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네트워킹 뒤에 숨은 비밀: 이스라엘 그녀의 Startup Interview
2014년 06월 10일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의 꽃은 네트워킹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끈끈한 연결 관계로 인해 동업자를 구하는 데서 부터, 아이디어 개발, 투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도와주고 끌어주기 때문에 창업을 하기가 더 쉽고 성공률도 높다. 유대인들의 네트워킹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스라엘의 손꼽히는 비즈니스 멘토인 오펠 브레이어(Opher Brayer)는 흥미롭게도 1,000년 전 유대인들의 모임 장소인 시나고그에서 부터 네트워킹이 시작되었다고 말을 꺼낸다. 오펠과의 인터뷰는 지난 주 스타트업 그라인드 인터뷰에서 오펠 씨의 대답만을 발췌한 것이다.

dsc_1748▲오펠 브라이어

브레이어 그룹(Brayer Group)의 창립가인 오펠 브레이어는 비즈니스 멘토이자 기업 컨설턴트이다. 지난 25년 간 오펠은 창의적 경영 개발의 분야에서 독립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브레이어 그룹은 기업과 개인이 자신의 창의력과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하에 세워졌다. 2003년 12월 19일 오펠은 비즈니스의 돌파구를 찾아주는 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위대한 비즈니스 멘토 60인 중에 한 사람으로 뽑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네트워킹이 정말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나라에요. 특히 스타트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거미줄처럼 연결되있잖아요.
네트워킹에 대해서 좀 말씀드리자면, 네트워킹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1,000년 전에 시나고그에서 부터 시작한 거에요. 유대인들은 키파(유대인 남자들이  ‘하나님의 종’임을 드러내기 위해 쓰는 모자)를 쓰고, 시나고그에 모여서 기도합니다.

Jewish-Clothing▲시나고그에서 기도하는 유대인 사람들(사진출처: Flickr.com/trodel)

오래전부터 예배를 하기에 맞는 장소를 찾고 나서 함께 예배할 사람들을 맞는 사람을 찾는 풍습이 있었어요. 예배는 유대인 남자 10명이 모여야 이루질 수 있거든요. 말하자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네트워킹을 한 것이죠. 사업은 모르는 사람들과는 할 수 없습니다. 신뢰가 중요하니까요. 이스라엘은 네트워크, 비즈니스 개발에 있어 전문가가 많아요. 또 아이디어 개발이 대단하죠.더 나은 사람들과 이 아이디어를 개발하면 더 시너지가 나겠죠.

어떻게 나보다 나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당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찾아야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사회에서 단기간 내에 당신은 맞는 사람을 찾아서 연결해서 회사를 금방 만들 수 있죠. 또 투자자도 만날 수 있지요.

오펠 씨의 브레이어 그룹은 현재 스타트업 그라인드에 속해있습니다. 스타트업 그라인드의 네트워킹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했고, 위의 방법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어요. 저는 일의 적임자를 이스라엘 내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러시아 투자자를 만나고, 뉴욕 최고의 비즈니스 개발업자. 최고의 기술자를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올 수 있죠.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팀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들만 잘 조합해도 당신은 성공할 겁니다. 기술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서로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때문에 능력있는 사람들의 조합은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그라인드에는 전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가들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적임자를 찾되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샤할에게 부탁해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다고 합시다. 샤할이 마케팅 전문가 한 사람을 소개해주었고, 저는 샤할을 신뢰합니다. 제가 나름대로 마케팅 전문가를 링크드인, 페이스북, 그 어떤 블로그를 통해 찾아도 신뢰하는 사람이 소개해준 사람과는 다르죠.

성공을 위한 열쇠는 신뢰가 구축된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찾아 고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면대면으로 만나야 해요. 바로 네트워킹의 과학(Science of Networking)입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문가들과 함께 발전시켜서 비즈니스를 구축하세요. 저는 스타트업 그라인드를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는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구축해 갈 거에요.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제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전 세계적으로 튼튼한 경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경제가 어려우면 전쟁이 대안이 돼버리거든요.

