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Randy Lee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Peel technologies에서 S.Product Designer로 근무, 스타트업과 하드웨어를 사랑하는 디자이너.(randyjlee.hj@gmail.com)
구글에서 가장 핫하다는 비밀연구소 '구글엑스 Google[X]'. 필자는 2달 전 구글에서 주최한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프로젝트 ‘페인트 더 타운(Paint the Town)’이라는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운 좋게 최종 본선에 올라 구글의 초청을 받아 구글엑스 사무실과 무인자동주행 자동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고 워낙 베일에 싸여 있는 곳인 만큼 짧은 글과 사진으로나마 이곳을 많은 분과 공유하려 한다.
마운틴뷰에 한 번쯤 방문해보신 분은 샌 안토니오 칼트레인 스테이션을 기억할 것이다. 샌 안토니오 칼트레인 스테이션 맞은편 구글이 새로 조성한 부지에 구글엑스의 사무실과 무인자동주행 자동차의 테스트 로드 등 각종 연구 시설이 들어서 있다.
근처에 있는 구글 본사는 사무실 빌딩 입구 전까지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엑스 사무실은 잔디밭 등 부대 시설도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반인이 출입하기 불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출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밭과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전용 주차장,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오피스가 눈에 들어온다.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엔지니어팀이 근무하는 오피스는 실리콘밸리의 흔한 오피스와는 다르게 자동차 공장과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흔히 맥 시네마 디스플레이로 나열해 놓은 스타트업의 책상 풍경과는 다르게 아이언맨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작업실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이곳에서는 현재 각종 버그 수정 및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고 최소 몇 달 안에는 프로토타입이 아닌 상용차가 달릴 수 있도록 막바지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엑스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마케팅 매니저의 투어가 끝난 후 비밀 차고지 옥상에 있는 거대한 주차장에서 테스트 주행을 체험하였다. 구글 엔지니어들이 직접 주관한 테스트 주행은 오직 하나의 위험 상황(자전거 진입)만 설정된 테스트 주행이었다.
차량 탑승 위치에 서 있으니 무인자동주행 자동차가 탑승 위치로 스스로 달려왔다. 운전석에는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운전 핸들조차 없다.
외부에서 본 구글 무인자동주행 자동차는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첫인상을 가지고 있다. 구글이 가끔 선보였던 많은 이를 당황하게 했던 개발자 중심의 디자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이 자동차의 디자이너 중 한 분이 한국인 여자 디자이너다. 그래서인지 독특한 느낌은 없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디자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안에서 본 느낌은 앞유리가 상당히 커서 앞 혹은 옆에서 오는 모든 물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좌석과 앞쪽 대시보드까지의 공간이 상당히 넓었다.
2인승으로 이뤄져 있으며 좌석 중간, 일반 자동차로 치면 기어봉이 위치한 곳에 몇 개의 버튼이 있다. 창문 열림·닫힘 버튼, 시트 온도 조절 버튼, 문 열림·닫힘 버튼 그리고 'GO 버튼'과 유리로 가려진 긴급 정지 버튼이 있다. 내비게이션을 위한 장치는 없다. 음성 명령 혹은 모바일 앱을 통한 위치 탐색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앞쪽 일반 자동차의 센터페시아 위치에는 길게 뻗은 세련된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곳에는 달리는 자동차의 현재 상태, 레이더를 통해 들어오는 각종 장애물 등을 달리는 중간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고 'GO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에 레츠고(Let’s go) 3. 2. 1 이란 메시지가 나온 후 자동차가 출발한다. 미리 설정된 루트를 따라 부드럽게 자동차는 출발했다. 코너에서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여서 방향을 잡았고 90도 회전이 있는 곳에서는 속도를 확연히 줄여 중심을 잡으며 코너를 돌았다. 일반 사람 중 운전을 정말 잘하는 고수가 운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기차 기반이어서 그런지 하이브리드 차에서 나는 전기 모터 소리가 들리고 위에 돌아가는 레이더는 전혀 소음이 없었다. 주행 중간 자전거가 왼팔을 뻗으면서 진입하였고 무인자동주행 자동차는 속도를 줄인 후 자전거가 자동차를 지나간 후에야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물론 승차감은 일반 차보다 확연히 떨어진다. 하지만 구글의 이 차를 만들 때 승차감 보다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으리라 생각하니 승차감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마지막 테스트 주행이 끝나고 승객이 모두 하차를 하면 무인자동주행 자동차는 직접 자신의 처음 위치로 스스로 이동했다.
자율주행이란 것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쉽게 느끼기 힘든 부분이 많다. 필자 또한 직접 체험하기 전까지는 이 신기한 기술이 그냥 또 하나의 새로운 기술로만 인식 되어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제로 보고 체험을 하고 나니 이 기술 하나로 바뀔 수 있는 것들이 끊임없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구글엑스 Google[X]', 무인자동주행 자동차 팀이 몰두하는 일은 편하고 안전하게 당신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살릴 것이고 한평생 혼자의 힘으로는 운전할 수 없었던 모든 이들의 여행을 도울 것이다.
또한, 이 기술은 어떤 이에게는 나와 가족의 일자리를 빼앗는 또 하나의 테크 기업 신기술일 뿐일 것이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던, 향후 몇십 년을 먹여 살릴 혁신 기술인 것 만은 틀림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