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법인(Corporation) 설립 후, 다음 절차 중 하나가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다. 가끔 '저희는 주식 발행 굳이 안 해도 됩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고 주식회사(corporation)를 설립했으면 주식을 발행해야 한다. 주식발행을 하지 않은 주식회사는 단순히 말하자면 불완전(Incomplete) 주식회사라고 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주식법이 많이 달라서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가나 기업들이 주식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오해하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몇 가지를 짚어보았다.
1. 최대발행 가능 주식을 초기에 모두 사용하지 말 것
회사를 설립하면서 첫 등록서류에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 (Total number of authorized share)를 정한다. 그 후 주식을 발행할 때에 대부분 이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를 다 사용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가 1,000,000주인 법인의 경우, 1,000주만 발행하고 나머지 999,000주는 그냥 두어도 된다. 나머지 남아있는 미발행 주식은 나중에 추가로 투자를 받아 주식을 발행해야 할 경우, 또는 직원들에게 옵션을 주게 될 경우 등등 필요할 때 발행을 해서 사용하면 된다.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에 맞춰 전체를 다 한꺼번에 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추후 추가 주식 발행할 경우를 대비해서 일부만 사용하고 일부는 발행하지 않고 둘 것을 권한다.
2. 소유권 % 는 ‘발행된 주식 중 몇 %를 가졌는지’로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100% 소유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위 예를 다시 사용하여 설명하자면, 최대발행 가능 주식 수가 1,000,000주이고 이 중 1,000주만 발행을 했다면 1,000주를 한 사람의 주주가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이 100%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가 된다. 1,000주 중 한 사람은 500주 또 한 사람이 500주를 가지고 있다면 각각 50% 씩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가 된다. 회사 주식 소유 퍼센테이지는 최대 발행 주식 수와는 별개로 실제 발행된 주식 중 얼마를 소유하고 있는지로 계산을 한다.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 (Total Number of Authorized Share) 는 “무(無)” 이고 실제 발행된 주식 (Issued Share)가 되어야 “유(有)”가 되어 소유권 계산에 포함된다.
3. 퍼센테이지로 주식 배분 하지 말 것
가끔 창업을 하면서 “개발자들에게 5%의 주식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하는 대표님들이 있다. 주로 젊은 창업 대표님들인데, 주실 매매 계약서에도 “5%를 준다”라고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그럴 때마다 필자가 묻는 것이 있고 그에 따른 대답은 보통 다음과 같다.
- 대표님 : 제가 주식을 40%를 가지고, co-founder는 30%, 디자이너 두 명은 각각 10%씩, 개발자 두 명은 각각 5%씩 주기로 했어요. 그렇게 반영해서 Stock Purchase Agreement 작성해주세요.
- 이 변 : 5% 라 함은, 회사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의 5% 인가요 아니면 발행하는 주식 중에서 5% 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 대표님 : 어, 글쎄요 생각 안 해봤는데요. 아마 발행 주식 중에 5% 가 되어야겠지요?
- 이 변 : 그러면 처음 발행 하는 주식 중에 5%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앞으로 계속 발행될 주식이 있어도 계속 전체 5% 를 맞춰주시겠다는 건가요?
- 대표님 : 음, 글쎄요. 그건 얘기 안 해보고 5% 만 동의 했는데요.
- 이 변 : 그러면 앞으로 추가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추가로 주식이 발행되어도 그 개발자의 주식은 발행되는 주식의 5%로 고정되어 있어서, 주식이 발행될 때마다 그 개발자의 주식도 올라가는 건가요?
- 대표님 : 그건 너무 번거롭고 주식을 너무 많이 주는 게 되겠지요?
- 이 변 : 하지만 개발자는 ‘회사 주식의 5%’를 그렇게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요?
- 대표님 :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다시 얘기해 보겠습니다.
- 이 변 : 만약 처음 발행하는 주식 중에 5%만 주기를 원하신다면, 대표님과 개발자 두 분 디자이너 두 분에게 주식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다섯 분이 발행하는 주식 중에서 5%인가요?
- 대표님 : 그렇게 자세히는 얘기 안 했는데 아마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 이 변 : 그렇다면 다섯 분 모두 동시에 주식을 발행받으시도록 하실 건가요?
- 대표님 : 아니요. 디자이너 한 분은 베스팅(Vesting)으로 몇 년 뒤에 받으실 거에요. 다른 한 분은 옵션을 드릴 거고요.
- 이 변 : 베스팅이 해당되는 주식은 발행되어도 회사가 되살 권리가 있어, 받으신 분의 완전한 보유 주식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대표님 : 그런가요?
- 이 변 : 꼭 % 로 주식 계약을 하셔야 되나요?
- 대표님 : 뭐. 꼭 그런 건 아니고요. 그렇게 얘기를 했어서요.
필자는 공동창업자나 초창기 함께 고생하는 창립 멤버들에게 주식을 줄 때 “회사 주식 중 몇 퍼센트 줄게”라고 계약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그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하므로 양측이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주식을 주는 회사 차원에서는 적게 주는 방법으로 해석할 것이고 주식을 받는 직원 입장에서는 많이 받는 방법으로 해석하게 된다.
