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재학 중인 A 군은 7시에 스마트폰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식사시간에는 가족들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본다. 학교 가는 길에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학교가 끝나면 무료 와이파이가 되는 가게 앞에 모여 게임 방송을 본다. 집에서는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를 한다. 침대에 누워서 SNS와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어느덧 새벽 2시. 일주일에 몇 번은 부모님과 스마트폰 때문에 싸우고 가끔은 자신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고 자제력이 없다는 생각에 자존감도 떨어진다. 스마트폰을 둘러싼 부모와의 실랑이, 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은 물론 회식에서조차 스마트폰을 하는 대한민국의 오늘은 ‘스마트폰 중독’ 모드다.
스마트폰 중독은 전 세대에서 심각해지고 있어
미래창조과학부가 2015년 4월에 발표한 2014년 인터넷중독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4시간 16분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4,360만 명을 넘어 섰고 20대에서 40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9%를 넘어서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으나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여 2014년에는 14.2%에 이르렀고 현재는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3명이 중독 위험군이라고 하며, 중독 측정을 할 수 없는 만 3세부터 9세까지의 유·아동의 52%가 하루 평균 81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456만 명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관련 질병으로 병원에 찾는 사람은 한 해 1,000만 명
최근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강가를 걷던 여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이 2014년에 456만을 넘어서 도박 중독 위험군 200만 명을 넘어섰고 알코올 중독 위험군 1,100만 명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특히 전문상담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 수도 65만 명에 이른다. 스마트폰 중독은 일상생활 장애는 물론 안구건조증, 젊은 노안, 손목터널증후군(손목의 신경이 점점 인대에 눌려서 손이 저린 병), 거북목 증후군, 수면장애, 디지털치매 증후군(디지털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 근막 통증 증후군(자세를 바꾸지 않아 근육이 뭉쳐 통증 유발),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까지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4대 중독을 연구하는 ‘중독포럼’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인터넷 중독의 사회 경제적 비용이 국내 암 질환의 사회 경제적 비용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율적 문제 인식과 관리 필요, 스마트폰 생활 습관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
미래창조과학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스마트폰 중독 상담기관인 '스마트쉼센터'를 17개 전국시도에 설치하여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초, 중등학생에게 자기 주도적인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기르기 위한 실천노트를 보급하고 있다. 가톨릭대 문두식, 최은실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자율적으로 키운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조사되었다. 자아 존중감이 높을수록 스마트폰 중독성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압적인 스마트폰 사용 중지나 차단보다 자율적인 사용습관을 기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복지학회 이상준 교수의 조사에서도 자녀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게 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가 오히려 부모의 통제였다고 한다. 모바일 시대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고, 시대를 거스를 수 없다면 자기 주도적으로 본인의 스마트폰 생활습관을 인식하고 공유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생활습관 관리 앱
최근 출시된 '하루'라는 앱은 하루의 스마트폰 생활습관을 보여주는 앱으로 사용자가 하루 동안 얼마나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사용시간과 횟수, 휴대전화을 켠 횟수를 정리해서 제공한다. 또한, 비슷한 연령대와 비교하여 사용자의 생활습관을 알려주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하루를 제공하는 아이디어웨어의 차양명 대표는 "중학생 자녀와 스마트폰 사용으로 몇 년째 실랑이하면서 여러 방식을 사용해 봤지만 결국에는 서로 자존감만 떨어진다는 생각에 아들과 대화를 하다가 스스로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해당 앱을 만들었다. 실제 기획단계부터 아들과 아들 친구들에게 조언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중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시대적인 문제이다. 스마트폰 중독문제가 국민건강과 관계 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음을 스스로 인식하고 대처 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