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Lab Startup Story]피치와 발표에 관한 팁들
2013년 07월 17일

Screen Shot 2013-07-17 at 9.50.34 AM발표에 수많은 책들이 있고, 또 수많은 도구들이 있지만 벤쳐의 사업계획에 관한 발표와 딱 맞는 팁은 사실 찾기 힘들다. 그동안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사업계획서 발표들을 해오면서 얻은 나름의 노하우를 적어보고자 한다. 물론 각자가 다른 발표 원칙을 가지고 있겠고, 많은 발표를 해왔겠지만 아래 원칙들은 필자가 사업발표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들이다.

 

첫째 원칙. 1분안에 게임을 끝낼 것.

대기업 스타일의 발표와 벤쳐업계에서의 발표는 상당히 스타일을 다르게 가져갈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이라면 기획팀에서 알아서 발표 템플릿을 넘겨주겠지만, 벤쳐업계는 정형화된 형식이 없다.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PPT, 키노트, 프레지가 뒤섞인 여러 발표를 듣는 입장에서는 집중력을 잃기 쉽상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1분, 최대 2분안에 모든 발표가 끝나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시간은 ‘덤’이고 ‘부연 설명’이고 ‘Appendix’이다. 최초 1분안에 승부를 본다.

 

둘째 원칙. 자료의 기본은 3장.

1분안에 승부를 볼려면 자료는 간단해야한다. 즉, ‘문제’, ‘해결’, ‘데모’ 이 세 개의 페이지로 끝이 나야 한다. 나머진 그저 부연설명이다. 마켓과 같은 자료는 Appendix로 빼버린다. 마켓데이터를 필자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마켓은 철저히 제품의 후행팩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켓에 대해 질문을 할 정도의 분위기면 이미 승부는 난 상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인력’에 관한 자료는 어떻게할까. 만약 4장의 구성이라면 ‘문제’, ‘해결’, ‘데모’, ‘인력’으로 배치할 수도 있겠지만, 3장 구성의 발표로 상당히 효과가 좋았다면 어차피 인력에 대한 질문은 들어오게 되어있다 (효과가 좋지 못하면 청중의 반은 이미 당신에게 관심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인력에 대한 자료는 스토리라인에 포함시키기 굉장히 애매하다. 3장 구성일 경우에는 ‘(1)이런 문제가 있어서 (2)이런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3)이해를 돕기위하여 데모를 준비했습니다’ 라는 스토리로 끌고갈 수 있다. 그러나 이 뒤에 ‘(4)그리고 우리는 누구입니다’ 라는 내용은 깔끔한 스토리라인을 만들기 꽤 어려운 작업이다. 또한, 앞선 3장구성의 내용은 원인과 결과의 서사적, 입체적 구조가 된다면, 인력에 관한 내용은 평면적 묘사가 되기 쉽상이다. 이 두 가지를 녹이는 작업은 상당히 버겁다.

물론 투자를 받는 작업에 있어서 인력만큼 중요한 팩터는 없다. 그렇기때문에 발표자료에서 인력에 관한 자료는 무조건 들어가야한다. 그러나 이 자료가 스토리라인에 포함되게 만드는 것이 쉽냐, 아니면 QnA로 빼는게 쉽냐에 대한 질문에선 개인적으로 QnA시간에 나올 질문으로 유도하는 것이 쉽다고 본다.   굳이 인력에 관한 자료를 삽입한다면 ‘(4)그리고 우리는 누구입니다’ 가 아니라 ‘(4)우리는 누구이므로 이 것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로 표현해야한다. 포커스를 잃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발표는 서사적 구조를 띄어야 한다. 결코 평면적 묘사를 시도해선 안된다.

