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서로 다른 투자자 (4)
2013년 08월 02일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ilicon Valley Fiction서문 미국에서,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회사가 설립되고, 펀딩을 받고,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내용을 극화해서 알기 쉽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으나, 한동안 망설이다가 드디어 첫 서문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모두 가상이지만, 사실감을 주기 위해 내용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커피숍이나 거리 등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와 이름을 사용하였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 회사, 전략, 펀딩, 이사회 토론 등 어떠한 내용도 실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음을 다시 명확히 한다.

서로 다른 투자자 – C. 투자자의 관점

(4)고객

고객이 있다는 것은 좋은 포인트이다. 고객이 있다는 것은 시장이 있고 제품이 통한다는 것의 어느 정도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자가 심사할 때도 고객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장점 또한 있다.  다만 문제는 고객이 진정한 고객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 인터넷 기업은 대부분 사이트 방문자 증가와 이를 통한 광고 매출을 하는 모델이고, Facebook과 같은 대표적인 업체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이트 방문자를 늘리는 방법은 좋은 컨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올 수도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검색엔진마케팅 (SEM; Search Engine Marketing)’이라는 방법을 쓴다. Google이나 Yahoo!의 광고네트워크에 돈을 지불하는 방식인데, 정말 놀랍게도 돈을 낸 만큼 효과가 있다. 문제는 사이트 방문자를 끌어 들이는 데에 돈이 들지만, 돈 주고 데려온 방문자로부터 그만큼 돈을 못 번다는 것이다. 이런 고객은 일단 투자자의 눈에는 공짜 미끼 상품 때문에 붐비는 가게이다. 고객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반복 구매 또는 사이트를 반복해서 방문하냐는 지표와  방문을 중단한 고객의 비율 (Churn Rate)이다.

알버트는 현재 사용자의 증가율 중에서도 단순한 총사용자가 아니라 새로운 사용자와 반복 사용자에 대해 물어봤다. BeeOrBug의 CEO인 마크는 새로운 사용자도 매월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지만, 더 놀라운 것은 한번 사용자로 유입되는 순간 월간 이탈율이 4%도 안될 정도로, 사용자의 지속적 활용이 높다고 강조하였다. 사용자의 증가가 급증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여서, 어차피 모수가 작으니 20% 신규가입자 증가는 좋은 수치이지만 아직은 그닥 놀랄 수준은 아니고, 다만 재사용율이 매우 높다는 점은 서비스의 효용가치를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현재 마케팅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없이, 지금까지는 입소문에 의한 신규 사용자 유입임을 강조하였는데, 금번 펀딩 이후 자금이 확보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5) 팀

팀을 보는 눈은 너무나 정성적이다. 창업 경험, 특히 성공 경험, 학벌, 외무에서 풍기는 일종의 포스 등등 다양하다. 일단 좋은 성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면, 당연히 플러스이다. 그리고 초기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중기만 가더라도 현재 어떻게 잘하고 있는지가 확인이 되므로, 지금 회사 이전의 경험이 주는 의미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많은 경우는 만났을 때의 느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얼마나 역량이 있는지, 안목을 가지고 있는지는 대부분 느껴진다. 특히 CEO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회사의 가치가 CEO의 역량을 초과하기 어렵다. 여하간, 초기기업일수록 실제로 사업 및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의 가치가 높다. 초기기업의 가장 쉬운 가치평가는 ‘엔지니어수 * 백만불’이다. 물론 곱하기 ‘백만불’은 시절에 따라서 바뀐다. 닷컴 시절은 5백만불이기도 했다. 여기서 한가지 추가한다면, 이 금액에서 ‘일반관리자수 * 3십만불’을 빼는 경우도 있다. 물론 3십만불일지 5십만불일지 아니면 백만불일지는 개인취향이겠다. 예를 들어 5명 엔지니어에 2명 관리인력이면, 회사 가치는 대략  4백4십만불 (5*백만불 – 2*3십만불). 회사 운영의 복잡성을 제거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가 되기전까지 관리자는 단순히 비용이다. 초기기업에 CFO, HR 임원, 관리 임원 등등이 있는 경우, CEO의 회사 경영 능력은 상당한 의심을 받을 것이다.

BeeOrBug는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마크와 버클리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아비브가 같이 창업을 하였다. 원래는 고등학교 친구였는데, 둘다 근처 대학으로 진학을 하게 되었는데, 서로 같은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있었다. 주식투자. 일반적으로 헤지펀드에서 많이 활용하듯이 프로그래밍을 통한 주가예측모델을 만들면서 놀다가, 어느날 아비브의 친구가 자기는 다 관심없고 단지 내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만 궁금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BeeOrBug의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아비브는 친구인 마크와 수많은 사람의 집단 지성을 이용하여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예측하는 사이트를 만들어보기로 하였고, 친구들 사이의 폭발적인 인기로 아예 회사를 설립하였다. 알버트가 보기에는 그냥 어린 친구들로 회사를 운영한 경험은 없지만, 이사회에 있는 잭과 제이콥 등이 회사의 운영에 대해 풍부한 경험을 전수해주고 있으니, 현재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다만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창업자/경영진의 경험부족이 큰 문제가 될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6) 재무

재무를 보는 방식 역시 투자자의 기호이다. 후기단계 투자자일 수록 2년 이상을 보지를 않는다, 하지만 재무의 표현은 아주 상세하기를 원할 것이다. 초기 투자자는 3년 정도는 일반적으로 보고자 한다. 물론 당장 그 다음해의 수치도 소설이라는 것을 안다. 재무라는 것은 수치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수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표현이다. 결국, 시장 규모, 점유율 전략, 가격 전략, 비용 구조, 투자 전략 등이 모두 집합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가 나온 다음에 다시 한번 뒤돌아 보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다. 만약 3년후의 매출 규모가 너무 작다면 ‘여길 왜 투자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너무 크다면 속으로 실소를 할 것이다. 너무 작다 크다 역시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이 중간점을 타는 것이 경영진의 능력일 것이다.

BeeOrBug는 작년부터 조금씩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수익모델은 아직 실행하지 않은 단계이다. 지금까지의 매출은 사용자 증가에 따른 광고 매출이다. BeeOrBug 사이트가 주식관련 사이트기 때문에, 다른 일반 웹사이트에 비해서는 높은 CPM으로 광고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BeeOrBug의 수익모델은 사용자들의 프리미엄 모델로, 일반 사용자는 1일 1회 주가의 방향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면, 월 $5.99를 내는 프리미엄 사용자는 1일 5회까지 주가의 방향을 수정하여 투표할 수 있다. 그만큼 주가방향성을 맞출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프리미엄 사용자는 또한 파트너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엑세스 권한 등을 제공하는 등 BeeOrBug는 여러가지 계획을 고민중이다. 마크는 알버트에게 내후년 4사분기 정도면 분기 매출 $15M에 분기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픽션실리콘밸리의 원문은 siliconvalleystory.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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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Chan Lee is Managing Director of KTB Ventures. He focuses on investments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digital media, entertainment and consumer service. He has led more than 15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has actively participated in cross-border business development efforts between Korean companies and portfolio companies. (lee.ho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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