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킥스타터 런칭 분투기①
2015년 02월 06일

모두가 모바일을 외치는 이 시대에 온라인 PC 게임을 개발하는 한국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있다. 게다가 MMORPG 장르란다. 수십명의 개발자들이 투입되어도 2~3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샌드박스 MMORPG 장르의 게임을 단 3명이 개발하고 퍼블리쉬하겠다는 이 무모한 도전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런데 이들이 걸어온 행적을 잠시 돌이켜 보면, 재미난 구석이 많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오드원 게임즈의 김영채 개발자는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재학시절 부터 소문난 천재 개발자였다고 한다. 그는 넥슨 재직 시절 메이플 스토리등의 타이틀을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서버와 클라이언트 전반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다. 애니매이션 및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최원순, 이중원 개발자 역시, 10년간 MMORPG 장르를 개발해온 업계의 베테랑 들이다. 또한 한국의 텀블벅이라는 클라우드펀딩 사이트의 공모를 통해 목표 모금액의 3배인 1600만원을 후원받으며, 최근 FGT(Focused Group Test) 역시 훌륭하게 마무리 했다고 한다.

이들이 지난 2일, 인디 샌드박스 MMORPG 게임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킥스타터 캠페인을 런칭했다. 킥스타터 캠페인은 공모를 통한 모금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프로젝트 자체를 홍보하고, 유저들의 생생한 피드백을 통해 제품의 상품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제품 출시 직전의 마케팅의 툴로서 많이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간단한 영어회화가 가능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해외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킥스타터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다.

본 글은 이들이 킥스타터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얻게 된 노하우를 다룸으로서, 훗날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의 창업자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되고자 기획되었다. 첫번째 시리즈는 킥스타터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의 다양한 이슈들의 핵심적 사항을 다루고, 두번째 시리즈에는 캠페인 종료 후, 캠페인 기간 동안 고객들의 니즈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캠페인의 전략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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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는 것이 믿는 것이다

사실, HTML 페이지 한장을 가지고 고객의 지갑을 열어 기부라는 행위를 이끌어 내는 미션 설계 과정 자체가 난이도가 높다. 실제로, 수많은 인디게임의 후원 경험과 구매 이력이 있는 이들은 영상이라는 매체의 중요성을 간파하였다. 또한 영상의 내러티브 역시 일방적인 메세지를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 직접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기획하여, 고객들로 하여금 직접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FGT(Focused Group Test)를 진행할 당시, 게임을 리뷰한 유투버의 영상을 입수했다. MMORPG 장르이니 만큼, 플레이 시간이 5~6시간에 달했는데, 이들은 게임 진행시 극적인 순간들을 모아  3~4분 분량의 영상으로 만들어 전 세계의 인디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 포스팅을 시작했다.

 또한, 샌드박스 게임이라는 장르 특색에 맞게 여성 유저들의 신규 유입을 이끌어 내고자, 미국 및 유럽의 여성 구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파워 유투버를 섭외했다. 이들은 한류에 기반한 콘텐츠들로 구독자를 약 11만명 정도 보유하고 있는 "저는 미국 사람(chonunmigooksaram)”이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메건 보웬(Megan Bowen)을 소개 받아, 게임 리뷰 영상을 함께 촬영했다. 실제로 본 영상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발생한 우연적 요소들에 기반한 유머 코드로 유저들에게 훌륭한 피드백을 받았다.

네이티브 기사형 광고를 통해 유저의 참여를 이끌어 내다

킥스타터 캠페인의 성패는 피처링 혹은 상위 노출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이는 킥스타터 사이트의 자체적인 알고리즘(킥스타터는 이를 Magic이라고 명명하였다)에 기반한다. 킥스타터 측에서, 피처링 및 상위 노출을 위한 알고리즘을 오픈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대략 해당 포스팅의 U.V(Unique View)등의 기본적인 지표와 함께 공유 및 댓글과 같은 인게이지먼트 (Engagement) 지표, 트윗과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상에 노출 및 도달율등의 지표를 종합하여 상위 노출도가 산정된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이들은 해당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네이티브 기사형 광고를 기획했다.

다음으로는 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비료를 주듯이, 유저들의 오거닉한 서치와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 낼 이벤트를 펼쳤다. 다만 이와 같은 네이티브 광고를 진행한 미디어의 방문자들에 대한 세분화된 분석이 부족하였고, 해외의 인디게임 커뮤니티 및 관련 미디어는 이와 같은 네이티브 기사 광고에 익숙치 않았기에 예측한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즐거움(Fun)이 권력이다

이들이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을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유투브 영상을 제작한다는 것이었다. 디스트리뷰션 채널은 유투브의 프리롤 광고를 통해, 인디게임(Indie Game), 샌드박스 게임(Sandbox Game)등의 키워드를 공유하는 북미 및 유럽에 거주한 여성 위주의 20~30대에게 노출 가능한 타겟 광고를 구글 애드워즈를 통해 세팅하였다.

나무를 치며 아이템을 획득하고, 외딴 섬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아간다는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 게임의 컨셉을 간단하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세 명의 개발자들이 바이럴 비디오의 배우로 나섰다. 바이럴은 현재 진행 중에 있지만, 북미 및 캐나다, 영국등 영어권 국가들 중심으로 시청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바이럴 마케팅 영상 클릭시 연결되는 네이티브 기사 광고를 통해, 실제적으로 공유 및 댓글과 같은 인게이지먼트 (Engagement) 지표, 트윗과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상에 노출 및 도달율등의 지표 상승을 이끄는 퍼널구조에서 CTR을 2~3%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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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오드원 게임즈의 트리오브라이프라는 게임의 킥스타터 캠페인을 시작한 지 3일 정도가 지났다. 현재까지의 모금액은 목표금액 50,000달러(약 5000만 원) 대비2,195달러(약 250만원)이다. 아래 기부자들의 리퍼러(Referrer), 즉 방문 흔적을 분석해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모금액의 26.42%가 킥스타터 자체내의 서치에서 발생하였으며, 37.13%는 Video Games(Discover)라는 인벤토리에서 발생되었다. 즉,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구매저항 없이 기부하는 타겟 고객층은 바로 킥스타터 페이지에 있다는 사실이다. 일명 매직이라 불리는 킥스타터 사이트의 자체적인 알고리즘에 충실한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피처링 혹은 상위 노출을 가져온다면, 충분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전설에는 스쿠터 브라운(Scooter Braun)이라는 프로듀서의 리트윗을 통한 바이럴 이펙트(Viral Effect)가 있었듯이 오드원 게임즈의 트리오브라이프(Tree of Life) 역시, 크리티컬 매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파워 게임 리뷰어들의 전사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아직 오드원 게임즈측은 파워 리뷰어들로부터, 게임 리뷰 요청에 대한 답신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시도해 볼만한다.

지금까지 오드원 게임즈의 킥스타터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얻게 된 노하우를 다루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 제품 그 자체라는 전제 하에 마케팅이란 고객과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개선하는 과정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킥스타터 캠페인은 한국의 스타트업의 글로벌 마케팅 툴로서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인디게임 개발자로서 2년 간의 숙고와 수련의 시기를 거쳐, 자신의 아이와도 같은 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내어 놓은 오드원 게임즈의 식구들의 기업가 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2개월 후에 다룰 '한국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킥스타터 캠페인 런칭 분투기 (2)'에서 목표한 바를 성취한 노하우를 비석세스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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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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