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서로 다른 투자자 (2)
2013년 07월 19일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ilicon Valley Fiction서문 미국에서,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회사가 설립되고, 펀딩을 받고,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내용을 극화해서 알기 쉽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으나, 한동안 망설이다가 드디어 첫 서문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모두 가상이지만, 사실감을 주기 위해 내용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커피숍이나 거리 등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와 이름을 사용하였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 회사, 전략, 펀딩, 이사회 토론 등 어떠한 내용도 실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음을 다시 명확히 한다.

서로 다른 투자자 – B. BeeOrBug 미팅

(1) 미팅 장소 정하기

처음 회사를 만나는 장소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시간의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두어명이 1차 미팅을 VC 회의실에서 한다. 그리고 효율지향적인 사람들일수록 첫미팅이 45분을 넘지를 않는다. 벤처회사의 CEO가 VC 사무실로 오는 경우, 리셉셔니스트가 회의실로 안내를 해주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리고 자존감이 충만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약속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회의실에 나타나면서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네면서, 가볍게 자신의 자존감을 표출한다. 시간의 효율성 보다는 회사의 실제 모습을 처음부터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회사로 방문을 한다. 오고가는 시간의 낭비는 있지만, 회의실에 앉아서 CEO만 보는 것 보다는 회사 전체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으며,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나오지 않는 많은 정보를 체감으로 얻을 수 있다. 직원들의 움직임, 표정, 사무실의 공기까지 이 회사의 많은 것을 내포한다.

지지난주에 약속을 잡은 BeeOrBug CEO와의 미팅을 위해 샌드힐로드 사무실을 나와서 마운틴뷰 (Mountain View)에 있는 BeeOrBug 사무실로 향했다. 마운틴뷰는 Google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Google 때문에 갈수록 번잡해 지고 집값도 상승하고 있지만, 다운타운내 캐스트로 거리 (Castro Street)는 맛있는 식당과 커피숍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레드락 (Red Rock)의 카푸치노는 우유가 약간 탄 듯 하지만 깊은 맛을 낸다. 알버트는 즐겨 마시는 카푸치노 보다는 정신을 깨려고 아메리카노를 시켜서, 근처에 위치한 BeeOrBug 사무실로 향했다.

 

(2) 회사 분위기

벤처기업 경영진이 VC 사무실로 올때와는 달리,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벤처 기업을 방문할때는 많은 경우 이미 사무실에 프리젠테이션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벤처회사쪽에서 CEO는 늘 미팅에 참석하고, 초기기업인 경우 공동창업자 (Co-Founder)가 CTO나 사업개발담당 등의 자격으로 같이 참석하고, 후기기업인 경우 CFO가 미팅에 같이 참석하기도 한다. VC가 벤처회사에 만나자고 했을때, 아주 잘 나가는 벤처회사의 경우는 미팅을 안하겠다고 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회사로 인생 끝내는 것도 아니고, 다음번 창업을 고려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VC 미팅은 일단 최선을 다 해서 해 준다. 돈을 받고 안 받고는 다음 문제.

BeeOrBug의 사무실은 다른 벤처회사와 유사하게 개별룸이나 파티션이 없이 모두 평상에서 같이 근무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CEO는 유대계 미국인 듯, 금발 곱슬 머리에 조금 왜소한 체형을 가지고 있는데, 알버트를 만나서 악수를 나누며 회의실로 인도했다. 회의실에 앉으면서, 날씨 얘기, 소개시켜준 잭에게 좋은 얘기 많이 들었다 정도의 가벼운 얘기를 건넨다. 알버트 역시 VC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자기 소개와 자기가 운용하는 벤처펀드의 투자 스타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줬다. 마크는 와줘서 고맙다는 의례적인 얘기와 함께 자신의 맥북 (Macbook)을 키면서, 회사 소개 프리젠테이션을 프로젝터로 벽에 쏘았다.

(다음 편에서 계속)

 

 

픽션실리콘밸리의 원문은 siliconvalleystory.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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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Chan Lee is Managing Director of KTB Ventures. He focuses on investments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digital media, entertainment and consumer service. He has led more than 15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has actively participated in cross-border business development efforts between Korean companies and portfolio companies. (lee.ho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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