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영어 표현 중 가장 좋아하는 표현들 중 하나는 “Best of Both Worlds”이다.
많은 독자들이 아는 바와 같이, 이 “Best of Both Worlds”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분야가 가진 장점만을 합쳐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beSUCCESS의 귀중한 공간과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에 이 표현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벤처의 세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측면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얼마 전 미국 Vidquik의 창업자이자 CEO인 Bernard Moon 씨를 인터뷰 한 바 있다.
Bernard 씨와의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그에 대한 자료를 모으던 중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Bernard 씨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적어도 필자가 지금까지 들어온 대부분의) IT 창업자들과는 달리 IT와 전혀 관련이 없는 영문학과 행정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Bernard 씨에게 그에 대한 내용을 질문하였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해 주었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제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경우 다양한 교육적 배경을 가진 창업자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창업기업 내부의 비즈니스와 운영 쪽에서 그러합니다…(중략)…일반적으로 창업기업 내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가 막힌 엔지니어와 제품 선지자, 특급 영업인력이나 마케팅 구루가 그들입니다…(중략)…가끔씩 제가 목격하는 문제는, 예를 들어 제품 CEO 인 선지자가 ‘동시에’ 영업까지 총괄하려 하는 경우입니다. CEO라는 자리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full-time 포지션입니다. 따라서 CEO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CEO와 제품 선지자, 그리고 영업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하려 할 때, 이는 보통 상당한 문제나 성장의 정체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CEO는 초기부터 자신이 제품 개발을 맡을 것인지, 아니면 Sales나 Marketing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를 정하고, 팀 내에서 나머지 역할을 소화해 줄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글을 읽는 당신이 이미 창업의 길로 들어선 창업자이던, 아니면 그저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있어 이 글을 읽게 된 독자이던 잠시만 스크롤을 멈추고 이 말을 곱씹어 보았으면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지난 비즈니스 경험과, 동시에 여러 고객사들로부터 얻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비즈니스란 Best of Both (or, Multiple) Worlds를 만들 때에만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없이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없다. 훌륭한 제품도 훌륭한 마케팅이 없이는 시장에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 또 훌륭한 제품과 훌륭한 마케팅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모두를 총괄하여 관리할 수 없는 훌륭한 관리자가 없이는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다시 말해,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훌륭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담아낼 수 있는 개발인력이 없다면 당신의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으며,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를 시장에 제대로 포장해서 내어놓을 줄 아는 마케터와 그 성과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가 없다면 당신의 훌륭한 제품은 그냥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벤처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아마도 “벤처생태계”일 것이다. 글쎄, 필자는 아마도 그 벤처생태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벤처와 투자자 등으로 이루어진 외부 생태계를 논하기 전에, Start-up을 포함한 벤처기업 자체가, 그리고 모든 기업이 각각의 생태계를 이루어야 함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가 알기에 단일종으로 구성된 생태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은 순환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고, 이는 다양한 종들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벤처를 하고 있다면, 혹은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자신의 팀에 다양한 재능과 배경의 인재가 뒤섞여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기를 바란다. (마케팅 배경의 인재 세 명으로 구성된 팀이 기술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글쎄… 광고회사를 차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엔지니어링에 배경을 둔 세 사람이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마찬가지로 사업 운영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며 그 learning curve 역시 매우 정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색깔의 스펙트럼을 구성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영입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험 상 두 가지 조언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많은 경우 매니지먼트에 배경을 둔 사람들은 개발인력을, 그리고 개발에 배경을 둔 사람들은 매니지먼트 인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존재하는데, 만약 독자들의 팀이 그러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다시 생각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경향은 서로의 언어가 다르기에 자신의 가치를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라는 것이 “결국 상대를 이해시키는 것”이라는 것에 있다. 상대방의 언어로 자신의 가치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팀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필자는 “글쎄…”라고 말할 것이다.
둘째, 부디 모든 것을 웹에서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리기 바란다. 웹은 훌륭한 매체이고 그 비용도 0에 가깝다. 그러나 지금 독자들의 팀에 필요한 “그 사람”은 웹에 있지 않을 수도 있으며, 동시에 이메일과 전화로만 당신의 열정과 비전을 전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간혹 “…(창업초기 start-up)… 에서 함께 일할 …(주로 개발자)를 모십니다”라는 메시지를 웹에서 보게 되는데, 글쎄… 참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필자가 아는 외국의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발로 뛰며 소개를 받고, 가서 만나고, 비전을 설명하고 합류를 제안한다. 물론 실력있는 인재들이라면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있을 테니 No를 당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직장으로 매력적인 대기업도 아닌 마당에 저렇게 웹 광고로 구인을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에는 열정을 가진 팀 멤버를 구하는데 이상적인 인재영입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심지어는 대기업들도 각 대학을 돌아다니며 채용설명회 등을 개최하지 않는가? 필자의 생각에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벤트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당신의 비전을 어필하고 필요한 인재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