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작년과 올 한해,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더불어 IT 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일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 2천 억 달러(한화 204조 4천억 원)에 달하며, 연평균 26%씩 성장을 거쳐 2020년에는 1조 달러(한화 1,02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SK 플래닛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창작팀을 발굴, 육성을 돕는 '크리에이터 플래닛 2014(creator planet 2014)'를 개최했다. 크리에이터 플래닛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고 공유하는 장으로 프로젝트 공모와 워크샵, 컨퍼런스 등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창작 행사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3D 프린팅 체험, 드론 제작 등의 다양한 실습 및 심화 교육 프로그램이 한 달 간 운영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프로젝트 팀의 발표와 전시는 오는 8월 30일 컨퍼런스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선정된 12개의 프로젝트 중 일상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사물인터넷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는 두 기업, 엔씽(nthing)과 쓰리엘랩스(3llabs)를 만나보았다.
엔씽(nthing) : 스마트하게 가꾸는 내 화분, 플랜티(Planty)
엔씽은 국내 IoT 분야의 대표 스타트업으로, 스마트 화분 플랜티(Planty)를 통해 글로벌 K 스타트업 2013에서 최우수상과 구글 특별상을 수상했다. 엔씽은 실제 살아가는 가운데 겪는 오프라인의 문제들을 그들이 가진 사물인터넷기술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다음은 플랜티(Planty)에 관한 엔씽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플랜티는 어떤 화분인가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플랜티는 친구들이 함께 화초를 기를 수 있는 스마트 화분입니다. 플랜티에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여러 센서를 포함하고 있으며 물통과 펌프, LED 램프도 장착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 친구, 연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화분을 '함께' 키울 수 있죠. 예를 들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도 스마트폰으로 우리 집 식탁 위 화분에 물을 줄 수 있죠. 화분의 주인도 그 친구가 화분에 물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요.
- 파밍(farming)과 스마트 홈 시장이 섞여있는 프로덕트네요.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전 세계 실내용 화초 재배에 매년 약 40조 원이 소비되고 있어요. 또 현재 스마트 홈 분야는2017년 미국 기준 2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현재 플랜티는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과 가장 새로운 산업인 IT 산업의 교집합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결국 다른 시장이 그렇듯 농업 분야 역시 IT 기술을 만나 파괴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 해외 기업 중 플랜티와 유사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기업은 어디고, 그들과 비교할 때 엔씽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조금씩 분야는 다르지만 클릭앤그로우(Click & Grow), 에딘(Edyn), 팜로그(Farmlog) 등이 있어요.저희 플랜티 같은 경우는 일반 대중적인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고,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가 함께한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 엔씽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향후 목표는 화성에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을만한 대규모 온실을 짓는 것입니다.(웃음) 지금 플랜티는 작은 화분에 불과하지만, 그 시스템 자체는 큰 비닐하우스 온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씩 발전해나간다면, 전혀 무리한 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쓰리엘랩스(3llab) : 이제 깔창 IoT가 당신의 걸음을 기억한다, 풋로거(FootLogger)
쓰리엘랩스는 압력센서 발명가, 블루투스 전문가, 무선충전 전문가가 일반인의 일상의 족적을 쉽게 수집할 수 있는 깔창형 족적수집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모인 팀이다. 작년 5월에는 개인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그들은 깔창에 어떤 기술을 넣은 것일까. 다음은 풋로거(FootLogger)에 관한 쓰리엘랩스와의 일문일답이다.
- IoT 기술이 들어간 깔창이라니 어마어마한데요. 풋로거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풋로거는 일반인들이 운동화에 넣어 신을 수 있는 깔창형 활동 측정기(Activity Tracker)입니다. 풋로거에는 압력센서 8개 3축 가속도 센서 1개, 5만 보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스토리지가 내장되어 있어 개인의 걸음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어요.
- 풋로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는 치매 예측, 낙상 예측, 척추근골격계 질환 조기진단, 재활모니터링, 수술환자 회복 모니터링과 같은 헬스케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신발을 신고 하는 대부분의 스포츠나 스마트폰 게임의 새로운 방식의 입력방식으로도 응용될 수 있죠. 개인의 걸음 자세도 측정할 수 있고요.
- 해외에서 풋로거가 속해있는 활동량 측정기 시장의 향후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현재 활동량 측정 분야는 핏빗(Fitbit), 조본(Jawbone) 등이 주도하고 있어요. 그러나 활동 측정의 정확성 문제와 더불어 각종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들이 활동량 측정기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풋로거의 경우 활동량 측정이 매우 정확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해외에 풋로거와 같은 깔창형 활동량 측정기를 출시하고 있는 곳이 있나요.
나이키도 2012년에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지만, 전원 문제로 실패했습니다. 독일에 모비콘(mobicon)사의 경우 유사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익스트림 스포츠에 적합하며 일반인용 제품은 아니죠. 현재 깔창형태의 일반인 대상 활동 측정기는 풋로거가 유일하며 세계 시장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CES 2014(국제가전제품박람회)에 전시한 이후로 깔창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 컴퓨터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쓰리엘랩스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단은 크리에이터 플래닛(creator planet)을 통해 스마트 방석을 풋로거보다 빠른 시점인 10월에 한국에서 출시하는 것이 단기간 목표입니다. 2015년에는 미국에서 풋로거를 출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은 우리의 일상 속에 더욱 속속들이 침투해 들어올 것이다.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물인터넷 기술에 뛰어든 이 두 기업의 미래가 진정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