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 기업 쿠팡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BlackRock)의 주도로 총 3억달러(한화 약 3천 32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오늘 밝혔다.
이번 투자는 한국 전자상거래 업계 사상 최대규모로, 블랙록의 주도 아래 웰링턴, 그린옥스, 로즈파크 등의 투자 기관이 참여했다. 쿠팡은 지난 5월 미국의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한화 약 1천 26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쿠팡은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나, 이번 투자를 통해 가치는 20억 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추정했다. 덧붙여 이번 투자를 통해 올해 예정되었었지만 잠정 연기되었던 나스닥 상장 시기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미국 IT 미디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투자 유치의 이유를 두 가지로 짚었다. 첫 번째는 쿠팡의 전체 트래픽 중 80%를 차지하고, 전체 매출의 70%를 발생시키고 있는 모바일 앱 기술이다. 두 번째로는 한국 내 당일 혹은 몇 시간 내 배송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유통 구조 덕분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을 통해 7개월 만에 빠른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는 분석이다.
4년 전 처음 쿠팡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당시, 김범석 대표는 미국에 비해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느린 점을 우려했지만,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바일 인터넷 국가다. 한국의 강한 모바일 네트워크는 쿠팡이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전략을 빠르게 채택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 앱은 1,9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테크크런치는 쿠팡의 경쟁자인 알리바바와 아마존은 아지까지 모바일 앱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현재 쿠팡의 주요 관심사는 사용자로 하여금 온·오프라인 쇼핑 간 간극을 최소로 줄이는 데 있다고 논평했다.
당일 배송이 가능하게 하는 유통 네트워크를 위해 쿠팡은 이른바 '쿠팡맨(Coupang Men)'으로 불리는 자체 유통 인력을 구축했다. 미국 내에서도 구글, 아마존 등이 당일 배송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큰 규모의 해외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당분간 한국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범석 대표는 "편리한 쇼핑과 배송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