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 킥스타터에서 흥미로운 이이템 들을 분석하여 소개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 목표 모금액보다 훨씬 큰 금액 펀딩에 성공한 과제 중, 기술적으로 시의성 있는 프로젝트들을 골라 분석하는데, 아이템 검색 도중, 아직 펀딩 중이지만 눈에 띄는 과제가 있었다.
Library for all, 개발도상국(아이티)에 전자 도서관을 제공한다는 과제였는데, 프로토타입이 제시 되어 있지 않아서 바로 스킵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차에 그 Library for all에서 beSUCCESS로 이메일이 왔다. 그것도 한글로 이메일을 보낸 이는 Library for all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운영코디네이터 최호인, Library for all의 비전과 이야기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그녀, Library for all 그리고 최호인 운영코디네이터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고, 또 그것을 한국에까지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를 스카이프로 만나 보았다.
안녕하세요~ beSUCCESS입니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릴께요.
모두를 위한 도서관(Library for all)에서 운영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최호인 입니다. 부모님을 따라 이민 온 교포1.5세이고요 지금 미국 코네티컷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미 최호인과 Library for all은 플랫텀과 중앙일보를 통해 기사가 나갔었다. 기존 기사를 보면 그녀는 대학교 때 인권학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방법의 나눔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던 차에 Library For all (모두를 위한 도서관)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권학, 대학의 몇몇 수업이 그녀를 힘든 스타트업계, 그것도 비영리 기업에 투신하게 한 것인가?
사람과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그러한 관심이 생기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주위 사람을 챙기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자연히 봉사(선교)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근처에 있는 저소득층(노숙자) 커뮤니티와 캄보디아 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면서, 사회문제를 직접 마주치게 되었죠.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을 위해서 먼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그 생각은 계속 마음속에 있었는데 마침 학교에서 Human Rights(인권)관련 수업을 듣게 되면서 사람은 누구나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것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교육받을 관리, 제대로 잘 권리, 잘 먹을 권리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세상이 너무나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는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되었지요.
인권 관련 수업의 개설은 한국은 물론 미국도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우연히 진학한 학교에서 인권관련 수업을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의 평범한 직장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저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마침 한국에 계셨던 외할머니께서 방문하셨죠. 외할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전쟁 통에 중학교에 못 가셨던 이야기, 공부를 많이 못 한 게 아쉽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전후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 교육을 받지 못했던 할머니.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졌다면 더 나은 삶을 사셨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지요. 그리고 얼마 후 nonprofit job portal site인 Idealist.org에 Library for all의 인턴쉽 기회가 눈에 띄어서 작년 11월에 인터뷰를 한 후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떤 점이 끌렸나요?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했던 건,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 관련 일을 하는 것과 이 문제를 해결할 때의 비전이 구체적인 것이었는데 마침 Library for all 이 그 두 가지를 만족하게 했고, 스타트업이라는 것 역시 매력적이었어요.
모든 기업은 비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비전이 구체적인 곳도, 애매모호한 곳도 있다. 비전으로 구직자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Library for all의 비전, 그리고 그녀가 한국독자들과 나누고 싶어했던 그 비전이 무엇일까?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디지털 도서관을 만들어서 그들에게 지금 껏 닫혀 있던 세상의 지식을 열어주자.” 입니다. 막연한 것 같이 들려도, 사실 저희들이 요즘 손가락하나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을 그들도 똑같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Library for all의 CEO 레베카 (Rebecca McDonald)는 2년반 전 아이티 지진이 있었을 무렵 남편과 함께 아이티 복구를 돕기 위해 아이티로 이사와 구호 활동을 하였는데 그 와중에 만나게 되었던 안타까운 교육 현실을 바꿔보고자 Library for all을 설립하였다고 한다. 참고로, 아이티는 세계적으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이나, 문맹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국가. 책이 있다면 공부는 할 수 있지만 후원 되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 영어(아이티의 공식 언어는 불어와 아이티 지역어이다)서적 이기에 지역 언어로 소통하는 학생들에게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한다.
그럼 Library for all은 지금까지는 어떤 일을 해왔나요?
가장 많이 한 일은 파트너를 찾기 위한 네트워킹 이었어요.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역할이고, 소프트웨어를 개발사, 이를 탑재할 하드웨어, 그리고 콘텐츠를 제공해 줄 출판사들, E-book, 멀티미디어 관련 기업들과 계속 파트너쉽을 넓혀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아직 제품은 나오지 않은 상태, Library for all은 소프트웨어의 개념 설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파트너들을 찾고 네트워킹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현단계의 개발은 ThoughtWorks (썻웍스)가 담당하게 되며 금번 킥스타터 펀딩이 그 개발비를 충당하게 된다.
