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란 하나의 거대한 우주라고 생각했던 소년이 있다. 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웹사이트가 바로 수업시간 지구과학 선생님이 보여준 NASA 홈페이지였기 때문이다. 곧 인터넷이 우주(Universe)가 아닌 World Wide Web이라는 걸 알게 된 소년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한번 인터넷에 우주를 만들어볼까? 발칙한 상상을 했던 이 소년이 자라서 창업한 회사가 바로 Twinklr를 서비스 하고 있는 Wniverse이다.
Wniverse의 정치영 대표는 한글과컴퓨터에서 글로벌 서비스 PM 출신이다. 업계 경력만 13년인 그가 본격적으로 인터넷에 우주를 만들고자 했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계기는 KT뮤직과 링크나우 출신의 개발자 김성기 CTO와 한글과컴퓨터 출신 유준모 UX 디자이너를 만나 인터넷에 한 번 우주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우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Wniverse는 이것을 Facebook을 기반으로 한 SNS Twinklr로 풀어냈다. Twinklr는 기존 SNS가 오프라인의 인맥과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 오프라인 인맥이 적은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새로운 관계로 확장시키는데 쉽지 않다는 문제점을 해소해주기로 했다. 실제 수많은 Social Discovery Platform들이 기존 오프라인의 관계가 온라인에서 지속될 뿐 새로운 관계가 온라인으로 형성되지 않는 다는 점에 착안,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내에서 관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Wniverse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Tag Universe라는 알고리즘은 Facebook 유저들이 클릭한 ‘좋아요’를 기반으로 동일한 관심사(좋아요)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매칭을 시켜주는 시스템이다. Facebook 앱인 Twinklr를 실행시키면 그 동안 내가 ‘좋아요’를 누른 항목들이 모두 나오는 데 여기서 5개의 좋아요를 골라 유저 개개인의 행성을 만들게 된다.
Twinklr의 정식 페이스북 앱 출시는 7월 말로, 현재는 beta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내가 클릭한 100여개의 좋아요 중, 영국의 천부적인 가수 ‘Adele의 팬페이지’, 현재 내가 근무중인 ‘beSUCCESS’와 beSUCCESS의 전신인 ‘onSUCCESS’, 내가 인턴을 한 혁신 컨설팅사 ‘CREVATE’ 그리고 내가 유사한 창업을 하려고 노력했던 ‘memebox’ 다섯 가지를 선택해 내 행성을 만들었다. 행성 이름은 VQ0985. 안타깝게도 나와 완벽하게 같거나 비슷한 관심사로 행성을 구성한 유저는 아직 없었다. 대신 ‘Adele’을 키워드로 Adel의 음악을 추천해 달라는 일본인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Twinklr는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을 Target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로, 1차 Target은 실리콘밸리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치영 대표는 Twinklr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온라인 인맥을 넓혀 줄 수 있는 Platform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사람들이 함께 좋아하는 연관 기업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와 유니클로를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면 스타벅스와 유니클로가 이를 기반으로 유저들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와 3~4개의 관심사가 겹치는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관심사에 유저가 관심을 가지게 됨으로써 온오프라인 구매를 촉발시켜 이를 기반으로 한 수수료 수익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Twinklr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로는 작년 11월 이베이에 인수된 관심사 기반 쇼핑 플랫폼 Hunch와 지난 5월 facebook에 인수된 social discovery platform Glancee 등이 있다. Twinklr 역시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해 대한민국 최초 Facebook에 매각하는 한국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