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투자의 시작과 끝 (2)
2014년 02월 14일

B. IPO(기업공개) 준비

캡처

미국 벤처 기업의 회수는 90% 이상이 M&A로 발생한다. 활발한 M&A는 벤처 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M&A는 매각기업의 모든 성장단계에서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 5명 이하의 초기기업부터 직원 500명의 대형 벤처회사까지 모든 회사가 대상이 된다. 즉, 물이 나갈 구멍이 있어야 물이 많이 들어와도 물이 썩지 않듯이, 벤처 자금 역시 나가는 구멍이 많아야, 많은 돈이 유입되어도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데, M&A는 벤처 자금이 생태계 밖으로 나가는 많은 구멍의 역할을 한다.

IPO 시장은 벤처자금 회수의 큰 부분은 아니지만, 활발한 IPO 시장은 M&A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벤처 회사의 입장에서 IPO 나갈 수 있는 것이 옵션이라면 M&A때 보다 좋은 가격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이고, 인수자 입장에서는 상장 후에 인수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비상장 시점에서 인수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알버트는 마음속으로 M&A가 거래 자체는 깔끔하고, 상장 후 매각의 골치 아픈 일이 없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IPO가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인 M&A 조건이 아니라면, IPO를 추진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였다. 이사회의 다른 멤버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이미 IPO 주간사를 선정하려고 IB와도 계속적으로 미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원활한 IPO 진행과 상장 후 재무를 담당할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채용하였다. CFO는 리턴 벤처스(Lytton Ventures)의 제이콥이 소개해준 사람으로, 이전에도 제이콥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의 IPO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상장 회사로서의 재무 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해결능력이 있어 보였다.

빠르게 일이 진행되면 아마 7월 중에는 상장신청서인 S-1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할 수 있을 것이고, 대략 20~30일 이내에 최종 승인이 나면, 8~9월 중의 증권시장 분위기에 따라 상장 시점을 저울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하간 JOBS Act(잡스법, 미국의 신생기업 지원법) 이후에 IPO가 매우 간소해진 느낌이 들었다. 특히 예전보다 기관투자자들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고, 시장수요를 더 효율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 및 공모가 산정을 보아 잘할 수 있는 분위기임에는 분명하다. 회사의 성장세가 지금까지는 계속 좋은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꺾이지만 않는다면, 비오버그(BeeOrBug)가 상장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

(다음 주에 계속)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밸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밸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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