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실리콘밸리] 서로 다른 투자자 (1)
2013년 07월 12일

Editor's Note: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케피탈리스트로 활동중인 이호찬님은 많은 이들에게 실리콘 벨리와 그 안에서 호흡하는 VC의 일상을 보다 상세하고 현장감있게 전달하고자 실리콘벨리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소설(픽션실리콘밸리) 형태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호찬님의 픽션실리콘밸리는 beSUCCESS에서 주 1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ilicon Valley Fiction

서문 미국에서,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회사가 설립되고, 펀딩을 받고,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내용을 극화해서 알기 쉽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으나, 한동안 망설이다가 드디어 첫 서문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모두 가상이지만, 사실감을 주기 위해 내용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커피숍이나 거리 등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와 이름을 사용하였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 회사, 전략, 펀딩, 이사회 토론 등 어떠한 내용도 실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음을 다시 명확히 한다.

서로 다른 투자자 - A. 벤처캐피탈리스트

(1) VC의 하루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샌프란시스코 만(Bay)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 주요 장소를 대략 운전으로 한 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사이에 있는 101번 고속도로의 차량수를 보면, 대략 이 동네 경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미국은 전세계 벤처투자의 70% 이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중 40% 이상의 투자가 실리콘밸리라는 작은 지역에서 투자되고 있고, 벤처자금을 운용하는 벤처캐피탈의 절반 이상이 실리콘밸리에 소재하고 있다. 뉴욕의 월스트리트라는 거리 이름이 금융가를 상징하듯이, 실리콘밸리의 작은 동네인 멘로파크 (Menlo Park)의 길 이름인 샌드힐로드 (Sand Hill Road)는 벤처캐피탈을 상징한다. 샌드힐로드를 따라 지나가면, 인적도 드문 조용한 비슷하게 생긴 3~4층의 낮은 건물들 안에, 새로운 혁신을 찾는 벤처캐피탈이 바쁘게 회사 프리젠테이션, 내부 미팅으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분주하다는 것은 아침식사 약속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투자회사의 이사회에 참석하고, 새로운 투자건을 위해 회사와 미팅을 하고, 다른 벤처캐피탈리스트와 점심을 하면서, 자기가 보고 있는 딜이나 신규 투자건에 대해 얘기하고, 오후 5시 정도면 퇴근하는 분주함이다.

미국의 벤처캐피탈은 거의 대부분 파트너십, 즉 동업의 형태이다. 각각의 파트너는 많은 경우 창업으로 성공한 경험이 많거나, 그 다음으로는 주요 기업의 임원이었던 사람들로 구성된다. 즉, 벤처캐피탈은 파트너로 시작해서 계속 파트너로 있는 것이지, 벤처캐피탈에 젊어서 입사해서 승진을 하다가 파트너가 되는 것은 벤처캐피탈 파트너십이라는 형태에서는 아주 드문 케이스다.

벤처캐피탈은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정점에 있고, 가장 선망 받는다. 특히나 유명한 VC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자존감은 어떨때는 황당하기까지하다. 여하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방문때 유명 벤처캐피탈리스트인 John Doerr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할 정도이다. 변호사, 회계사, 투자은행 등은 벤처캐피탈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 주기적인 저녁 모임, 각종 세미나 개최 등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한다.

 

(2) 이야기의 시작

미국에서는 매년 4000여건에 $30억 정도의 투자가 각 단계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벤처캐피탈은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서로 다른 펀딩 시장에 투자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초기의 씨드 (Seed), 초기 (Early-Stage), 성장단계 (Growth Capital), 후기 (Late-Stage) 등 마다 특정 단계를 선호하는 펀드들이 투자 시장을 주도하고, 각 단계의 투자자는 서로 다른 경제성 함수를 가지고 있다. 씨드투자자는 투자시 100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에 투자하고, 초기투자자는 10~20배, 성장단계투자자는 3~10배, 후기투자자는 안정적인 2~3배의 기회를 바라본다. 물론 현실은 냉정해서, 기대와 실재는 다르다.

이야기의 전개를 위핸 가상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알버트 리 (Albert Lee)를 만나보자! 알버트는 성장단계투자펀드 (Growth Capital)인 Palo Alto Partners의 파트너이다. 펀드 규모는 $450M이고, 주로 매출이 발생 시작 단계에 투자건당 $3~10M씩 투자하고 있다. 다른 벤처펀드 파트너와 유사하게, 알버트는 이전에 3번 창업을 한 경험이 있다. 첫번째는 신통치 못한 결과로 2년만에 접고, 두번째 회사를 창업후 닷컴버블 기간에 IPO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두었고, 세번째는 창업후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시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실리콘밸리의 화창한 11월에 알버트는 팔로알토의 지중해음식 식당인 에비아 (Evvia)에서 Lytton Ventures를 운용하는 잭 써치 (Jack Such)와 점심을 먹으러 만났다. 주변에서는 론 콘웨이 (Ron Conway)가 씨드투자한 회사에 대한 얘기, 투자 밸류에이션 동향, 창업 아이디어 등 대부분 새로운 창업회사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알버트는 최근의 투자 건에 대해 잭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잭이 투자한 인터넷 기업인 BeeOrBug이 펀딩을 하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알버트가 이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보던 회사인터라, 회사 CEO를 소개시켜 달라는 얘기를 했고, 잭은 아이폰을 꺼내서 그 자리에서 곧바로 CEO인 마크 휴스 (Mark Hughes)와 알버트를 소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점심식사를 마칠무렵, BeeOrBug의 CEO에게서 소개시켜줘서 고맙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메일이 알버트와 잭에게 같이 오면서, 알버트에게 현재 펀딩중에 있고 다다음주 안에 편한시간 두어개를 제안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잭은 식사가 끝날 무렵, 가볍게 웃으면서 아마 밸류에이션이 낮지는 않을 것이라고 얘기를 알버트에게 건네고 헤어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픽션실리콘밸리의 원문은 siliconvalleystory.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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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Chan Lee is Managing Director of KTB Ventures. He focuses on investments in the areas of information technology, digital media, entertainment and consumer service. He has led more than 15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has actively participated in cross-border business development efforts between Korean companies and portfolio companies. (lee.hoc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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