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교대근무 스케줄 앱 ‘마이듀티’, “해외 사용자가 직접 번역해 사용할 정도”
2016년 03월 09일
IMG_9556

포휠즈 정석모 대표

간호사를 주변에 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의 정교한 '교대 근무 스케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전, 오후, 야간, 평일, 주말···요일별, 시간대별로 담당자의 이니셜로 정리된 스케줄표는 간호사의 지인, 특히 애인이나 가족이면 만날 날과 시간을 정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어머니가 현직 간호사, 교대 근무 스케줄표의 혁신 필요성 느껴 

"어머가 간호사라 집에는 항상 온 가족을 위해 종이로 된 근무 스케줄이 있었다"고 포휠즈(4wheels)의 정석모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 덕에 창업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식사 약속을 잡는 날이면 종이로 된 스케줄을 꼭 확인해야 했는데, 이 또한 다수의 사람과 공유하기 어려웠다. 이 문제를 스마트하게 해결해 보고 싶었다"라고 간호사 교대 근무 다이어리 앱 '마이듀티(MyDuty)'의 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myduty-03

마이듀티는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를 위한 다이어리 앱으로 근무관리, 근무 일정 공유, 휴가 관리, 그룹 전용 비공개 게시판, 스마트폰 캘린더 일정 연동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어릴 적 정석모 대표가 가장 번거로워했던 일정 '공유 기능'도 핵심 기능으로 구성되어있다. 같은 병동 동료, 학교 친구, 가족, 애인과 '그룹'을 만들어 앱을 통해 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외 웹 링크,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도 공유할 수 있다.

정석모 대표는 현재도 간호사로 재직 중인 어머니로부터 서비스 기능 개발 등에 많은 조언을 얻는다고 밝혔다. 함께 쉬는 날, 함께 근무하는 날 등을 캘린더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한 예다. 주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평일에 혼자 쉬는 날이 생긴다. 그때 동료나 지인과 함께하는 일정을 계획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능이다.

정석모 대표는 마이듀티의 또 다른 핵심 기능으로 스케줄표를 쉽게 관리하는 것을 꼽았다. 마이듀티는 스마트폰 앱과 웹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으며, 간호사는 데이(오전 7:00~오후 3:00), 이브닝(오후 3:00~오후 11:00), 나이트(오후 11:00~오전 7:00), 교육, 오프, 휴가 등의 키워드를 간단히 클릭해 상세 시간을 선택한 후 근무표에 적용할 수 있다. 또 사용자 편의에 따라 키워드나 달력에 표시되는 색깔도 변경할 수도록 했다.

6개 언어로 마이듀티 서비스 제공 

현재 마이듀티는 한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로 제공되고 있다. 마이듀티 서비스의 총 사용자 중 68%는 국내, 32%는 해외 사용자다. 앱 내 게시판을 통해 접수되는 오류 및 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글 역시 50%가 외국인 사용자가 작성한 것으로 해외 사용자 비중이 높다.

포휠즈가 특별히 해외에 운영 인력을 둔 것도, 해외에서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한 것도 아닌 사용자 입소문을 통해서만 서비스가 전파되고 있다. 이에 정석모 대표는 "서비스를 처음 출시할 당시 1년만 잘 운영해 보자고 했었다. 이렇게 해외에도 사용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해외 간호사들의 니즈도 한국과 같았다. 스케줄을 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해외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얻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듀티는 해외 시장 중에서도 홍콩, 영국, 독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그는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수의 사용자로부터 번역을 직접 할 테니 서비스에 적용해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마이듀티가 제공하는 6가지 언어 중 스페인어가 바로 그 예다. "사용자 또는 사용자의 가까운 지인이 이런 이메일을 종종 보내온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에도 정석모 대표는 한 이탈리아 사용자로부터 마이듀티 앱의 번역을 직접 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확인했고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모든 교대 근무자를 위한 앱이 최종 목표

포휠즈의 정석모 대표는 마이듀티의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사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교대 근무자들을 위한 범용적인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포휠즈는 공장 근무자, 아르바이트생, 의사, 소방관 등 업종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교대 근무의 특성상 사용자가 쉬는 날에 혼자인 점을 고려해 함께 쉬는 동료와 같이할 수 있는 일들을 추천해 주는 콘텐츠형 광고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정석모 대표가 말했다.

현재 마이듀티 앱 내에는 간호사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 '나는 해외파견 간호사 남편이다', '그렇게 우린 두바이로 갔다' 등 해외 파견 간호사의 생활을 담은 칼럼을 비롯해 간호사들의 생활 이야기를 담은 익명 게시판이 있다. 정석모 대표는 "현재는 이 커뮤니티를 활용해 마이듀티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지만 향후 다양한 O2O 서비스와 연결해 마이듀티 사용자만을 위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포휠즈가 교대 근무자를 위한 범용적인 서비스를 출시해 향후 전 세계에 사용자 베이스를 구성한다면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지난달 26일 등록 회원 수 10만 명을 돌파한 마이듀티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승원 기자 (2015~2016)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