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E-커머스 회사인 팔펫치(Farfetch)가 8천6백만 달러(한화 약 9백46억 원)를 투자받았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팔펫지는 지금껏 총 2천만 달러(한화 약 2백2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특히나 팔펫치는 이번 투자와 함께 기업가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인정받아 유니콘 클럽(Unicorn Club)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팔펫치는 런던에서 만들어진 E-커머스 회사로 고급 패션 상품을 판매한다. 고급 패션 상품을 다루는 만큼 하루 거래 규모는 1백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에 달하며 고객당 거래금액도 큰 편이다. 팔펫치는 장바구니에 담겨있는 상품의 금액이 고객당 평균 600달러(한화 약 66만 원)~ 700달러(한화 약 77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인도의 스냅딜(Snapdeal)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팔펫치는 재고 없이 상품을 판매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소매 상점과 고객들을 잘 연결해주는 것이 팔펫치의 강점이다. 팔펫치의 CEO인 조세 네베스(Jose Neves)는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 등 큰 백화점과 개성있는 소형 부티크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업하는 매장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 나온 팔펫치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에 진출했다. 팔펫치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돈은 많아 고급 상품을 사고 싶지만 주변에 이런 상품을 파는 상점이 잘 없는 사람이다. 이러한 환경에 있다고 판단되는 라틴 아메리카가 앞으로 타겟 지역이다. 또한 시장이 비교적 성숙해 있는 독일, 한국, 스페인도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이번 투자가 DST 글로벌(DST Global)이 이끌었다는 것이다. 러시아 출신의 유리 밀너(Yuri Milner)가 만든 DST 글로벌은 페이스북, 트위터, 샤오미, 알리바바, 플립카트 등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기업을 자랑한다. 유리 밀너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팔펫치의 팀 구성과 공격적인 성장 추세와 럭셔리 패션 E-커머스라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높게 평가해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DST외에도 콩데 나스트(Conde Nast), 비트루비안 파트너스(Vitruvian Partners) 등이 참여했다.
한편 조세 네베스는 “팔펫치는 앞으로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거나 재고를 쌓아가며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금도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쓸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많은 E-커머스 회사들이 마켓플레이스 모델을 따라가다가 실패하곤 했다”며 “팔펫치는 큐레이션에 치중하지 않고 너무 많은 상품을 팔며 배송에 치중했던 길(Gilt)나 팹닷컴(Fab.com)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