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 ‘핀다’, “금융 바보도 똑똑하게 돈 모을 수 있다”
2016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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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제품 정기구독 서비스 '글로시박스', 유아용품 정기구독 서비스 '베베앤코', 건강한 다이어트 코치 앱 '눔' 등 데이터와 마케팅을 통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창업·운영한 이혜민 대표가 이번에는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 '핀다(Finda)'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내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나는 늘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하고 있다. 살면서 주변 환경과 내 라이프 패턴이 변화하며 관심사가 자연스레 바뀐 것이다. 10~20대 때는 화장품에, 20대에는 주변 사람들이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서 육아 제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보고 육아제품 시장에, 그 후엔 건강, 지금 관심사는 돈이다"라고 이혜민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창업하는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이 고민해 온 미션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팀을 이뤄 같이 고민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또 그것을 함께 고민하는 수백 수천만 명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보람되고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민 대표가 이번에 공동 창업한 핀다는 금융 시장의 소비자와 서비스 공급자 간의 정보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다.

한국의 2030 세대 모바일 환경엔 익숙하지만, 정보 부족으로 지인 통해 금융·보험 상품 가입

모바일 사용자의 증가로 은행의 금융 서비스 업무처리 비중은 대면(창구)에서 비대면(인터넷·모바일 등)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아직도 은행은 대면 채널인 창구에 약 70%의 비용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개인 간(P2P) 대출 시장의 규모는 작년 12월 기준 누적 거래액 195억900만 원을 돌파하며 지속해서 성장 중이며, 카카오는 '내 손안의 은행'을 내세워 온라인 채널만을 활용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사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특히, 향후 소득과 소비를 이끌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는 온라인, 모바일 서비스, 모바일 쇼핑 등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고 있어서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가치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가 금융 상품을 고를 때 모든 금융사의 상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인터넷에 분산된 정보를 검색해 본다거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과연 이 금융 상품이 나에게 맞는가?'다.

예를 들어, 목돈 모으기가 목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찾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 목표 금액 등의 정보가 필요하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막상 시간을 내서 개인 금융 상담을 받아보면 담당자가 속한 회사 상품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해 소비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취득하기 어려웠다.

숙박 예약 앱처럼 간단한 입력만으로 금융 상품, 개인별 맞춤 추천받는다 

핀다의 차별점은 금융 상품의 수백 개의 요소 값을 표준화해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사용자는 몇 가지의 간단한 설문만으로 자신에 맞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금융 시장도 결국 금융 상품이 거래되는 곳이기에 정보가 중요한데, 한눈에 금융 상품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을뿐더러 정보를 취합한다 하더라도 금융사마다 사용하는 금융 언어·요소 값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려워 소비자의 고충이 크다"라고 이혜민 대표가 설명했다.

핀다는 현재 모든 제1금융권과 서울에 본점 또는 지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 25개의 예·적금 상품의 364개 요소 값(기간별 금리, 적립 방식, 우대 사항, 비과세 등)을 표준화해 21개 요소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생성했으며, 사용자가 연령, 소득, 라이프사이클, 재무 상황 등 12개 카테고리에 대한 값을 입력하면 사용자에게 맞는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핀다는 제1금융권 주요 6개 은행의 담보대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대출 상품의 205개 요소 값(금리 방식, 상환 기간, 상환 방식, 우대 금리 등)을 표준화해 13개 요소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생성해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신용등급 조회 없이도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기존 오프라인 은행과 다른 점이다.

핀다의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예·적금 상품에서는 실질 이자를 최대화할 수 있는, 대출 상품에서는 상환 적정성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했다.

제2, 3금융권만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금융기관이 대출을 위한 영업 사원 고용, 중개 수수료 등으로 사용하는 비용만 연간 3조 원이 넘고, 하루에 케이블 채널에서는 1만4천 건의 대출 광고가 방송된다. 대출 키워드 광고는 클릭당 2만7천 원으로 전체 키워드 광고 중에서도 가격이 높은 편이다.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도 '5분' 만에 '간편'하게 신용등급에 '제한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정보에 현혹되어 고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핀다는 상품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와 은행의 중립자 입장에서 객관적이며 사용자 개개인에 맞춤화된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옷 하나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려 해도 가격뿐 아니라 여러 후기 정보를 살피는 데, 금융 상품은 가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다음 과정이 더 중요하다. 내달 안에 금융 상품에 대한 사용자 후기를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 정보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어떤 상품을 선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이혜민 대표가 밝혔다.finda

이혜민 대표는 "아직 한국에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 전용 금융 상품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지만 전 세계가 비대면 채널로 옮겨지는 현상을 보여 모바일 기기 점유율이 높은 한국 역시 이런 모습을 따라갈 것"이라며 "이런 변화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좋은 금융 상품을 추천해 주기 위해서는 온라인 검색을 통한 상품 추천 만족도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또 상품의 공급자들도 온라인 상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상품의 거래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의 시장 구조도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전반적으로 다 같이 성장하는 모델을 지향하고 싶다고 밝혔다.

'핀다'가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꾸며 소비자의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지승원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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