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론티어테크의 글로벌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다
8월 24, 2022

우리 541 벤처스가 미국 LA를 기반으로 한 벤처캐피털이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미국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을 방법을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질문 중 대부분이 미국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기 위해 반드시 플립(Flip)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기술적 접근에 대한 내용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항상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미국의 벤처캐피털로서 우리는 사실 플립을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는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미국 투자사로서 투자를 받는 데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물론 스타트업이 아직 시드(Seed) 단계이고 따라서 엄청나게 훌륭한 트랙션(Traction)을 만들지 못했다면, 그들 미국 투자사들의 관점에서 완전히 생소한 언어와 법체계 등을 가진 한국이라는 나라의 스타트업에 확신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 실제로 미국 내에 설립된 스타트업에만 투자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펀드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그와 같은 상대적 어려움의 근원이 사실은 우리가 한국의 스타트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 하려 하고 있고 또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하고 있는 그들이 익숙한 미국의 스타트업들에 비해 더 매력적인가 하는,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VC 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가는, 플립을 하여 미국에 본사를 두어야 하는가와 같은 단편적이고 기술적 내용보다 오히려 그 이전에 우리의 스타트업이 미국의 스타트업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를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라 우리 541 벤처스는 보고 있다.

반면, 541 벤처스에게는 바로 그것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큰 틀에서 문화 특징적이고 시장 종속적 성격이 큰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기술 그 자체는 태생적으로 글로벌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미국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다르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국지적 시장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미래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기업이라면 그 자체로 이미 그 회사가 어느 나라의 회사인가 하는 국지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존재하는 기술의 최전선에서 그 지평을 확장하려 하는 프론티어테크야말로 우리나라의 뛰어난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최고의 전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Photo by fabio on Unsplash

실제로도 한국이 글로벌 프론티어테크의 파워하우스(Powerhouse)가 되기에 충분한 이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먼저 회사(Company)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물리적인 존재로 인식하지만 실제로 회사라는 것은 순전히 지적인 개념(Purely Intellectual Concept)으로, 그것은 단지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방향으로 일을하는 집단’이라는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프론티어테크의 파워하우스로서의 한국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한국이 배출하고 있는 뛰어난 공학 분야의 인재들과 그 집적(Concentration)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공학계열 교육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국에는 세계 최고의 공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칼텍(Caltech)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카이스트를 비롯, 프린스턴(Princeton) 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대, 그리고 NYU(New York University) 나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등의 명문대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연세대학교 등 우수한 대학교가 매년 수만 명의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이때 글로벌 200위 내 대학 중 한국과 미국에서 각기 상위 10개 대학들이 배출하는 인재의 수를 살펴보면, 한국이 100만명 당 약 2,700명으로, 100만 명 중 813명이 존재하는 미국에 비해 약 3.5배 이상의 집적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의 뒷마당에서 세계적 수준의 프론티어테크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인재들이 집적은 이미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World’s Most Innovative Country)로 선정되는 데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뛰어난 우리나라의 인재들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지적재산을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혁신성을 다시 한번 드높이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각 국가가 획득하는 혁신적 특허의 대부분은 해당 국가가 보유한 기술 분야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실제 대기업들은 기업 내에서 생성되는 지적재산 모두를 특허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성이나 경쟁 관계, 혹은 사내 역학관계 등 여러 이유로 실제로 개발되는 기술의 일부만이 특허화, 자산화되고 나머지는 기술들은 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유야무야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프론티어테크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는 두 번째 이유가 있다.

역설적으로 우리 541 벤처스는 그와 같은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기술의 사장(Die-out)이, 대퇴직(Great Resignation) 시대와 맞물려 프론티어테크 분야에 엄청난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 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에서 자산화되지 못한 기술의 창안자들과 개발자들이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고도의 기술성을 가진 스타트업을 창업,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고 있다. 그리고 541 벤처스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상 이유에서 기인한 상대적 생활 수준의 하락과 COVID19가 야기한 인재 분포의 확산(Talent Spread)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말미암아,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대퇴직에서 창업으로 이어지는 기술의 스필오버(Spill-over)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기업들이 우리나라가 글로벌 프론티어테크 파워하우스가 되는 데에 거대한 순풍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프론티어테크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는 이유로 주목해야 할 마지막은 우리나라의 생태계가 가진 구조적 특성이다.

긍정적 평가와 개선의 요구가 공존할 수 있는 부분이나,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성장해 왔다.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국내 거시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들 중 하나로 보고 지원해 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테크윈터(Tech Winter)를 맞아 그와 같은 국가적 차원에서의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 단지 우리나라 내에서의 생태계 활성화라는 소기의 역할을 넘어 글로벌 생태계 내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입지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생태계의 많은 부분이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인해 우리 스타트업들이 상대적으로 글로벌 생태계 침체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국외에 경쟁자들이 침체된 투자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 우리 스타트업들에는 그들을 뛰어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테크윈터가 고도로 기술적인 우리 스타트업에게는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가, 전 세계 어디와 견주어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집적되어 있고,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기술 기업들로부터 다음 세대 기술 기반 기업으로의 기술 스필오버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러한 다음 세대 기술 기업의 성장 초석이 될 국가의 두터운 지원이라는 훌륭한 자원이 존재한다. 또한 최근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BIG3라는 테마를 정해 고도로 기술적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어 멋진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였다.

현존하는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는 것이 아닌, 그와 같은 기술이 오늘날 가진 지평을 다음 단계로 넓힘으로써 글로벌에서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고 싶은 창업가라면 프론티어테크를 주목하자. 아울러, 국가적 차원에서도 우리가 가진 훌륭한 인적, 그리고 기술적 자원을 파악하고 그들이 글로벌 차원에서 파괴력을 가진 기술집약적 스타트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프론티어테크에 주목하자. 우리나라는 글로벌 프론티어테크의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저자 이은세는 미국 LA를 기반으로 초기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541 Ventures의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이다. 이은세는 앞으로  비석세스를 통해,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이란 무엇이며 왜 우리나라가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의 훌륭한 요람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생태계에서 관찰되는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 관련 동향 등을 격주로 연재할 예정이다. 비석세스에서 프론티어테크에 대한 질문이나 본 연재를 통해 다뤄주기를 원하는 내용이 있는 독자께서는 언제든 hello@541ventures.com으로 메일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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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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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o
hsko
1 month ago

안녕하세요 글 잘봤습니다. 논외로 beSUCCESS에 문의드릴 것이 있는데, 어디로 연락드리면 될까요?press@koreatechdesk.com 로 메일은 드린 상태입니다.

Last edited 1 month ago by hs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