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자와의 직통 연락망 구축하기
기자의 갑마인드를 부축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사실 기자와 스타트업 담당자의 비즈니스 만남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신뢰와 친분이 베이스로 깔릴 수밖에 없다. 이 말은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기사를 내고, 서비스를 편애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보고, 현재 근황을 알며 페이스북 메시지로든, 메일로든 자주 연락하는 관계를 구축했을 때 서비스의 본질적인 의미에 다가가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기사를 발행하는 사람이기 전에, 기자도 서비스를 심층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유저 중의 하나이다. 적극 서비스와 소통하고 싶고,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과 방향을 얻길 원한다. 이때 그 스타트업 내부에 접근할 수 있는 연락망의 키가 기자에게 주어진다면, 기자는 오프라인 취재가 아니더라도 취재원에게 다양한 소스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어떠한 처지에 놓이게 되더라도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관계는 기자든, 스타트업에게든 서로에게 별로 유의미한 관계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서로를 존중하되,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같이 발견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교류가 더해진다면 기사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소통하자. 온라인 다 대 다 관계보다는 1:1의 관계를 지향하면서 인간적인 관심을 기반으로 서로 피칭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 취재 아이템과 미디어 노출이라는 대외적인 접근을 잠시 버리고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의 장에서 비즈니스를 이끌어낼 기회를 상호 간에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2. 쿨한 프레스 킷 준비하기
기자가 프레스킷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올 경우,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파일을 첨부하거나 프레스킷을 받아볼 수 있는 프레스 페이지 링크를 거는 것만으로도 쿨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굳이 시간을 들이면서까지 우리 서비스는 이러한 것이 강점이며, 왜 사용해야 하는지를 쓸 필요는 없다. ‘궁금하면 또 연락하라.’ 이 말 한마디로 스타트업이 기자의 요청에 대해서 일차적으로 성실하게 답변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대개 해외 스타트업에게 프레스킷을 요청할 경우, 그들의 본래 문화가 쿨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100이면 100 다 이런 방식으로 메일 회신을 해왔다. 페이스북 메시지로 자료를 요청했을 땐 ‘프레스 메일은 다음과 같다. 여기로 같은 내용으로 다시 문의하라.’라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이러한 군더더기 없는 절차지향 방식이 번거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오히려 자료를 요청할 때 핵심적인 메시지만 담을 수 있어서 이메일을 작성하는 상당 시간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부연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메일을 주고받는 게 가능한 것은 프레스에 관해 미리 준비된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더라도 서비스나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백그라운드가 없다면 심도 있는 내용을 도출하기 어렵다. 기본적인 스펙에 대해 기자가 학습할 수 있는 매뉴얼을 작성한다 생각하고, 프레스 자료에 대한 정비와 동시에 프레스를 맞이하는 쿨한 태도를 갖출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3. 미디어는 무분별한 홍보를 위한 플랫폼은 아니다
이틀 혹은 나흘에 한 번씩 홍보를 가장한 보도 자료는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스타트업이 단순히 미디어를 또 하나의 홍보 채널의 수단으로 생각했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도 자료를 보내오는 당신의 목적이 무조건 많은 플랫폼 상에 콘텐츠가 발행되기를 원하는 쪽이라면, 오히려 미디어는 이 발행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
미디어는 가치 있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조명하고,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스타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싣는 곳이다. 그것은 단순히 미디어의 자존심이나 정책상의 문제는 아니다. 독자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둘지 먼저 생각해봤을 때 누군가의 일방적인 홍보만큼 듣기 싫은 이야기도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뜨겁고 반짝이는 뉴스로, 때로는 깊은 인사이트를 겸비한 리뷰기사를 통해 독자들의 생각과 사고를 끊임없이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양산해야 한다. 그것이 곧 미디어의 역할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콘텐츠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가십거리는 지양하고, 정보가 될만한 소재들을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독자들의 사업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이왕이면 긍정적인 영향이 미쳤으면 한다. 그래서 받아보는 보도 자료의 콘텐츠는 iOS 어플리케이션 런칭, 인수 소식, 투자 소식 등 그 스타트업의 연혁과 비즈니스 모델의 업데이트 등에 관련된 것이라면 좋겠다. 작성된 보도 자료 리스트만 보더라도 서비스의 발전 방향과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쪽이 서로 좋지 않겠는가? (Fab의 press kit의 좋은 예라 볼 수 있겠다. zip파일로 된 이 스타트업의 프레스 킷은 날짜별로 어떤 이슈가 발생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상세하다.)
4. 미디어는 스타트업의 성장주기를 따른다.
미디어는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관계이다. 런칭한 서비스에 대한 소식을 알리면서, 이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자 하는지를 기사로 기술한다. 부흥기에 다다르면, 미디어는 이 서비스를 이끌어나가는 대표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인터뷰 요청을 하기도 하고, 비슷한 다른 서비스와 비교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보기도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에 따라 콘텐츠가 누적되며,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고 불리는 순간, 미디어에도 그 스타트업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기 위해 썼던 기사들이 바로 ‘기록’과 ‘훈장’으로 남는다. 성공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과거의 기사들이 결국 이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즉 미디어의 목표는 스타트업의 안녕과 성공을 응원하는 것에 귀결한다. 성공에 대한 개인 혹은 한 작은 스타트업의 열망은 성공한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자 하는 미디어의 욕망과 접점을 이루어 결국 ‘기사’로 탄생한다. 이 때문에 미디어는 이미 성장한 스타트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진귀한 스타트업을 찾는데 열정을 다한다. 최초로 그 스타트업을 조명했다는 것, 그리고 그 스타트업이 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에 맺었던 친분은 곧 미디어의 안목에 힘을 싣는 중심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beSUCCESS는 항상 그랬듯이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하길 원하며, 또한 뉴욕와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원한다. 그렇기에 스타트업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깊이 있는 기사를 통해 일반 독자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미디어로 거듭날 것을 약속한다. 이와 더불어 미디어를 대하는 스타트업이 조금은 쿨해지길 그리고 갑과 갑이 되어 가까운 미래를 리드할 수 있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