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도착한 당신.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모두 모여있는 경제 중심지 수도 텔아비브에 왔지만 이스라엘 지도에는 아름다운 관광지만 표시되어 있을 뿐 여기가 스타트업의 메카라는 것을 알려주는 그 어떤 좌표도 없다. “아니, 이스라엘은 스타트업의 생태계잖아요!” 라고 걸어다니는 사람에게 물으면, “스타트업이 뭔데요?”라고 되묻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 인터뷰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텔아비브 곳곳에 촘촘히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냥 아름다운 건물이거니 하며 무심코 지나간 건물이 스타트업 사무실이 있는 빌딩이라는 걸 알고나면, 이 도시가 보물찾기의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신도 이 보물찾기에 동참하고 싶다면, 당신에게 이 보물지도를 건내주고 싶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코너 역시 이 보물지도를 보고 얻은 아이디어이기에 알려주고 싶다.
Mapped In Israel(맵드 인 이스라엘)
Who.
이 보물지도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수많은 스타트업 지도를 그릴 정도라면,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연륜을 쌓아 주름살이 패인 중년의 창업가가 아닐까 상상했다. 하지만 맵드 인 이스라엘의 창업가는 다름 아닌 17세 소년 벤 랭(Ben Lang)이다.
Where.
벤 랭은 현재 군복무 중으로 저녁 시간에 인터뷰가 가능하였다. 헤르츨리아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아간 것은 밤 9시.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소년처럼 짧고 투박한 대답과는 달리 벤은 아주 신중한 인상이었다. 벤은 자신의 집을 스타트업 기지(Startup Loft)라고 불렀다. 그가 옥상에서 찍은 사진으로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 집에 붙여놓은 벤. 그의 집에는 미니 바, 축구게임기, 스쿠터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옥상에는 손님이 와서 어울리기 좋은 벤치 의자와 바베큐 공간이 있었다.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마음껏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기지(Loft)'였다.
Why. 맵드 인 이스라엘을 창업한 이유는?
뉴욕 근처에 있는 메인랜드에 살았어요. 뉴욕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한 곳이기 때문에 '맵드 인 뉴욕(MappedinNY)'이라는 스타트업 지도가 있습니다. 그 지도를 벤치마킹했어요.
How. 최초에 사람들이 어떤 용도로 이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라 생각했나요?
저는 이스라엘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스타트업이나 투자자 등을 찾는 용도로 사용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여러 방식으로 활용하더라구요. 맵드 인 이스라엘은 투자받은 사업이 아니라서, 아직 수익모델을 넣지 않았어요. 저는 나중에 이 사이트를 직업을 찾는 사이트로 만들고 싶습니다.
What. 맵드 인 이스라엘은 무엇인가요?
맵드 인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지도에요. 창업한 지 1년 정도 됐구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R&D 센터, 엑셀러레이터, 투자자, 코워킹 플레이스(창업가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공동 공간)의 위치를 표시해서 관련정보를 제공해줍니다. 현재 (2013년 12월 11일 기준) 이스라엘 스타트업 1,087개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모든 스타트업이 다 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등록된 스타트업은 스스로 등록한 것이고, 등록되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수는 약 5천 개 정도 되거든요.
When she used(필자의 맵드 인 이스라엘 사용 후기) :
"맵드 인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내 스타트업이 위치를 개괄적으로 볼 수 있어 편리합니다. 스타트업 하나 클릭하면, 해당 스타트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사이트 링크, 주소, 회사 관련 리뷰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구인 구직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예를 들어,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엔지니어(Engineer)라고 검색하면 구인 스타트업이 표시됩니다. 하지만 사실 직업 찾기 기능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를 검색해도 1,078개의 스타트업 중 1~2개만 표시됩니다. 이는 이스라엘 기업 생태계가 대개 유대인 인맥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개 채널을 통해 적임자를 찾기도 하지만 워낙 작은 나라이기에 학교 동문이나 군대 동기, 전 직장 동료 등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인맥을 중심으로 인적 정보를 교환하고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로켓펀치는 한국 스타트업 지도를 제공하는데, 제공 서비스 구성 면에서 맵드 인 뉴욕에 더 가까운 형태입니다. 하지만 로켓펀치의 경우 더욱 상세한 스타트업 프로필과 스타트업 구인, 블로깅 등 서비스 기능면에서 맵드 인 뉴욕보다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로켓펀치뿐만 아니라 맵드 인 이스라엘 또한 맵드 인 뉴욕(MappedinNY)의 벤치마킹 사례라고 볼 때, 맵드 인 이스라엘은 청출어람이고 로켓펀치는 Done is better than best 의 느낌입니다.
'이스라엘 그녀'가 소개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 탐방 tip
Q. 이스라엘 스타트업 탐방, 언제가 가장 좋을까요?
A. 이스라엘 생태계에서 스타트업 보물찾기를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이스라엘의 최대 스타트업 축제기간인 Tel Aviv DLD 때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스타트업 콘퍼런스와 수많은 모임이 열리고, 스타트업들이 회사 문을 열어 누구든지 구경와서 질문하도록 하는 오픈 스타트업 이벤트도 이 주간에 열리기 때문입니다.
Q. 저는 이스라엘에 지인이 아무도 없는데요?
A. 밋업(www.meetup.com), 네트워킹 모임을 추천드립니다. 이스라엘 도착 1달 전, 1주일 전, 심지어 당일이라도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관심 분야의 밋업이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하루에 많게는 5~6개의 밋업이 열리거든요. 밋업에 갈 때 필요한 것은 명함, 열정만 있으면 됩니다. 비즈니스 복장은 입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스라엘은 CEO마저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곳이니까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놀라운 친화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여 어떤 부탁이든 기쁘게 들어줍니다.
Q. 이스라엘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A. 링크드인(www.linkedin.com)을 시작하실 것을 권고 드립니다. 필자 또한 초기에 페이스북을 통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터뷰를 잡았는데, 긱타임의 애피 슈나이더(Avi Schneider)기자의 추천으로 링크드인을 통해 인터뷰 약속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링크드인으로 그 사람의 이력, 회사, 지인 등을 모두 알 수 있고, 구직도 가능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메일을 보냈을 때 그 사람의 링크드인 이력을 확인한 후, 이 사람을 신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동영상
벤은 군복무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지는 못하지만, 유명한 콘퍼런스나 모임에 가면 약방의 감초처럼 반드시 벤을 다시 만난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벤에게 물었다. "당신은 남들과 달리 어떤 점이 특별했기에 어린 나이에 맵드 인 이스라엘을 만든 것이냐?"라고 물었다. 단지 자신이 제일 먼저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긴 것 뿐이라고 답하였다. 창업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잘 되고 있는 아이템에 자신의 색깔을 더하여 국내시장에 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opy Cat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나라의 좋은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시작이다.
벤 랭의 커빙 http://www.cubbying.com/storyer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