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타트업 발전사 Part 1
2013년 08월 21일

Editor's note : 창조경제 붐과 함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beSUCCESS는 이 숨가쁜 상황에서 잠깐 멈춰서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떠한 과정을 겪으며 지금까지 왔는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고자 기 발행된 글을 재조명 합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다시 뜨거워 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벤처기업 수의 증가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수는 2만 4,645개로 이는 과거 우리나라의 벤처 열풍이 가장 뜨거웠던 2001년의 1만 1,392개의 두 배가 넘는 숫자다.

 자료: 대한 상공회의소 & 통계청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 벤처기업 수의 증감 추이가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 (Gartner Hype Cycle)과 비슷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본다면 아마도 현재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침체기를 벗어나 반등기(slope of enlightenment)를 거쳐 고도 생산기(plateau of productivity)로 넘어가는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에 와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Hype Cycle)

스타트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고 변곡점의 의미가 중요한 만큼 조금은 차분하게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걸어 오고 성장 했던 길을 돌아 보는 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 정리를 해봤다.

 

태동기: 80년대 초 ~ 1990년대 중반

벤처 혹은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나 개념 조차 생소했던 1980년대 초반에 이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에 나선 선구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는 이범천 회장은 1981년 안정적인 KAIST 교수직을 내려 놓고 30대 초반의 나이로 큐닉스 컴퓨터 설립했다. 당시 큐닉스 컴퓨터는 창업 1년 만에 흑자를 기록 했고 1996년에는 매출 1,300억 원대 중견 기업으로 성장 했었다. 그 와중인 1985년에는 다우기술이 큐닉스 컴퓨터에서 스핀오프 형태로 창업 하는 등 우리나라 초기 스타트업 계에 활기를 불러 일으켰다.

1985년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한 이민화 회장은 회사를 매출 2,000억원대 규모로 성장 시켰을 뿐만 아니라 1995년 출범한 벤처기업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아 코스닥 설립 (1996), 기술 담보제도 도입 (1997), 벤처기업특별법을 제정 (1997),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인프라를 닦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96년에는 메디슨, 한컴, 비트컴퓨터 등 성공한 1세대 회사들이 무한기술투자라는 벤처캐피털을 설립해 후배 기업들을 육성하고 지원 하는데 적극 나서기도 했었다.

 

벤처 붐: 90년대 말 ~ 2000년대 초

벤처가 대중들의 입에 본격적으로 오르내리기 시작 한 것은 1990년대 후반 즈음이었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네띠앙, 네이버, 옥션, 인터파크와 같은 회사들이 등장 한 것도 이 시기이다. 스타트업들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데는 IMF라는 사상초유의 경제 위기도 한 몫을 했다. 한보 등 대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구제 금융과 관련한 암울한 뉴스가 계속 되는 가운데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소식이 희망을 안겨 줬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IT 벤처기업 육성을 경제 회복의 돌파구로 삼고자 했던 정부의 의지도 스타트업 열기를 촉진 시켰다.

 

버블의 붕괴: 2000년대 초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던 당시 김대중 정부의 정책 의지는 벤처촉진기구 육성(2000), 한국벤처투자의 전신인 다산벤처 설립(2000), 벤처투자자원 조성(2001)등의 결과물로 나타났다. 게다가 때 마침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까지 맞물려 돈과 인재들이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으로 몰려 들기 시작 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수백억원대 벤처 갑부가 연일 화제로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열기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만 작용 한 것은 아니었다. 한편에서는 일확 천금을 꿈꾸는 '묻지마 투자'나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벤처 관련 금융.주식 비리에 대한 소식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유명 펀드 매니저들이 기업의 주주와 결탁한 세종하이테크 주가 조작 사건 등이 드러나면서 벤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불러 일으켰다. 2000년 초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 또한 부정적인 시각에 무게를 실었다.

 

침체기의 시작: 2000년대 초

각종 스캔들로 벤처에 대한 이미지는 얼룩지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벤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떼돈을 번 기업’이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 되기 시작 했다. 거기다가 벤처의 실패 사례들까지 크게 부각 되며 벤처를 부정적으로 바라 보는 시각들이 늘기 시작했다. 때문에 사업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일단 벤처라고 하면 선뜻 투자 하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 되었다. 벤처에 도전했다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례들을 접한 젊은이들은 창업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꺼려하게 되었다. 20대 벤처기업 종사자는 당시 최악의 신랑감으로 꼽혔다. 결국 ‘벤처는 실패한 산업’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남긴 채 스타트업 열풍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빠르게 잊혀져 갔다. <계속>

참고자료: 한국벤처산업발전사, 벤처2.0시대가 온다 - 한국경제와 벤처의 명암, 한국벤처의 역사와 반성 - 국민의 정부와 벤처, [다시 벤처다] 上. 천당서 지옥 … 벤처 역사,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소송 분석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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