계약서에 ‘몇 주의 주식을 준다’라고 적거나 꼭 % 를 사용하고 싶다면 ‘무엇에 관한 % 인지, 추가로 주식을 발행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자세히 적어서 분쟁의 여지를 남기지 말 것을 권한다. 좋은 취지로 마음 맞추어서 시작한 동료에게 오히려 분쟁의 여지를 남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회사 주식의 10%를 받게 되리라 이해하고 밤새워 몇 개월을 개발하여 드디어 회사 설립을 했는데, 전체주식의 10%가 아닌 발행 주식의 10%이고 투자자가 들어오면 지분이 더 적어지면서, 사이가 어그러지는 일은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주식보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4. 주식 증서에 서명되고 실제로 건네주기 전까지는 주식이 발행된 것이 아님을 잊지 말 것
가끔 회사 설립을 다른 곳에서 하고 온 회사에게 주식발행을 했느냐고 물으면 “예”라고 하시고 주식 증서를 보여 주신다. 하지만 서명은 아직 되어 있지 않다. 주식 증서에 서명되어 있지 않은 것은 서명되지 않은 계약서와 같다고 보면 된다. 아직 회사가 서명하지 않은 주식증서는 발행되지 않은 주식으로 보면 된다. 혹시 서명되지 않은 주식 증서를 받아들고 뿌듯해 하는 독자가 있다면, 바로 회사 서명을 받으실 것을 권한다. 그리고 주식 증서는 주주가 원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5. 옵션은 발행된 주식이 아님을 혼동하지 말 것
스톡옵션(Stock option)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옵션은 아직 발행된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만족되면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스톡옵션 홀더 (Stock option holder)는 아직 주주가 아니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만족되어서 주식을 사게 되면 그때 가서야 주주가 되는 것이다. 정해진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주주가 될 수 없는 것이 스톡옵션이다.
6. 베스팅 (Vesting)도 아직 발행된 주식이 아니다
스톡옵션과 함께 베스팅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베스팅은 완전한 재산권리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완전한 재산권리를 갖게 되는 시점은 상대측(주로 주식을 발행한 회사)이 내 재산을 되찾아갈 수 없을 때다. 거꾸로 말해 회사에서 옵션이나 주식을 베스팅 조건으로 직원에게 주었다면, 회사는 반대로 주식이나 옵션을 되살 수 있는 권리 (Repurchase Right)를 그만큼 반비례로 잃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되살 수 있는 권리가 완전히 없어지면, 베스팅이 완전히 없어진 것이고, 이 때 주식은 직원의 재산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베스팅은 주로 직원이 4년 근무하면 주식을 주는 4년 베스팅이고, 1년 Cliff Vesting 하고 난 후, 나머지 3년 동안에는 점차(월별로, 혹은, 일별로) 베스팅을 주는 것이 보통이다. Cliff Vesting 이라면, 베스팅이 그동안 하나도 안되다가 조건이 만족될 때에 한꺼번에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보통 1년이 되기까지는 0% 베스팅, 1년 차에 25% 베스팅, 그 후 매달 1/48 (전체 기준) 씩 추가로 베스팅이 된다. 4년 베스팅 기간이 다 되면 그 주식은 직원의 재산이 되어 회사가 되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직원이 일 년만 근무하고 그만두었다면 직원이 25%만 가져가고 나머지 75%는 회사가 되가져 갈 수 있다.
7. 주식 증서를 받으면 이름과 숫자가 정확한지 살펴라
주식 증서는 어찌 보면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한 장의 종이에 적힌 이름과 숫자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그렇게 지겹도록 싸우는 것이다. 그 이름과 숫자는 ‘누가 주주인지’ ‘몇 주를 소유하고 있는지’등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주식 증서를 받으면 내용이 맞는지 오타는 없는지 특히 회사이름과 주주 이름과 주식 수가 맞는지를 꼭 확인할 것을 권한다. 주식 증서 역시 사람이 만드는 것인지라 오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에 대해 많이 알 필요는 없다. 변호사나 주식에 대해 잘 아는 분이 대신 처리를 해준다면 말이다. 법적인 세세한 절차 사항은 변호사에게 맡겨버리고 영업과 개발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게 더 효율적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항은 알아두어야 투자자와 주식을 주고 투자받는 조건 등을 협상할 때 유리하다. 혹시 이미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를 모두 사용해서 주식을 다 발행한 법인이 있다면, 방법은 있다. 주 정부에 회사 등록 서류 변경 신청을 해서 최대 발행 가능 주식 수를 늘리면 된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니 앞으로 법인을 설립해서 새로 주식을 발행하는 법인이 있다면 위에 설명된 사항을 고려하길 바란다.
Editor’s Note: 실리콘밸리의 송&이 로펌에서 비석세스 독자들에게 전화와 이메일 상담을 제한 한도 내에 무료로 제공해 드립니다. 연락처는Song & Lee로펌 웹사이트인 www.songleelaw.com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칼럼의 내용은 Song & Lee 로펌에서 감수하였으며,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 위함이지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법률 자문을 주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