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읽는 분 중 킥스타터(Kickstarter)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큰 자금력이 없는 사람들 또는 대량 투자로의 접근성이 부족한 사람들도 생판 모르는 대중의 돈을 받아서 꿈을 실현 가능케 하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중 운이 좋으면 초기 목표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펀딩을 받고, 이 운이 좋은 사람 중 더 운이 좋은 사람들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서 킥스타터 캠페인을 큰 비즈니스로 성장시킨다. 페블(Pebble)이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우리가 투자한 회사들도 킥스타터랑 인디고고(Indiegogo)를 통해서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서 나는 이 두 플랫폼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많지 않지만, 나도 몇 개의 크라우드 펀디드(crowd funded) 프로젝트들에 소량의 투자를 한 적이 있어서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이 두 플랫폼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점도 많지만, 킥스타터와 인디고고의 가장 큰 차이점은 킥스타터의 경우 캠페인 목표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면 투자받은 돈을 한 푼도 못 가져가고 인디고고는 캠페인 목표 금액에 미달하여도 그때까지 모은 돈은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회원 수로 따지면 킥스타터가 인디고고의 거의 8 – 1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킥스타터 캠페인을 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난 생각한다.
최근에 내가 본 많은 킥스타터 캠페인들은 펀딩을 받는 걸 목표로 하기보다는 프리 프로덕트(pre-product)의 시장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킥스타터에 프로젝트들을 올려놓는다. 나는 모든 창업가한테 킥스타터 캠페인을 해보라고 격려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 제대로 된 프로토타입 또는 상용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둘째 – 내 제품이 과연 시장에서 먹힐지 안 먹힐지 출시 전에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기대했던 거만큼 모금이 안 되거나 대중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이는 이 제품이 시장에서 상용화 되었을 때 크게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킥스타터의 유저들이 전 세계를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다. 그래서 큰돈과 시간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투자하기 전에 고(go) 또는 노-고(no-go)를 결정 할 수 있다.
셋째 – 제품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아주 허접스러운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관심을 가지고 – 금액에 상관없이 – 이 프로젝트를 펀딩해주는 사용자들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목표 금액에 미달하여서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더라도, 프로젝트에 펀딩한 사용자들한테 직접 연락을 해서 왜 이 프로젝트를 펀딩했고,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적당한 가격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고치거나 향상할 부분은 없는지 등 내 미래 고객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배울 수 있다. 이 피드백들을 다시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첫째 보다는 두번째와 세번째가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몇개가 있는거 같은데 한국에서도 킥스타터와 같이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나왔으면 하고, 한국 회사들도 킥스타터 캠페인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