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히어(Park Here)는 지도 검색을 통해 유료 주차장을 검색하고, 주차 예약까지 바로 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파크 히어를 통해 차주는 원하는 지역의 유료 주차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주차장주는 유휴 주차 공간을 내버려두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은 재고로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하게 소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한된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파크 히어는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 현재 파크 히어를 이용하면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서비스 시연도 없이 사업 계획서와 2시간의 만남 후에 10분 만에 투자 결정을 받았다는 전설적인 스토리를 가진 파킹스퀘어의 김태성 대표를 만나보았다.
주차장이 단순 공유지가 아닌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다
김태성 대표의 사업관은 확고하다. 주차 공간은 상품이고,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유 경제나 공익 캠페인을 외치기보다는 전반적인 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차난 때문에 강남 등 도심 지역에는 차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지만 이면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남은 주차 공간은 사실 너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차장 주들은 그것을 활용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주차 장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건물주들은 주차장 이익을 높이려 하기 보다는 값싼 노동력으로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주차장 노동 인력들은 최저 임금을 받으며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
파크히어를 김태성 대표가 처음 시작한 것은 이러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주차장에 유휴 공간을 파악할 수 있는 IT 기술이 접목됐을 때 주차 환경은 변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김태성 대표의 예상은 적중하여 사람들은 이제 파크히어 서비스를 통해 홍대, 가로수길, 창덕궁, 남대문 등 주차가 어렵기로 유명한 곳에 남는 주차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영업, 즉 주차장 주인들과의 협상에 시도해서 실패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을 정도로 파크 히어의 서비스는 주차장 주들도 인식은 하지 못했지만 꼭 필요한 서비스였다. 아직은 내실은 다지는 단계라 서울의 도심지역 주차장만 제휴되어 있지만 앞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서비스 지역을 더 늘려갈 예정이다.
주차장은 자동차가 이용하는 호텔이다
“제가 바라보는 주차장은 호텔이예요. 이용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자동차일 뿐이죠.”
김태성 대표에게 주차장이란 자동차가 이용하는 호텔 같은 곳이다. 단순히 차를 세워두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잠시 맡겨놓는 소중한 곳인 것이다. 하지만 호텔과 주차장에는 이용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호텔은 이용 단위가 짧아야 4~5시간이지만 주차장은 10분 단위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주차장은 회전율이 빠르고, 회전율을 빠르게 유지할수록 수익은 올라간다. 게다가 주차장은 호텔처럼 침대 시트를 갈거나, 청소 등의 기본 유지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고 이용료도 극단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
파크히어를 통해 주차장주는 빈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차주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 하나 손해 보지 않는다. 현재는 파크 히어에서 직접 돈을 써가며 주차장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차 산업이 개선되어 주차장에 돈이 몰리면 주차장 노동 환경은 자동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김태성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주차는 인생과 의외로 가깝다
“이번에 불꽃놀이에 할머니 모시고 가려고 하는데 지하철로 이동이 불편해서 차를 꼭 가져가야하는데, 주차하기가 워낙 어렵다고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이벤트에 지원한 한 참가자의 사연 -
주차가 불가능 해보였던 곳에 주차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많은 편의를 가져다준다. 주차 때문에 중요한 만남에 늦을 일도 없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과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에 갈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주차장 관련 서비스를 한다는 것에 대해 의구스러운 반응도 많았고, 김태성 대표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작 베타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정식 앱을 출시하기도 전인 작년 10월, 여의도 불꽃축제를 겨냥해 여의도의 한 주차장을 확보하고 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연을 보내주면 30명을 추첨하여 주차 공간을 주는 이벤트에 각종 절실한 사연들이 모여들었다. 임신한 아내와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어 하는 고객, 장애인이라 차를 이용해야만 갈 수 있는 고객,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와 가고 싶어 하는 고객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잠재 고객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힘을 얻는다며 김태성 대표는 파크 히어를 사랑해주고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앱을 이용해주는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페이스북과 앱스토어의 사용자 평에 일일히 다 댓글을 달아주고, 이벤트를 자주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파크 히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최고의 팀!
파크 히어와 비슷한 아이디어는 이미 미국에 있기도 하고, 후발주자들이 충분히 따라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의 추격을 따돌릴 파크 히어만의 비장의 무기는 바로 팀에 있다. 김태성 대표는 스타트업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팀을 꾸리는 것이었다고 할 정도로 사업 초기에 팀원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파크 히어는 기술 구현이 어렵다기 보다는 IT, 부동산, 마케팅, 디자인, 고객 관리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얽힌 서비스이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많이 필요했다.
특히 김태성 대표가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발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같은 뜻을 가진 적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이들이 힘을 합쳐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투자사에서 사람만 보고 초기 투자를 결정했듯이 김태성 대표는 팀에 있어서는 외국이든, 한국이든 그 어디보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스타트업계의 무서운 신인
파크 히어는 작년 10월에 첫 안드로이드용 앱이 출시되고, 11월에 첫 iOS용 앱을 출시한 이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식 앱 출시 후 3일 만에 유료 사용자가 생겼고, 현재 앱 스토어서의 평점은 거의 만점에 가깝다. 서비스를 출시한 직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최한 스타트업 2013에서 은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서비스 초기에는 휴일, 주말 이용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평일 이용자가 더 많을 정도로 고객층이 안정되고 있다.
재 구매율은 55%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30~50번 이용한 사용자들이 전체 사용자의 15%에 달할 정도로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대기업과의 제휴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전문회사 현대 엠엔소프트에서 먼저 연락이 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파킹스퀘어는 차량용 네비게이션에 파크 히어를 접목시킨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고, 모바일 네비게이션과의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를 넘어 전세계 주차 개선을 꿈꾼다
무서운 성장세의 파크 히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시작으로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비론치 2014(beLAUNCH 2014) 부스에 참가하고, 행사가 열리는 DDP 주변의 주차장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해외진출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김태성 대표는 파크 히어가 서울에서 성공한 만큼 해외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미 미국에 비슷한 컨셉이 있긴 하지만 미국의 주차 문제는 서울만큼 심각하지 않기에 파크 히어 팀의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전 세계 어디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근에는 헬싱키 교통 연구원에서 파킹 스퀘어를 방문하여 주차 개선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공동 진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파크 히어는 아직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 성장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초기 단계지만, 이미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유휴 주차 공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하드웨어 개발, 안정적인 주차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 충전 사업 등 관련 사업으로의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니즈와 기술, 그리고 이에 관련된 인간관계까지 모두 아우르는 파크 히어가 서울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의 주차 문제와 사회 문제까지도 해결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정호재 기자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