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고있는 beLAUNCH 2012 행사에서 패널 토의가 열렸다. 실리콘 밸리의 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공존하는 방법과 그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접목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의하기 위해 양영은 앵커의 진행 속에 공윤진(Google), 조성문(Oracle), 안우성(Nickelodeon)이 모여 토의를 나누었다.
”대기업과의 상생에서 인수합병을 무시할 수는 없어”
2007년부터 약 100개 가량의 회사를 인수해왔다는 오라클의 조성문씨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오라클은 매달 하나 꼴로 신규 스타트업을 매입하는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에 말에 의하면 수요와 공급, 이윤이라는 복합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대기업과 스타트업간의 관계에서는 인수합병이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이렇게 오라클이나 구글과 같은 대형 IT업체에 매입된 회사들은 각각의 효율적인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하여 업종 간 상호작용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integration을 통하여 하나의 패키지로 소비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렇게 오라클과 구글같이 수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인수대상을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구글의 공윤진씨는 이번 대담을 통하여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기존의 회사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비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례로 ‘카탕고(자동친구Sorting서비스)’라는 국내 스타트업은 시장에 어떠한 제품도 정식으로 내놓지 않았지만, 그들의 기술력이 구글 플러스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엿본 구글은 이 회사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비슷한 예로, Aazdvark(‘10년, U$50mn에 인수)라는 회사 역시 소셜검색 테크놀로지를 통해 구글플러스와의 연동 가능성을 보고 매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대기업에게 회사를 인수받기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해답은 ‘어떻게 대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니클라데온의 안우성씨 역시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미디어 그룹은 IT기업과는 다른 시각을 갖고 기업들에 접근하기도 하지만, 동일한 카테고리(업종)의 경쟁사에 비하여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회사가 대기업의 인수합병 대상이라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의 유명한 예로는 디즈니가 4조원을 들여 인수한 Marvel사 라던지, 게임유저 전용 메신저 업종의 1위 등 확실한 유저확보와 고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경우, 인수금액이 비싸더라도 향후 경쟁력을 위하여 구매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리콘 밸리의 밀접한 투자 생태계, 한국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어야”
오라클이 밝힌 실리콘 밸리의 투자 생태계의 경우, 앤젤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대기업들은 서로 밀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실리콘 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란판웨이의 경우, 그가 투자를 결정한 회사는 쉽게 다른 VC들의 타겟이 되곤 한다. 그리고 란판웨이와 VC가 힘을 합쳐 오라클이나 HP같이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필요로 할 만한 대기업을 찾아 연결을 시켜줌으로서 스타트업의 인수가 결정되는 것이다.
안우성씨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에 자신들의 회사를 판매하는것을 종착역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지적했다.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에 비싼돈을 치르고 인수를 해야하는 명분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를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게 안씨의 설명이다. 자신들이 매수한 조직을 더 크게 키우는 것으로, 즉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받고 나서야 모기업과 연계로 장기적인 플래닝을 가능케 하는것이 대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라는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들의 몸값을 키우는것이 현명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한국시장 너머의 큰 시장을 겨냥해야”
대담을 마치며 조성문씨는 한국과 미국의 스타트업 문화적 차이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좁혀졌고, 요즘 많은 앤젤투자자를 만나고 한국에서 훌륭한 스타트업 회사들을 보면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도 많이 발전한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의 전망은 밝고, 꾸준히 발전할것이라 전망했다.
안우성씨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력과 같은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앞서는 한국 기업들이 많음에도 불구, 자기 PR에 소홀히 하는 바람에 모기업에게 더 익숙한 문화권의 다른 외국계 기업에게 인수합병의 기회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고.
중요한 것은 한국 이상의 것을 대변하는, 다른 문화권도 아우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윤진씨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큰 시장을 겨냥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한국에는 인수/피인수의 대상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더 큰 시장의 점유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으나 업계를 리드하는 구글과 오라클처럼, 한국에서도 생태계를 리드할만한 스타트업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글은 beLAUNCH 2012 기자단 박도형 님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