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은 그동안 다이어트 앱, ‘눔 다이어트 코치’로 잘 알려졌었다. 하지만 최근 눔은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의 새로운 진화를 꿈꾸고 있다.
지난 4월 2일 투자소식을 전하며 정세주 대표는 “현재 당뇨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암이나 심부전 같은 질병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참고 기사 :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 180억 원 시리즈 B투자 유치)
이렇게 한 단계 발전을 꿈꾸는 눔의 중심에는 정세주 대표와 함께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윤종일 상무가 있다.
윤종일 상무는 카이스트 전산학을 전공하며 기술적 배경을 갖췄고 대학 시절 원격 솔루션 기술 스타트업, 에빅사(Evixar)를 창업했다. 그 이후 음악이나 동영상을 역검색 스타트업, 앤서즈의 ACR(Automatic Contents Recognition)그룹 상무를 역임하며 해외, 특히 일본에서의 전반적인 사업 전반을 총괄하기도 했다.
윤종일 상무의 모든 이력은 그를 지금 눔의 아시아 총괄 상무로 만들었다. 윤종일 상무는 기술을 베이스로 창업한 경험이 있으며 일본에서의 사업을 총괄하고 현지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이런 이력을 가진 윤종일 상무는 눔 코리아와 눔 재팬을 통합하고 기술 개발 측면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된 눔 아시아 총괄로 딱 맞는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는 눔, 그 주요 변화는?
눔 아시아 통합과 윤종일 상무 이외에도 눔은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진정한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의 발전이다. 윤종일 상무는 “체중관리를 위한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에서 건강과 의학을 관련시켜 더 의미 있는 비즈니스로 발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헬스케어에 대한 계획은 눔의 창업과 함께 계속해왔다”며 “그리고 이제 그 때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눔의 헬스케어는 ‘결국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건강의 시작’이라는 기본에서 시작한다. 다이어트 앱, 눔 코치를 서비스하며 다양한 유저의 행동을 관찰하게 됐고 여기에 노하우가 생기게 됐다. 뿐만 아니라 눔은 임상시험이나 내부적 연구, 대외적 협력 등도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 사용자의 습관을 개선해서 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의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접근으로 직접적인 예방을 할 수 있는 질병으로는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당뇨, 심장혈관 질환 등 다양하다. 윤종일 상무는 “많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헬스케어시장에서 모바일 헬스케어를 지향해왔지만 실제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첫 타자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는 눔은 내부적 재정비도 단행하고 있다. 모든 시스템의 변화는 원 눔(One Noom)이라는 눔의 새로운 슬로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원 눔은 전세계의 모든 지사의 직원이 마치 한 곳에서 일하는 것처럼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프로젝트를 함께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뉴욕, 한국, 일본, 베를린에 지사를 두고 있었던 눔을 연결했던 것은 정세주 대표였다. 정세주 대표가 각 지사를 다니며 비즈니스를 이어온 것이다. 하지만 눔이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하고 회사 규모도 커지며 이와 같은 시스템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더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시스템이 필요해진 것이다. 눔 재팬과 눔 코리아를 통합한 것도 '원 눔(one noom)'이라는 슬로건 아래 본사와의 싱크를 맞추고 함께 일을 해나가는 데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눔 코리아는 사실상 한국과 아시아 시장의 영업과 마케팅이 주된 역할이었다. 하지만 원 눔이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이제는 눔의 모든 일을 같이 진행하게 된 것이다. 특히 기술 개발 분야에 가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헬스케어를 지향하며 더 심층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해졌으며 한미IT와의 협업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일 발표된 눔의 투자소식에서 단연 눈을 끄는 것은 한미약품그룹 관계사 한미IT가 투자에 참여한 것이었다. 이번 투자와 함께 눔과 한미IT의 협업이 예상된다. 윤종일 상무는 “국내외의 제약 회사들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가상 솔루션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려 하는 움직임이 많다”며 “그런 부분에서 눔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글로벌화, 글로벌 역량 갖춘 한국에서 시작하는 글로벌화
또 한가지 눔 아시아가 중요해진 이유는 바로 ‘역글로벌화’의 중추이기 때문이다. 역글로벌화란 미국에 본사를 둔 엄연한 미국 회사인 눔이 다시 한국에서 글로벌화를 꾀하는 것을 말한다.
충분히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은 모든 기업이 글로벌을 꿈꾸지는 않는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는 우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미국은 큰 시장에 대한 대비가 돼 있고 언어적, 문화적 이점을 갖고 있지만 한국 사람들이 더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정세주 대표의 역글로벌화다. 한국의 준비된 글로벌 역량을 눔의 글로벌화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윤종일 상무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눔의 배경과 영어는 물론이고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의 인재가 눔의 글로벌화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날아가 아무것도 없이 지금의 눔을 만든 정세주 대표는 오늘날 스타트업계의 아메리카 드림의 대명사라 할 수 있으며 눔은 한국 스타트업계에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또 한 번 큰 계단을 올라가려는 눔이 새로운 기록을 쓰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