만약 훨씬 더 자료를 압축한다면 세 장이 아닌 두 장까지 줄일 수 있다. 어차피 ‘해결’과 ‘데모’는 한군데 묶을 수 있고, ‘문제’는 발표를 듣는 사람들도 웬만큼 잘 알것이기때문에 ‘데모’, ‘인력’ 이렇게까지 줄일 수 있다. 이때에는 무리없이 인력에 관한 자료가 쉽게 포함이 될 수 있다.

 

셋째 원칙. 화려한 효과, 화려한 배경을 쓰지 않는다.

이 것은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갖가지 예쁜 PPT배경을 쓰는 대신에, 검은 바탕에 흰색을 쓴다. 키노트를 할때는 기본적 그라데이션 효과만 있는 배경을 선택한다.

벤쳐회사 사업계획서를 검토할만한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잔뼈가 굵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즉, ‘대강’ 말하면 ‘적당히’ 알아듣는 사람들이다. 학교에서 조별과제 발표할때와도 다르고, 대기업에서 사장레벨 보고 들어갈때 발표와도 다르다. 그냥 있는 거 솔직하게 보여주고 먹히면 먹히는거고, 안먹히면 혼나면 된다. 안되는 것을 되는 것처럼 포장할 필요도 없다. 혼날 기회도 사라지니까.

화려한 배경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다수의 발표의 경우 청중들이 나 하나의 발표만 보지 않기 때문인 이유도 크다. 이런 저런 예쁜 발표자료를 여럿 보고 있으면 시각적으로 쉽사리 피곤해지기 쉽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최대한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넷째 원칙. 일점 돌파는 전면붕괴.

<절대로> 청자들에게 돌파를 허용해선 안된다.  중간의 논리구조가 아주 약간이라도 어긋나서 ‘과연 그럴까?’ 라는 빈 틈을 주어선 안된다. 그 즉시, 그 뒤의 자료들은 휴지조각이된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표현 방식 또한 마찬가지다. 상승하는 느낌을 표현하면서 원형차트를 사용한다던가하는 단순 오류부터 시작하여,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과는 전혀 구조가 다른 제품 데이터를 비교데이터로 제시하는 사기꾼같은 오류까지 그 어떤 오류라도 허용해선 안된다.

발표 자료에서 한 곳이라도 돌파를 허용하면 청중은 발표자를 의심하게된다. 팀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은 자료에 있는 ‘인력’ 페이지에 있는 이력서가 아니라, 발표자료 그 자체이다. 서울대로 똘똘 뭉친 좋은 팀이라도 엉망의 발표를 하면 좋은 인재들이 모인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한 팀이라도 완벽한 발표를 하면 좋은 인재들이 모인 팀이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역시 발표자료에 왜 인력이 스토리라인에 포함되어야하는지에 관한 의문이 든다 ).

 

다섯째 원칙. 연출의 중요성

담삼아 하는 말이지만, 발표의 반은 BGM이라는 말을 한다. 데모가 삽입될 경우 BGM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이 때 BGM은 자기만 알고있는 훌륭한 클래식곡이 아니라, 청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노래를 선택한다. 필자의 경우, 지난 비런치때는 존 윌리엄스의 인디애나 존스 마치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음악의 클라이막스에 맞추어 기능을 소개하고, 음악이 조용할 경우에는 사용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0.1초 단위를 맞추는 싱크작업에만 수 일이 소요되었다).

만약 청중중에 결정권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맞는 연출 방식을 써야한다. 대기업에서 발표를 할 때에 정장을 입어야한다면,  실리콘벨리에서 날아온 사람들에겐 (세르게이브린이 인터뷰에서 신었던) 크록스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 지난 비런치 발표에는 정장을 입어서 VC들에게 ‘성의’를 보여주되, 거기다가 크록스를 신음으로써 정장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엔지니어라는 메세지를 던져주어 신뢰도를 높이고자 했다. 사실, 연출이라는 것은 발표에 있어서 화룡정점을 찍는 행위이다. 그러나 연출까지 완벽할 때에 청중은 이 발표에 집중하게 된다. -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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