라이선스 문제와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기본적으로 프리라이센스인 교재, 자료를 주로 전자화 시킬 예정이고, 필요한 라이선스는 협의를 통해서 지원을 받을 계획입니다. 향후 회원제로 운영했을 때 만들어진 매출로 라이선스 구매도 고려하고 있어요. 이번에 아이티로 들어가는 콘텐츠는 불어, 영어, 크리올 기본 3개 언어가 제공될 것이구요,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 들어갈 때는 그 지역언어의 콘텐츠도 추가됩니다.
무엇보다도 현지 사정을 얼마만큼 파악하고, 앞으로 어느 정도의 지원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 지원을 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서 자기만족의 일회성 활동이 될지,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지가 결정되는데..
아이티의 교육환경과 IT 인프라는 어떤 상황인가요?
책 절대적인 양 자체가 부족해요. 교과서는 학교에서 돌려보면서 복사를 해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복사를 하도 많이 해서 내용을 제대로 못 알아 보는 경우도 있답니다. 하지만 무선 인프라는 잘 갖추어져 있어요, 아이티 어디에서든 3G가 잘 잡히고 있는데, 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한 기계에 다운로드받은 자료를 그 지역 네트워크(LAN)를 통해 다른 기계로 도서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연구 중에 있어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유지보수 문제는요?
베타버전이 나오면 아이티에 있는 Respire Haiti School (레스퍼레이 헤이티 스쿨) 에서 시범운영이 올 가을 10월에 시작됩니다. 시범운영을 시작해 아이들과 교사들의 흥미도를 알아보고 더 고칠점을 찾아내 내년 1월에는 파트너쉽을 맺은 뉴욕대학 연구팀과 본격적인 연구와 데이터를 정리할 예정입니다. 유지보수 관련해서는 현지 지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들이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담당하게 됩니다. 아이티에는 이미 담당자가 있어서 지금 시점에도 Library for all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익모델은?
지금 현재 저희가 구상중인 모델은 회원제 (membership fee) 인데요, 각 기관이나 단체가 계정 당 적은 회원비를 내고 일년 동안 저희 도서관 앱에 들어있는 모든 자료를 자유롭게 빌려볼 수 있는 모델입니다. 일년에 $3-5 정도 회원비는 개발도상국에서 가난하게 사는 분들의 이틀에서 사흘 정도의 생활비 수준입니다. 아직 더 좋은 모델에 대해서도 고민 하고 있습니다.
금번 프로젝트 이후 Library for all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5년안에 5백만명의 도서관 앱 회원이 생길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아이티에 있는 학교 등의 교육기관에 보급하고, 두 번째 국가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뉴욕의 본사외에 호주와 영국지사도 생길 예정 이구요.
장단기적인 플랜도 명확하다. 하지만 그들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펀드레이징에 의존한 비즈니스 모델은 다소 아쉬운 점, 그녀가 언급했듯이 더 좋은 모델의 구현이 필요해 보인다.
Library for all에 대한 소개는 이제 충분, 다시 최호인으로 돌아와 인터뷰를 마무리 하였다.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이 있으신지? 개인 최호인의 목표는? 꿈은?
개인적인 바람은 만약 한국 독자분들의 지지가 계속되어 모두를 위한 도서관 한국지사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대학교 때부터 살면서 5개의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이 그 첫 번째 도전이고, 앞으로 다음 도전은 저 스스로도 궁금해요. 아마 또 사회적인 창업회사에 있지 않을까요?
책이 필요한 '아이티'의 학생들에게 전자책으로 그 부재를 채워주고자 하는 Library for all, 그 과업은 경제적 이익이 아닌 인간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켜준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 전체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지만, 누군가의 헌신을 필요로 하는 사업. 프로토 타입과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은 명확하진 않기에 모두를 위한 도서관의 사업적인 성공을 예단하기에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명확한 비전과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팀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통해,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었으며, 향후 킥스타터 펀딩과 프로토 타입 개발,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의 개선으로 그들의 노력이 '아이티'의 또 다른 빛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외 사족
Library for all은 2012년 설립되어, 현재 3인의 CEO, COO, CO와 인턴쉽 직원들로 꾸려진 스타트업입니다. Library for all은 맨하탄의 코워킹 (co-working) 스페이스인 The AlleyNYC (디 앨리엔와이씨)에 있으며 개발사인 ThoughtWorks는 The AlleyNYC에서 함께 일하는 회사가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공동설립자 메세지 (타니엘라, Tanyella Evans, COO and Co-founder of Library for all)
세상을 더 평등하고, 정의롭고, 평화롭게 만드는 일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사는 우리는 발전되고 있는 기술을 통해 가장 어려운 사회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는 도덕적 책임도 있습니다. 기술이 탁월한 한국의 기업가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큰 몫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이 다른 나라에 있는 사회적 기업가들도 꼭 기억해주세요! 이번 모두를 위한 도서관 킥스타터 캠페인에 한국 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