석세스에서 '알렉상드르의 한국 스타트업 체험기'가 연재되는데, 어떤 내용이 다루어질 예정인가요.
크게는 '한국 스타트업을 찾은 푸른 눈의 외국인'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진행될 예정입니다. 외국 청년이 바라보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모습은 어떤지를 풀어낼 예정이예요. 재미도 있겠지만, 실제 외국 인재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지 공유가 된다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인재 고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피플게이트의 향휴 계획을 공유해주세요.
현재 정부의 1억원 상당의 프로그램인 '글로벌 플랫폼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어 미국 서비스 런칭에 조금은 더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시일에는 7월 11일 피아니스트 이루마씨와 가수 이정씨의 콘서트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10월에도 한차례 비슷한 프로모션이 있을 예정이고요, 12월에는 국내외 친구들이 간편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외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경영자로서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저는 피플게이트를 통해 국내외 사람들이 사람을 만나는 '설렘'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설렘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서비스의 안정화와 불편한 점들을 해소시켜나갈 예정이고요, 나중에는 사람들이 스스로 입력한 프로필 정보에 따라 E-book, 음악, 광고, 커머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할 예정입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너무나 보람찰 것 같습니다.

Editor's Note: '알렉상드르의 한국 스타트업 체험기' 연재는 오는 7일 처음 시작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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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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