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구직 시장의 특징
기업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나 부서가 생겨 사람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사람을 구할까? 회사마다 다양한 프로세스가 있겠지만, 크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진행될 것 같다. 우선 회사 내에서 필요한 사람을 찾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인사부에서 홈페이지에 공고하거나 관련된 헤드헌팅 업체에 의뢰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잡페어나 구인·구직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링크트인(LinkedIn) 역시 구인·구직에서 매우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이런 질문을 한 번 생각해보자. 채용 시 외부보다는 우선 회사 내에서부터 사람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채용 비용과 인재에 대한 검증과 연관이 있다. 회사 내 인재에 대해서는 능력이나 성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존재한다. 물론 논리적으로는 외부로부터 인재를 찾는 편이 더욱 능력 있는 사람을 찾을 가능성을 높이지만 거꾸로 잘못된 사람을 뽑을 가능성도 커진다.
회사 밖에 존재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외국에서는 '추천서'라는 시스템이 있다. 학교나 전 직장에서의 경력에 대해 장단점을 솔직히 기술해서 채용에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불행히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런 문화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추천서는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예를 들면 똑같은 이름의 '전략' 부문이더라도 어떤 회사에서는 마케팅을 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또 다양한 사업부서 간 중재가 중심인 경우도 있다. 게다가 기업의 문화가 어떠한지, 외부 인재에 대해 호의적인 문화인지 등 걱정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구직하는 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더팀스(THE TEAMS)
이직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구직자는 채용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어느 회사에 지원했는지, 또 무슨 부서에 지원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나오는 회사정보는 매우 형식적이고, 회사의 홈페이지에도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는 경우는 드물다. 지원하는 회사에 지인이 있지 않고는 지원자가 그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더팀스(THE TEAMS)'는 구직자의 그런 니즈에 관심을 가진 구인 스타트업이다. 형식적인 정보만으로 채워진 구직 정보가 아니라 블로그 형식의 깔끔한 채용공고, 인터뷰 형식의 '팀터뷰'를 활용해 채용과 관련된 팀 구성원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팀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이 얼마나 실제와 부합하는지를 신뢰하기는 힘들다. 대표는 팀원들을 가족처럼 챙겨주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직원들은 지나치게 간섭하는 대표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말로는 늘 자율을 강조하지만 행동은 그것과 다르게 나타나는 임원들 역시 다수 있기 때문이다. '팀터뷰'에 더해 '더팀스'만의 고유한 지표들을 발굴해서 구직자들에게 제공하면 어떨까? 예를 들면, 특정 회사의 퇴근 시간에 방문해서 그 시간이 얼마나 지켜지는 지, 화장실은 얼마나 깨끗한지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별로 사람을 찾아준다, 위시켓(Wishket)
일반적인 기업은 대부분 기능별로 부서가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프로젝트 니즈가 발생하면, 그것에 맞게 부서별로 사람을 뽑는다. 하지만 각 부서 간 이기주의로 인해 때에 따라서는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외에도 회사 인력으로 대응할 수 없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발생한 경우, 갑작스럽게 다수의 사람을 채용하기도 쉽지 않다.
'위시켓(Wishket)'은 개발과 디자인 분야에서 프로젝트 운영이 필요한 회사나 개인이 프로젝트 내용과 금액을 등록하면 그에 맞추어 분야별 전문가가 지원하고 그에 따라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결과물이 공개된 프로젝트 단위로 구인을 하는 것은 구인·구직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불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기획은 기획자가 최선을 다했더라도 업무수행자가 보기에는 허술한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 진행이 약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경우는 '위시켓'에서 프로젝트 기획에 대한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인재를 찾아주면 돈으로 보상한다, 원티드(WANTED)
구인·구직과 비슷한 시장에는 '결혼중개' 시장이 있다. 결혼에 관심을 가진 남녀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다. 이 '결혼중개' 시장은 매칭해주는 사람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운영된다. 크게는 일정 비용을 선납하고 일정 회수의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회원 방식)과 결혼에 성공한 경우 일정액 수수료(성공보수 방식)를 받는 모델로 구분된다.
'원티드(WANTED)'의 서비스 모델은 '결혼중개' 시장의 성공보수 방식과 유사하다. 물론 구인구직 시장에도 회사에 따라서는 인재를 찾는 데 도움을 준 직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헤드헌터 시장 역시 이런 모델로 움직이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일반인에게 확대해서 적용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직원을 채용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에게 보상시스템을 구축하면, 회사와 잠재적 지원자 사이에 수많은 중개자가 등장하게 되고 이런 시스템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은 일차적으로 추천자에 의해 검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티드'의 비즈니스 모델이 헤드헌터 비즈니스보다 가진 강점은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헤드헌터는 구직희망자가 그들에게 이력서를 제출한 이후에만 그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일반인은 이력서 제출 단계 이전에도 구직 희망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1~2주 이내에 후보자 제안이 가능한 헤드헌터 업체보다 인재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걸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 문제다. '원티드'의 경우 채용정보를 빨리 최대한 다수에게 노출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15초 동영상을 보고 채용을 결정한다, 500 시스터즈(SISTERS)
'500 시스터즈(SISTERS)'는 비디오 광고 제작 전문 스타트업인 '500 비디오스(VIDEOS)'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반적인 구인·구직 서비스와 달리 여성에 특화된 채용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영상을 통해 제공되는 15초간의 자기소개를 통해 시간 단위로 계약할 수 있다. 비디오 기반의 서비스 특성상 모델이나 아나운서 등의 채용에 적합한 서비스로 판단된다.
다만 짧은 동영상으로 어떤 모델인지를 판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특정 배역에 적합한 배우나 아나운서인지, 또는 적합한 강사인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순 자기 소개형 동영상보다는 분야별로 구인회사에서 후보자의 전문성을 볼 수 있는 동영상 제작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한 외국인과 한국기업을 연결해준다, 텐데이즈(tendays)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든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해외 전문가를 구해야 할 필요가 발생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해외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달해줄 사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텐데이즈(tendays)'는 한국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을 국내 기업과 연결해주는 구인 사이트이다. 현재는 기업의 요청에 대해 무료로 외국인 유학생을 추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