저는 57년 동안 4개 국가에서 살았어요. 사람들이 가난하면 미움을 갖기 쉽습니다. 충분한 돈이 있으면 미움이 그리 많지 않아요. 북한은 가난하기 때문에 적대적인 태도를 갖기 쉽습니다. 남한은 경제적으로 강하니 행복하고, 적대적인 감정도 그리 많지 않아요. 만약 우리가 전 세계에 튼튼한 경제를 키우는 법을 알려준다면 나라들 간의 적대적인 관계도 점차 해결될 것입니다.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것이 회사를 키우고 GDP를 성장시키는 방법입니다. 이스라엘은 5년 만에 GDO가 100%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튼튼한 경제가 있으면 그 사회는 멋진 아이디어가 샘솟고, 일자리가 많아지는 사회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육입니다. 튼튼한 경제를 만들고 전 세계 사람들과 연결되면,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요. 더 나은 삶은 교육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교육이냐고요? 바로 재능을 개발시켜주는 환경(Talent Development Environment)입니다. 미래에는 당신이 MBA를 출신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재능이 있느냐가 더 중요해집니다. 만약 전 세계적인 연결이 이루어진다면 강한 스타트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튼튼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고, 이로써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스타트업 그라인드에 있는 이유입니다. 

업국가가 어떻게 이스라엘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창업가정신이 깃든 국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지향적인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기업 안에서 직원으로 안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거든요. 제 생각엔 이스라엘 사람들은 창업가로 태어난 것 같아요. 64년 전에 세워진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창업가적인 나라입니다. 새로운 국가는 발전하게 마련이고, 발전은 결국 창업가정신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모두 창업가였어요. 새로운 도시, 새로운 집, 새로운 가게를 지었으니까요.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스라엘과 한국이 아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우리는 전쟁을 겪었어요. 한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우리는 주변에 적대적인 스무 개의 국가에 둘러쌓여있어요. 하지만 한국과 이스라엘은 타고난 창업가정신이 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을 세웠어요. 일본이 1등이었던 자동차, 전자기기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었고, 정말 믿기지 않는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같은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국도 못 이길 만한 기업들을 세웠어요. 중요한 것은 이 힘을 합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그라인드가 있으니 이를 통해 두 나라를 강하게 연결하고 서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스라엘에 대기업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이외의 우리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한국에서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반대로 아이때부터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자연스럽게 몸에 밴 창업가정신과 창업생태계로 GDP를 키울 수 있었던 것 등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 그라인드 내에는 큰 기회가 있고, 한국과 이스라엘은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스타트업 그라인드를 만들어 국제적으로 진출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인터뷰 영상

오펠 씨와의 만남을 잊을 수 없다. 오펠 씨는 정말 활발했고 그 에너지가 대단해  옆에 있으면 느껴질 정도였다. 이야기거리와 유머 감각도 수준급이었다. 이 날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오펠 씨는 필자를 집에 태워다 주며 이야기를 꺼냈다. 사는 것이 무척 즐겁다던 그는 첼로를 잘 켜는 아내 분과 요리사라는 딸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bar_mitzvah_tisch▲성인식을 맞아 연설을 준비하는 13세 소년
(사진출처: http://www.cjvoices.org/article/the-bar-mitzvah-tisch/)

'오펠 씨에게 이스라엘이 어떻게 창업국가가 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지만 이스라엘에 머무르다보면 자연스레 이스라엘이 창업국가 일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오펠 씨의 말대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었을 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왔고, 이 이민자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이스라엘이 설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도 이스라엘이 어떻게 어릴 때부터 창업가들을 키워내는지 쉽게 볼 수 있는데, 많은 예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바르 미쯔바(Bar Mitzvar)'를 꼽고 싶다. 유대인들에게 평생 중요한 두 가지 행사는 13세에 치르는 성인식과 결혼식이다. 성인식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시기에 책임 있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행사다.

유대인들은 1년 동안의 성인식 준비를 통해 내가 누구이며, 왜 이 세상에 나왔으며, 무엇을 해야 하나를 고민한다. 성인식은 결혼식처럼 크게 열려 많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는다. 이 때 주는 축하금을 모으면 4천 만원 정도가 되는데 이때부터 이 돈으로 채권에 투자하거나 주식 투자를 하면서 돈을 사용하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이 돈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군복무를 한 후에는 1억 원 정도가 되는데, 이 돈으로 세계 여행을 하거나 창업을 하면서 대학 입학 전 자신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성인은 정신적 독립과 금전적 독립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신적으로 독립한 이후라도 여전히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을 한 것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성인식 절차를 통해 이 두 가지 의미의 독립을 아이에게 더 일찍 상기시켜준다.

결국 창업국가 이스라엘은 5천 여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모여서 만들어졌다기보다 보다 근본적으로 수 많은 창업가 개개인들이 직접 만들어나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우리 기업이 잘 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정체성이 바로 선 창업가인가'하고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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