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LOBAL을 위해 실리콘밸리 도착한 비석세스팀, 실리콘밸리의 필수 탐방코스가 된 해커도조를 찾았다. 해커도조는 캘리포니아 마운티뷰에 위치한 해커들을 위한 오픈공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면 집구석이나 차고에서 시작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 지금은 해커도조가 있다. 단순히 넉넉한 테이블과 작업공간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해커들이 필요로 하는 책, 사무 보조기구, 하드웨어를 제작할 수 있는 기본 공구부터 3D프린터까지 사용할 수 있다. 1달에 100달러짜리 회비가 요구되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슈퍼-패스트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 저녁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 등의 혜택이 있다.
한국에도 D.Camp, 삼성 개발자 지원센터 등 수많은 오픈스페이스가 있고, 실리콘밸리에도 이와 같은 공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Ritual Roasters, Citizen Space, Hat Factory, Sandbox Suite 등이 있었는데 해커도조만큼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거나 사람들이 너무 붐비거나 특정 기관에서 운영해서 방문하기 불편하거나 하는… 2%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전해들었다.
이런 맥락에서 해커도조가 각광받고 진짜 이유는 완전히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자율적인 공간이라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피숍에서 괜히 노트북을 들고가서 커피마시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그거 별로 좋은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해커도조에서는? 해커도조에서는 환영이다!”
필자도 해커도조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손님취급을 받는 불편한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해커도조가만들어진 배경은 이러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조그맣게 오픈스페이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초반에 뜻을 맞춘 몇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00달러씩 기부금을 냈고, 유리공예공장으로 쓰였던 텅 빈 공간을 인수했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부족해지자 총 5개에 해당하는 옆 동도 모두 샀지만 그도 부족해 최근 8월 마운틴 뷰에 있는 현재의 공간으로 옮겨왔다.
(예전의 해커 도조, 관계자들은 과거 건물이 더 아담하고 예쁘다고 한다)
“서점에도 갔다가, 학교 도서관도 가봤다가, 미팅도 한번 하고, 커피라도 한잔 먹으려면 하루 종일 이동하는 데 다 쓰게 되죠. 지금은 그냥 하루에 15시간씩 해커도조에서만 지냅니다.”
완벽히 해커만을 위한 공간, 해커들을 위한 완전한 지원. 해커들은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60대도 흔히 찾아볼 수 있고, 초딩들도 와서 코딩을 배우고 있었다. 필자는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이 곳을 활용하는 지 알아보기 위해 랜덤 네트워킹을 시도했다. ‘지난 주에 막 실리콘밸리에 도착해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는 CEO’, ‘NASA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 간간히 네트워킹을 위해 들리는 젊은 개발자’, ‘로봇공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으면서 같이 프로젝트에 조인할 사람을 찾고 있는 사람’, ‘전 세계에서 번지점프/스카이다이빙을 경험할 수 있는 곳들을 모두 모아주고 소개시켜주는 웹서비스를 개발중인 개발자’를 만날 수 있었다.
공간은 그저 공간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스파크들이 바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비석세스팀이 방문한 날 저녁에는 ‘실질적인 스타트업의 IPO’라는 주제로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고, 프로그램의 마지막에는 스타트업 5분 피칭이 이어졌고, 8개 중 한 개의 스타트업은 현장에서 바로 투자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해커도조에서는 하루에 평균 세 개 정도의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때때로 스타트업 위켄드나 해커데이와 같은 큰 이벤트가 개최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