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업(業) #7] 시각장애인에게 진보된 기술의 혜택을 선물하다, 시각장애인 스마트 워치 ‘닷(dot)’
2015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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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워치인 닷(dot)이 KBS의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 시즌 2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과 함께 1억 원의 상금과 10억 원의 사업자금 대출혜택을 받게 됐다. 우승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 6월 킥스타터 론칭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닷의 김주윤 CEO를 만나봤다.

먼저 닷(dot)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스마트 워치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간단히 시간을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스마트 워치가 하는 기능들을 점자로 구현해 시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끌어 올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 워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셨는지요. 

미국에 있을 때 시각장애인과 점자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친구 중 기독교인 시각 장애인인 친구가 있었는데 한 권인 성경을 점자책으로 바꾸니 총 22권이나 돼서 책장 하나가 꽉 차더라고요. E-북도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없고요.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됐고 스타트업을 준비하며 100여 분의 시각장애인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이 부분에 니즈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사회참여를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교육을 받고 직업을 구하는 대부분이 점자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또 처음에는 몰랐지만, 시각장애인분을 만나고 점점 알아갈수록 소명감 같은게 생기더라고요. 세상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데 시각장애인 분들은 그런 발달한 기술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부족한 것에 만족하며 그냥 살아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기존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점자 프린트, 점자 디스플레이 기기 등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제품들이 나와 있긴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독일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도 가장 저렴한 제품들이 300만 원 대입니다. 시장이 크지 않다 보니 진출하는 회사 수가 많지 않고 나라마다 한, 두 개의 회사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높아서인지 시각장애인분들이 많이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갖고 있습니다.

 

닷처럼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은 없나요? 

한국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목시계가 있습니다. 이원(EONE)이라는 회사인데요. 저도 아주 좋아하는 회사입니다. 이원의 브래들리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도 사고 싶어하는 시계입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문 것이죠. 스마트 워치는 아니고요. 자석 볼을 이용해서 시각장애인들도 시간을 알 수 있게 한 손목시계입니다.

 

닷의 김주윤 CEO

닷의 김주윤 CEO

가격 말고도 기존의 상품들에 비해 닷의 장점이 있다면요?

우선 기존의 제품들은 매우 큽니다. 저희는 이 크기를 20분의 1 크기까지 작게 만들었습니다.

또 기존의 제품들은 먼저 입력을 하면 한꺼번에 한 줄씩 점자가 찍혀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요. 저희 제품의 경우 디바이스 위에 손을 데고 있으면 러닝머신이나 에스컬레이터처럼 자동으로 점자가 올라와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기존의 디바이스들은 점자를 한 줄밖에 표현하지 못했는데요. 저희는 다음 제품인 닷 패드(dot pad)에선 다중배열을 가능하게 해 수학, 함수, 도형 등을 표현할 수 있게 한 제품입니다. 닷 패드는 2016년 출시 예정입니다.

사실 시각장애인이라고 모두 점자를 아는 것은 아니에요. 시각장애인 중 15% 정도만 점자를 읽을 수 있죠. 이처럼 점자를 모르시는 분들도 저희 디바이스를 사용해 오디오와 동시에 출력되는 점자 교육시스템을 이용해 스스로 점자를 배워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적으로 추가 개발할 계획은 있으신가요?

사실 가장 많은 니즈가 있는 것은 GPS입니다. 내가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게 가장 불안할 테니까요. 그런데 GPS는 안정성 이슈가 있습니다. 길을 잘 못 알려주면 큰일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완벽하고 다듬어진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게 문제를 풀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지만 최종적으로는 시각 장애인이 보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디바이스인 만큼 시장성은 작을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시각장애인에 집중할 것이냐, 다른 기능들을 넣어서 그 외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냐 고민이었죠. 고민의 결과는 핵심에 집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시장성이 작으니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전체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에는 약 25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으며 미국에는 130만 명, 영국과 프랑스에 각각 10만 명, 20만명 정도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생각하면 이 정도 규모는 소프트웨어 입장에서는 작은 시장이지만 하드웨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작지만은 않은 시장입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바이스니 마케팅도 뭔가 다를 것 같아요.

닷 관련 요청이나 질문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의 친지나 친구입니다. “딸이 시각장애인인데 사주고 싶다”와 같은 요청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주변 사람들을 타깃으로 킥스타터 캠페인이나 홍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각장애인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소문도 빠르고 바이럴에도 용이한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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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광 CTO와 김주윤 CEO

황금의 펜타곤에서 우승할 거라 예상하셨었나요?

사실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번번한 제품도 없었습니다. 예선에서도 뽑힐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방송 촬영 때까지는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거기에 맞춰 급하게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시제품도 원리구현은 됐지만 실제 제품으로는 부족한 상태였죠.

 

그럼 어떤 점 때문에 우승하신 것 같으세요?

원천기술과 방향성에 있어서 가능성을 많이 봐주신 것 같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도 주신 것 같고요. 스마트 기술이 이런 사회의 소외계층에게도 혜택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습니다. 황금의 펜타곤에 참여하며 한편으로는 이제 사회가 이런 소외계층이라 할 수 있는 소수도 안고 같이 갈 준비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5년의 계획이 있다면요? 

6월 킥스타터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킥스타터 론칭으로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이 킥스타터 론칭을 필두로 2015년 7만 대를 팔아 100억 원 정도 펀딩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개인용 기기뿐만 아니라 저희 기술을 공공장소에도 설치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차별을 없애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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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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