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테크에 주목하라
8월 10, 2022
Photo by Mathew Schwartz on Unsplash

최근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테크윈터(Tech Winter)에 대한 것이다. 이미 여러 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에서 특히 기술 기업들을 위주로 그들의 주가에 상당한 조정이 발생했고, 그 파장이 벤처 투자 시장으로까지 확장되면서 VC 들의 스타트업 투자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사실이다. 특히 성장 단계(Growth Stage)에 있는 컨슈머 스타트업(Consumer Startups)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돈으로 성장을 사는(Buying Growth)’ 행위를 거의 규범인 것으로 여겨 왔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최근 발생한 상당한 조정은, 돈으로 성장을 사는 행위로 인해 기업가치에 상당한 거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많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스타트업의 성장성과 기초체력에 대해 보다 꼼꼼하게 검증토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현재의 테크윈터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폭넓게 사용될 수밖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 스타트업들은 그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바로 프론티어테크(Frontier Tech) 스타트업들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현재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기술들을 기반으로 그와 같은 기술들이 적용된 제품 (애플리케이션, Application)을 개발하고 있는 반면, 프론티어테크 기업(Frontier-tech companies) 들은 현재 존재하는 기술들의 기술적 발전도의 최전선(Frontier)에서 해당 기술의 지평을 확장한다. 많은 기업이 현재 존재하는 AI 기술들을 활용한 추천이나 최적화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지만,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들은 AI 기술 자체의 기술적 역량을 다음 단계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처리 기법이나 연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프론티어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산업으로서 그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테크(Tech)" 가 우리의 삶에 전방위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테크"는 하나의 영역으로 인식되었다. 그것이 AI, 데이터, 센서 혹은 그 어떤 것이든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테크 스타트업으로 인식되었고 그들에 대한 투자는 큰 틀에서 그들의 기술에 대한 투자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야흐로 이제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제품도 기술을 배제한 채 개발되고 서비스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기술이라는 것 자체가 일상재(Commodity)가 되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의 사용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AI의 활용’ 등과 같은 일상 재화 된 기술 개념의 적용을 넘어 고도의 기술적 우월성을 기반으로 하는 프론티어테크에 대한 요구가 본격화될 것이며 그에 따라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 (Frontier Tech Startups) 들은 보다 강력한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기술 공급망(Tech Supply Chain) 전략적 자산화 경향을 들 수 있다.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패권 경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술 및 기술 공급망은 해당 기술이 적용되는 산업들의 흥망을 넘어 범세계적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이는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 확보 및 처리, 에너지 관련 산업, 인프라 산업, 방위산업과 우주 산업, 그리고 그 외 거의 모든 산업을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며, 이들 산업의 근간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적 리더십(Technological Leadership)을 차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술의 지평을 확장하는 프론티어테크에 대한 국가적, 그리고 세계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육성은 앞으로 보다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의 위상 역시 그에 따라 크게 강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이 본질적으로 가지는 투자 대상으로서의 안전성을 들 수 있다.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들은 그 특성상 다른 여타의 스타트업들에 비해 긴 피드백 사이클(Feedback Cycle)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 의도한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 투자에 따르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과 같이 고도로 기술적인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수년에서 길면 십 년 이상의 산업 경력이나 연구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그러한 경력을 가진 창업가들의 스타트업은 데이 제로(Day Zero)에서부터 시장 및 기술에 대해 매우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들은 그들이 최종적으로 개발하기를 의도한 기술이 완성되기 이전에라도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 중 일부를 단계적으로 제품화 및 사업화함으로써 유의미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현존하는 기술을 응용하여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여타의 스타트업에 비해, 기술 자체의 최전선에서 그 경계를 다음 단계로 견인하고 확장하는 프론티어테크와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은 아직 우리 생태계 내에서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한 것과 같이 프론티어테크는 이미 스타트업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생태계는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선진 생태계와 그 안의 스타트업들을 성공적으로 따라잡아 왔다. 그 결과, 이제 우리 생태계 내에는 ‘실리콘밸리'라는 벤치마크를 뛰어 넘기에 충분한 역동성이 축적되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술을 만드는 것을 그 존재 이유로 하는 프론티어테크, 그리고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에 주목하자. 이제 우리 생태계에서도 훌륭한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이 나올 때가 되었다.


저자 이은세는 미국 LA를 기반으로 초기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541 Ventures의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이다. 이은세는 앞으로  비석세스를 통해,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이란 무엇이며 왜 우리나라가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의 훌륭한 요람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생태계에서 관찰되는 프론티어테크 스타트업 관련 동향 등을 격주로 연재할 예정이다. 비석세스에서 프론티어테크에 대한 질문이나 본 연재를 통해 다뤄주기를 원하는 내용이 있는 독자께서는 언제든 hello@541ventures.com으로 메일 주시기를 바란다.

0 0 votes
Article Rating
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