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혹은 당신의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누군가에게 감시당한다고 생각해보자.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하지만 어디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 HP의 조사에 의하면 사물인터넷 디바이스의 70% 이상이 암호화, 비밀번호 설정, 사용자 엑세스 권한을 포함한 보안시스템이 취약하여 해킹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과정에서 HP는 스마트 티비, 웹캠, 자동 온도계와 같은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10가지를 가지고 해킹 가능성을 시험해보았는데, 각 디바이스마다 평균적으로 25가지 해킹 위험 경로를 가지고 있었다. 즉, 사람들이 집을 떠났을 때에 집의 안전을 확인하려고 설치한 스마트 기기들이 오히려 해킹의 위험성을 증가하여 더 큰 보안의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핵심 키워드로 '연결성(Connectivity)'이 선정된 만큼 이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2009년에 조사된 전 세계 사물 인터넷 디바이스 개수는 약 9백만에 이르렀으며, 2020년에는 26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계는 우리에게 수많은 혜택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군데만 보안상의 취약점이 생겨도 대부분의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사물 인터넷 보안이 점점 중요한 도전과제로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과도기적 시점에서 문제의 돌파구를 누가 제시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