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도 부족하고, 노하우, 인맥, 직원, 조언자, 동업자도 부족한 스타트업 CEO에게는,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현실을 좋은 사업 기회로 바꾸어 내는 창의적 기지가 필요하다. 때론 과감하게 물러서는 것도 전략일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실험과 도전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때론 몇십 년이 걸릴 수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말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스타트 업 CEO들에게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침착성, 끈기(tenacity)라는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물론, 필자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며, 목표를 정하고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식의 말콤 글래드웰 (Malcolm Gladwell)의 아웃라이어적인 접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린 수능 시험 1등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리처드 브랜슨 (Richard Branson)은 항공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도 거의 즉흥적 이다시피 버진 애틀랜틱 항공을 설립했다. 미국의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 넷플릭스의 창립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비디오나 미디어 관련 분야의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그가 세운 회사는 미국에서 최고의 비디오 대여 회사로 성장했다.
권투보다는 종합격투기에 가까운, 클래식 바이올린보다는 힙합과 흡사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성공을 일구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침착성, 끈기(tenacity)라는 가치는 조금 더, 복합적이고 전인적인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전혀 다른 영역의 융합이 만들어 내는 창조와 혁신의 빅뱅 현상을 의미하는 ‘메디치 효과 (Medici effect)’를 발표해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프란스 요한슨(Frans Johansson)은 이와 같은 측면에서, 매우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그는 행운과 능력이 교차하는 결정적인 순간의 힘의 동력을 "복합력"이라고 규정하였는데, 세상에는 우리가 계속 파악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이 존재하며, 이런 힘들은 각자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우연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데, 온갖 사건과 행동이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변화하고, 커지며, 전파되게 하는 이런 무작위한 힘을 가리켜, '복합력"이라고 한다.
프란스 요한슨은 의도적인 모험을 통해, 복합력이 혹해서 달라붙는 무언가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자금 마련과 시장조사, 전문가로 구성된 팀, 그 아이디어가 성공할 가능성의 증거를 찾는 일이 아니라며, 복합력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행동은 여러분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딛기 전에, 모든 세부 사항과 특징을 알아내려고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 아니라, 의도적인 모험, 즉 실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설적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의 창업자들조차 처음에는 유튜브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해야 할지 파악할 만큼 영리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사실, 유튜브는 '튠 인, 훅업'이라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사이트에서 자기소개 동영상을 올리면 장래의 데이트 상대들이 여기에 공감 여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신통치 않은 결과를 낳았지만, 좀 더 가능성 있는 다른 개념을 만드는 데에 기술적인 토대가 되었다. 창업자 체드 헐리와 스티브 첸은 자신들이 참석하지 못한 어느 저녁 모임의 동영상을 이메일로 전송하려다 실패했다. 또 한 명의 창업자인 조드 카림(Jawed Karim)은 재닛 잭슨의 슈퍼볼 '가슴 노출' 동영상을 보려다가 허탕을 치고 말았다고 한다. 그러자 세 사람은 이런 상황을 연결 지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누구나 동영상을 올리고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면 어떨까?' 그렇게 유튜브는 2005년 2월 14일에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복합력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18개월 뒤 16억 5,000만 달러에 구글에게 인수 되었다.
그러나 복합력이 작용하기 위한 실행, 즉 의도적인 모험의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몇 번이고 그 실패가 반복되면, 창업자 스스로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약해지기 마련이며, 성공을 위해 도대체 몇 번을 더 실패해야 하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 바로 이런 이유로 실패를 거듭한 사람들에겐 끝까지 해내기 위한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며, 이를 나는 침착성과 끈기(tenacity), 혹은 열정이라 부른다.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계산하고, 모험의 규모는 최소화하며, 그 횟수를 늘리는 전략은 유효하다. 에릭 리스(Eric Ries)의 린스타트업 전략과 같이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제품을 통해 반응을 기민하게 체크하는 현명함도 필요하다. 또한, 의도적인 모험을 향한 열정의 연료를 지속하기 위한 자기 관리 또한 필수 요소이다.
21세부터,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약 12억원을 잃은 후, 지속적인 도전을 거듭하여, 현재 크레이지(Crazy egg)와 키스메트릭스(Kissmetrics)의 창업자로 활동하며, 소셜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Neil Patel은 이처럼, 의도적인 모험을 위한 열정을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조언을 Quick Sprout에 밝힌 바 있다.
1. 아군을 만들어라 (Have a cheering section)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주위에 의심과 걱정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기 마련이다. 조언으로서 그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그것들 무시하고 나만의 길을 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의 비전을 공감하고, 응원하는 아군들이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는.
2.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 (Love what you’re doing)
내가 12억 원을 21살에 잃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난 그 일을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단지 수행해야 할 임무에 불과했다.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 일을 하며 몇십 년 동안, 실험하고 실패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정말 끔찍하다.
3. 위대한 문화를 만들어라 (Create a great culture)
내가 회사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사람들 때문이다. 그들은 재미있고, 열정 있으며, 나에게 많은 새로운 것들을 가르쳐 준다. 또한,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때로는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회사의 문화를 창조함에서, 문제가 될 구성원이 있다면, 될 수 있으면 빨리 회사에서 내보내는 것이 좋다.
4. 목표를 세분화하고, 단계화하라 (Break up your goal)
한 주를 단위로 당신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세워보자. 지나치게 큰 비전과 장기적인 목표는 당신을 때론 지치게 한다.
5. 매일 아침 운동하라 (Workout every morning)
매일 아침 운동하는 것이 당신에게 큰 에너지를 주지는 않지만, 피로함으로부터 당신을 지켜 준다.
6. 때론 당신에게 보상하라 (Reward yourself )
당신 스스로 혹사하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전체와 본질을 파악하는 직관에 기반을 둔 실행력이다.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 필요할 때도 있다.
7. 때론 미치도록 놀자 (Rage out)
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친구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떠나 미치도록 논다. 이것이 날 지치게 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프란스 요한슨이 제안한 '복합력'을 응집하기 위한 의도적인 모험을 지속해서 떠나기 위한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침착성, 끈기(tenacity)라는 가치를 우리의 삶 속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을 Neil Patel의 조언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다. 어쩌면,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끈기, 침착성(tenacity)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확신과 스스로의 경향성에 대한 겸허한 수용에 기반해 있는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열정은 때론 휘발유처럼 증발될 때가 있다. 하지만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깊고 견고한 확신은, 실패의 미학을 완성하며, 묵묵히 한 걸음씩 걸어가는 우리를 비추어 주는 등대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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