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창업자의 높은 비전과 이를 성취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현실 왜곡장'과 거품이 필요하겠지만, 때때로 우린 자기 암시에 빠진 나머지 곳곳에 도사린 암초를 알아채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전KTH 부사장 박태웅씨는 린분석(Lean Analyytics)의 감수의 글을 통해,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고대의 항해술에 가깝다고 표현한 바 있다. 지도라고는 구경도 못했는데, 목표는 수평선 너머 어렴풋하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 지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매일매일 나와 해와 별이 상대적인 위치를 측정하는 것뿐이다. 해와 별, 너울을 들여다 보지 않은 채, 사흘 낮밤을 정말 열심히 항해해 왔다면 그 결과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와 길을 잃고 말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스타트업의 성장 매트릭스에서 단계별로 목표를 정확히 조준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한 초점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OMTM(One Metric That Matters, 중요한 한가지 지표)와 이에 따른 목표의 기준을 설정하는 과업이다. 예를 들어, '주당 신규 고객의 수'라는 핵심지표와 함께, 주 당 몇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사용자 확보 단계를 벗어나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상황에 맞는 지표와 목표치를 찾아가는 과정은 보유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오늘은 페이스북, 레딧, 트위터와 같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 사업 모델의 성장 과정에 있어 관리해야 할 핵심지표들과 주요 이슈들에 대하여 다루어 보고자 한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 사업 모델은 모든 비즈니스 모델링의 공통분모인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개발하는 부분의 훌륭한 통찰을 던져준다
1. 인게이지먼트 퍼널 (Engagement Funnel)의 구조화 및 시각화
페이스북, 레딧, 트위터와 같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 사업 모델의 핵심은 간헐적으로 서비스를 방문하는 일회성 방문자를 확보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 사용자들이 계정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활동 사용자로 전환시키는 인게이지먼트 퍼널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같은 퍼널을 구축하는 기준은 사용자가 퍼널을 따라 움직이면서 사업 모델에 기여하는 사용자 가치가 커지는 순서로 구성해야 하는 데, 이를 정확하게 시각화하여,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코호트 분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위 도표는 레딧, 페이스북, 유투브의 인게이지먼트 수준의 분류를 보여주고 있는 데, 인게이지먼트 퍼널을 구조화하는 단계에서 관리해야 할 지표들은 아래와 같다.
- 활동 방문자의 수 - 사용자들이 얼마나 자주 방문하며 얼마나 오래 사이트에 머무는가?
- 콘텐츠 생성률 - 콘텐츠의 생성에서 투표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으로든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방문자의 비율
- 인게이지먼트 퍼널 변화 -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높은 인게이지먼트 수준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잘 이동하는가
- 생성된 콘텐츠의 가치 - 기부에서 미디어 클릭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의 사업적 가치
- 콘텐츠 공유와 바이럴 효과 - 콘텐츠가 어떻게 공유되고 어떻게 이것이 성장을 이끄는가
- 알림 기능의 효과 - 푸시, 이메일 등을 통해 어떤 내용을 알게 되었을 때, 거기에 따라 행동에 옮기는 사용자의 비율
2. 인게이지먼트 퍼널(Engagement Funnel)의 고도화를 위한 과정
인게이지먼트 퍼널 (Engagement Funnel)의 구조화 및 시각화 단계 이후에는, 각 단계별 목표치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마케팅 플랜을 구축하여, 실전에 적용하는 인게이지먼트 퍼널(Engagement Funnel)의 고도화를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위 도표는 허핑턴 포스트 스타일의 케이팝(KPOP) 커뮤니티 서비스, 케이비트(Kbeat, www.kbeat.net)에서 구축한 인게이지먼트 퍼널의 단계별 목표치에 따른 실행안이다. 케이비트 서비스의 고객 인지 시점부터, 고객의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 내는 동인을 부여하고, 지속적인 재방문을 이끌어 궁극적으로는 서비스에 대한 기부와 한류 제품 구독 판매을 이끌어 내는 퍼널을 구조화한 도표이다.
Awareness (고객의 인지의 단계)
케이비트는 지난 5월부터, 고객의 방문자를 확대하고, 케이비트의 인지도를 높히기 위하여, 유투브 프리롤(pre roll) 광고를 시작하였고, 위의 도표는 5월 22일부터, 5월 28일까지 한 주동안 진행되었던 유투브 프리롤 광고의 결과에 대한 주간 보고서이다. 케이비트는 한류에 관심이 많은 15~23세 여성층(북미 및 유럽 거주자중심)의 구독자 6 만 여명을 보유하고 있는 파워 유투버 메건 보웬(Megan Bowen)을 모델로, 한국의 싸이 스타일의 남자와 벌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영상 줄거리로 선정하였다. 타겟한 8개 국가의 평균 CTR(웹사이트클릭수/노출수)가 2.26%를 기록하였다. 저렴한 단가 대비 웹사이트로의 유입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필리핀을 주목해 볼만 하다.
케이비트는 유튜브 프리롤 광고대비 단가는 저렴하지만, 트래픽 스와핑(Traffic Swapping)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한류 및 케이파 유관 사이트를 타겟팅하여, 베너 광고 역시 진행하였다. 케이팝 매거진 서비스 올케이팝으로부터 가장 많은 클릭수가 발생하였고, 한국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드림피버로 부터 0.5%의 가장 높은 CTR(웹사이트클릭수/노출수)을 기록하였다.
고객의 인지 단계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키워드는 '고객 세분화'다. 이 단계에서 '고객의 세분화'란 한류에 관심이 있는 15~23세의 여성이라는 집단에 노출율을 높히며, 유입된 트래픽의 행동 양태에 따라 이들을 분류하는 코호트 분석의 기초를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노출율 및 클릭율을 높히기 위한 핵심은 콘텐츠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하고 있는 고객층의 성향과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스토리 텔링과 고객과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인게이지먼트 퍼널(Engagement funnel)을 구조화하고 시각화하는 데에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들과 이를 고도화하는 과정 중 첫번째 단계인 고객의 인지(Awareness)의 구체적인 예를 케이비트의 사례를 통해 알아 보았다. '스타트업 비지니스모델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3)'에서는 고객의 최초 인지를 넘어, 지속적인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마케팅 캠페인과 고객의 행동에 따른 코호트 분석에 대해여, 케이비트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Writer’s Note: '스타트업 비지니스모델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2)'는 앨리스테어 크롤, 벤저민 요스코비치가 공저한 린분석(Lean analysis, 2014)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필자는 현재 운영중인 스타트업의 데이터 분석의 시행착오 및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비석세스의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성장하기 위한 좋은 의견, 혹은 질책이 있으신 분은 언제나, 아래의 메일로 연락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