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3)
2014년 11월 04일

"스타트업이란 대기업의 미니 버전 같은 게 아니다. 스타트업이란: 확장(Scalable) 가능한, 반복(Repeatable) 가능한, 수익성이(Profitable)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찾는 목표를 가진 임시 조직이다. (Startup is a temporary organization designed to search for a repeatable and scalable business model)” 라고 밝힌 바 있는 스티븐 게리 블랭크 교수의 전언을 전제로 한다면,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은 창업자의 험난한 여정에 있어 목표를 정확히 조준하고, 초점을 유지하기 위한 나침반일 수 있다.

필자는 스타트업 비즈니스모델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 시리즈 (1),(2)를 통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 과정을 설명한 바 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서, '글로벌 KPOP 팬들의 매체예술과 디지털 사이너지의 만남'이라는 마케팅 캠페인의 데이터 분석을 다루어 볼까 한다. 본 프로젝트는 한국의 디지털 사이니지에 전 세계 KPOP 팬들의 이름과 사진, 메시지를 노출시키면서, 고액의 기부를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하에 진행된 프로젝트다. 빅뱅의 TOP(최승현)의 2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이야기 텔링을 선택하였으며, 지난 4일을 기준으로 홍보를 마쳤다.

가설 설정 : '조공'은 지속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다? 

1[Kbeat 자료제공]

한 홍콩 재벌 부인은 백상 예술대상을 받은 국내 배우 김수현을 축하하기 위해 중앙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과연 '조공'(전 세계 팬들이 한류스타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은 시장성과 사업성을 가질 수 있을까? 조공 현상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위의 프로젝트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토타입과 시험대(Test bed)의 성격을 지녔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기부 금액별로 노출 정도에 편차를 두어 높은 금액의 기부를 유도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5 달러를 기부할 경우, 기부자의 이름과 사진이 노출되고, 10 달러를 기부할 경우 기부자의 사진과 이름, 개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20 달러를 기부할 경우 노출도가 높은 영역에 사진을 노출해줄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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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페이팔(Paypal)을 통한 결제를 활용하여 기부 과정을 쉽게 하고, 사용자의 국가 정보를 활용해 최종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타겟 마케팅을 전개하고자 했다.  본 프로젝트는 한국의 뉴미디어 광고 환경의 새로운 실험으로서도 그 위상을 얻고자 했는데, 여기서 잠시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디지털 사이니지는 LED나 LCD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광고 게시판으로 TV, PC, 스마트폰에 이은 제4의 미디어로 불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조사로는,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 2017년 1조 5000억 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서도 올해 옥외 광고법을 개정할 예정에 있다.

노출에서 기부까지 ( 사용자 인게이지먼트의 퍼널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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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타입 및 시험대의 단계에서 광고 및 마케팅비를 과다 책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데 유저의 최초 인지부터 이벤트 페이지까지의 퍼널 전환율을 고도화하여, 5%의 CRT를 통한 기부를 이끌어내고자 목표를 설정하고, 페이스북의 TOP 팬클럽 페이지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높은 인게이지먼트의 수준으로 사람들의 이동량과 콘텐츠 확산도를 측정하는 등  핵심 지표를 선정하여, 지속해서 마케팅 전략을 스크리닝하는 전략을 세웠지만 일단 노출을 위한 모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예산을 들여 유튜브 프리롤이나, 구글 애드 등의 광고를 진행할 수는 없었기에 비트(Beat)의 마케팅팀장인 메건 보웬이 개인적으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의 링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노출하고자 대안을 모색했다.

메건 보웬(Megan Bowen)은 MBC, 아리랑 TV 등에 출연하며,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8만 명 정도 보유하고 있는 파워 유투버이긴 하지만, 본 프로젝트를 위한 광고성 콘텐츠를 개인 채널에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메건 보웬(Megan Bowen)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겪으며 느낀 바를 전하는 <Too Fast paced for me! Life whiplash in Korea>라는 콘텐츠를 기획하였고, 영상을 마무리할 무렵 간단히 본 캠페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최초 인지 지점을 설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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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영상 업로드 3일 만에 16,000개의 조회수와 좋아요 1,100개 180여 개의 논평을 기록하였으며, TOP 이벤트 페이지로 약 1,800명이 유입되었다. 영상을 조회한 90%는 13~34세의 여성들이었으며, 주로 북미 및 영국,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었다. 본 영상은 비트의 TOP 이벤트 페이지로 유입된 트래픽이 60%를 차지하며, 프로젝트의 고객 인게이지먼트와 지속적인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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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TOP 이벤트 페이지는 페이스북상에서 지속해서 공유되며 1,200여 개의 좋아요, 2,600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100여 명의 기부를 이끌어 내어  예상보다 높은 CRT를 기록하였다. 물론 대부분이 5~10 달러 정도의 기부에 머물렀지만, 노출당 유입률 및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마케팅 캠페인을 실험했다는 지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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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및 발전시킬 사항들

본 TOP 마케팅프로젝트로 얻게 된 가장 큰 교훈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는 페이팔을 통한 구매 저항도가 높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 KPOP 열성 팬이 널리 퍼져 있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페이팔을 넘어 알리페이 및 현지 은행에 대한 계좌 이체 등의 결제 수단의 다변화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트래픽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사용자로부터, 단 2명의 기부를 이끌어 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동남아시아의 유입 국가별 타겟 마케팅 및 로컬라이징에 기반을 둔 이벤트 마케팅의 설계 필요성을 전해 주었다. 또한 다소 산만하게 구성된 이벤트 페이지의 UI 디자인 역시 보완할 사항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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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글로벌 KPOP 팬들의 매체예술과 디지털 사이너지의 만남'이라는 마케팅 캠페인 사례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며, 사용자 인게이지먼트 퍼 널을 구축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사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및 방법론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필자의 접근법 역시 주관적인 견해라 할 수 있다. 필자의 접근법 역시 데이터 분석에 있어 쉽게 범하게 되는 오류들, 예를 들어, 확증 편향(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과 잘못된 인과관계의 오류(단순 선후 관계 사건을 인과관계로 잘못 해석하는 것)들을 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데이터 그 자체는 어떤 의미도 창출해 내지 못한다. 알터미터 그룹의 산업 애널리스트 수잔 에트링거의 말과 같이, 우린 빅데이터 분석에 중요한 맥락(context)을 찾을 수 있고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인문학과 사회학, 사회과학, 수사학, 철학과 윤리학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 설정 능력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 최적화 및 검증 과정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꽃을 피워낼 수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가설 설정과 전략 구축 및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 과정의 시행착오가 비석세스의 독자들에게, 참고할만한 사례가 되길 바라며 TOP(최승현)의 2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전 세계의 KPOP 팬들의 매체예술로 글을 마칠까 한다.


Writer’s Note:. 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출발의 데이터 분석의 시행착오 및 비결을 지속해서 비석세스의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성장하기 위한 좋은 의견, 혹은 질책이 있으신 분은 언제나, 아래의 메일로 연락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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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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