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푸드테크(FoodTech) 관련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CB인사이트는 미국 푸드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1천억 원)에 달하며, 매년 2배씩 성장해 왔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푸드테크란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말로써 식품 관련 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말한다.
위 표에 따르면, 2015년만 통계를 내도 2분기까지 총 7억5천만 달러(한화 약 8천7백억 원)가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되었다. 이는 투자자들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성장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투자 성적에 비해 꽤 많은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초기 투자 이후의 투자를 의미하는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타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에 비해 낮은 시장 진입 장벽으로 인해 시장에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났으며, 이는 이들 스타트업간의 가격 및 기타 경쟁으로 이어졌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조마토
한 예로 맛집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마토(Zomato)'는 2008년에 설립 초기에 질 높은 맛집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대규모 직원을 고용했다. 이들은 직접 음식점들을 방문해 메뉴에 대한 정보과 사진들을 수집했다. 이는 크라우드 소싱(대중 수집)된 정보를 사용하는 기존 대형 사업자인 옐프(Yelp)에 대항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하지만 곧 그루폰, 오프테이블과 같은 대형 사업자들이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조마토는 수익을 위한 모델로 기업 서비스; 레스토랑 정보 관리, 배달, 온라인 주문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맛집 데이터를 온라인화해 기업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조마토는 향후 투자 등을 위해 '경비 지출 속도(Burn Rate)를 줄일 방법으로 구조 조정을 진행했고 이에 콘텐츠를 관리하던 300명(전체의 10%)의 대규모 인력을 갑작스레 해고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가장 많은 해고자를 배출한 미국 지역 서비스 사용자로부터 큰 질타를 받았으며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어반스푼(조마토가 인수한 미국 맛집 서비스 플랫폼)이 그립다", "조마토가 미국에서 해고한 인원은 모두 초기에 발로 뛴 직원들이었다. 조마토 서비스를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라는 부정적인 코멘트가 쏟아졌다.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할 시 해당 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너무 빠른 지역적 사업 확대가 독이 된 굿에그스
그래도 큰 규모의 투자를 받았던 조마토에 비해 '굿에그스(Good Eggs)'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유기농 식품 배달 스타트업 굿에그스는 올해 8월 샌프란시스코를 제외한 미국 지역의 모든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샌프란시스코 본사의 몇 직원을 포함한 140명이 해고되었다. 수익이 악화하여 100여 명으로 팀원을 재정비한 굿에그스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서의 서비스는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40명이 해고된 데에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롭 스피로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뉴올리언스 등 다수의 시장에 서비스하기 시작하며 너무 빠르게 성장하려 했던 것을 가장 큰 실수로 꼽았다. 그는 이 지역들에 새로운 음식 유통 채널을 만드는 것을 너무 쉽게 보았다며,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는 서비스가 성장했다고 해서 선급하게 다수의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는 것보다 해당 지역과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천천히 서비스 지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례다.
인도 시장의 푸드테크 경쟁 심화가 낳은 인질극 사태
푸드테크 및 O2O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더 높이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인도의 음식 주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타이니아울(TinyOwl)은 112명의 영업 인력을 해고했다.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타이니아울은 2년 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767만 달러(한화 약 88억8천만 원)의 새로운 투자를 유치한 직후 직원 해고를 발표해 더 관심이 쏠렸다. 타이니아울은 112명의 직원을 해고하기 두 달 전에도 100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그들의 임금을 아직도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해고된 112명의 직원에게는 사후입금 수표를 제공했으며 이에 직원들은 회사에 격하게 항의했다. 공동창업자인 가우라브 초우드하리가 사무실 폐쇄 절차를 밟기 위해 인도 푸네지역 사무실에 방문했을 당시 그가 뭄바이로 돌아가지 못하게 인질로 잡았다. 안전에 위협을 느낀 초우드하리는 지역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과 함께 경찰서로 이동해 경찰서에서 이틀간 머물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도 시장의 음식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간 경쟁은 날로 심화하고 있으며, 타이니아울의 사례뿐 아니라 인도 방갈로르에 본사를 둔 푸드테크 스타트업 '데이조(Dazo)'는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사업을 모두 접었다.
앞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 간의 경쟁은 글로벌 대형 사업자들의 해외 진출에 따라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미지 출처: Cloud Fr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