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Matters!
2013년 01월 14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으로 탄생한 그룹이지만 편의상 이하 “현대차”로 부르기로 한다)이 훌륭한 성과를 거두면서, ‘이들의 성장비결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경영학계의 관심이 크다. 미국의 Stanford 경영대학원(GSB), HBS, MIT 등 여려 명문 MBA 과정에서는 현대차의 케이스를 비중있게 다룰 정도이다. (관련기사) 과거 70~80 년대 미국에서 현대차의 포니를 두고, “휴가 때 타고 가서 돌아올 때는 버리고 오는 차”라 할 정도로 싸구려 완성차 메이커로 인식되었던 것을 기억하면 현대차의 이러한 위상 변화는 정말 놀라운 것이다.

이러한 현대차의 성공의 비결은 물론 글로벌화, 품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엄청나게 빠른 변화에 있다. 그러나 과연 그 모든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 답은 현대차의 ‘문화’로 돌아간다. 그리고 문화는 언제나 Top-down으로 형성되는, Leadership의 문제이다.

과거 현대차의 Leadership이나 노력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나, 현재 현대차를 모습은 만든 변화는 1999 년에 현재의 정몽구 회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매우 공격적이고 빠른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알려진 정몽구 회장은 극단적인 아침형 CEO이다. 그는 보통 아침 7 시에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일과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임원들은 그보다 이른 시간에 일과를 시작한다. 나쁜 리더일까?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7 시에 회의가 시작되어 8 시에 끝나면 9 시까지 각 부서에 그 내용이 전달되어 반영될 수 있다. 경쟁사들이 업무를 시작할 시간에 이미 한 라운드의 의사결정이 끝나고 실행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특히 ‘회장의 드라이브’가 걸린 일이라면 그의 스타일에 맞게 매우 공격적으로 빠르게 실행이 될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경쟁사에서는 1.5 일이 걸릴 일을 하루에 끝낼 수 있는 문화를 현대차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사들보다 보다 많은 실험과 변화를, 그들보다 빠르게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성과를 내는 리더는 언제나 옳은 리더이다. (물론 현대차는 악명높은 음주문화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 선대의 고(姑) 정주영 회장은 더 심해, 새벽 5 시면 이미 현장에 나가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문화가 된 조직 내 긴장(Tension) 덕택에 오늘날 현대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CEO가 조직구성원의 아침잠을 방해하여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님을 독자 여러분들께서 잘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회사가 아침 7 시에 일을 시작하는데 10 시에 시작하는 신생 경쟁사가 여러분들을 잡겠다고 하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여러 조직들과 일을 하다 보면 그들 각각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삼성과 일을 해본 사람들은 그들의 일처리 문화가 얼마나 깔끔한지에 대해 놀란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조직들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사소하게는 이메일 한 줄 보내는 행태나 회신에 걸리는 시간에서부터, 결재기일이나 협업 스타일 같은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 사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그 조직의 문화가 어떤지, 얼마나 큰 Tension이 걸려 있는지를 말해준다.

물론 모든 조직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정형화된 문화라는 것은 없고, 또 있어서도 안 된다. 미국 기업인 GM이나 슈퍼카를 만드는 Ferrari가 Daily Car를 만드는 한국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문화를 적용할 수 있을까? Mark Zuckerberg의 리더쉽 스타일(what’s his, anyway?)이 우리나라에서 적용될 수 있을까? IT 기업과 Brick-and-mortar 기업이 같은 문화를 가질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분명히 각 조직의 DNA가 되고, 곧 미래 행보와 성과를 결정한다. 그리고 문화는 결국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Top-down으로만 형성될 수 있는, Leadership에 관계된 문제이다. 또, 문화라는 것은 습관의 집결체로 엄청나게 큰 관성를 가진다. 한번 형성되면 바꾸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 조직이 크던 작던, 대기업이던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이던, 리더로서 CEO의 임무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그 실현에 필요한 올바른 문화를 조직 내에, 가능한 이른 시간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2013 년이 시작되고 벌써 2 주가 지났다. 여러분들의 조직은 어떠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올 한 해 여러분의 비전과 어우러지는 훌륭한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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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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