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산 사람은 시를 쓰고, 5년을 산 사람은 책을 쓰고, 10년을 산 사람은 ‘모르겠다'고 답하는 곳이 중국이다. 넓고, 다변하며 복합적이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우리는 중국을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오해한다.
김선우 대표가 유학을 계기로 중국과 연을 맺은 지도 거진 십 년. 그런 그가 ‘아직 중국을 모르겠다'고 답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갈 때마다, 볼 때마다 변하고 있어 무서운 곳이라고 했다.
그는 상해 푸단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함께 유학 중이었던 선배들과 함께 차이나다를 창업했다. 차이나다는 현재 중국 전문 미디어 ‘두두차이나'와 중국어 교육 서비스 ‘차이나탄'을 운영한다. 그가 알고 있는 중국과 그 시장 일면에 대해 물었다.
▲차이나다 김선우 대표(사진 출처: 헤럴드경제)
마크 저커버그도 중국을 ‘배운다'
"나는 베이징에 와서 기쁘다.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한다. 나의 중국어 실력은 형편없지만, 오늘은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싶다."
지난 10월, 저커버그는 칭화대를 방문해 30분 간 중국어를 말했다. 중국의 사위 다운 살가운 스킨십에 페이스북을 국가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대륙도 녹았다. 220조가 넘는 회사의 대표도 중국과 중국어를 배운다. 그의 부인이 중국인이기도 하지만, 중국은 페이스북에게도 놓칠 수 없는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모두 중국 진출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지만, 정작 중국 자체에 대해 알려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심지어 대통령도 시진핑을 만날 때면 가벼운 대화를 위해 중국어 공부를 해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기업가들은 중국 가서도 영어로 사업을 하려고 하거든요. 좀 무시하는거죠. 아직도 글로벌 기준이 미국으로 고정되어 있어요. 중국에서 투자 받고 사업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전략적 접근만 하지 중국을 알려는 노력은 부족합니다.”
대륙 시리즈, 가짜 음식, 짝퉁 천국…. 그가 유학 중이었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불합리와 불량, 불안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중국을 이해하고, 알리기 위해 미디어인 두두차이나를 만들었다.
이제는 그 이상이다. 중국은 2010년 GDP 2위 국가로 올라섰다. 현재 3위로 내려앉은 일본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거진 비슷했던 GDP가 올해에는 2배 이상(중국: 10,355B, 일본 4,770B)의 격차를 보였다. 중국의 내수 시장은 5천조 원 규모다. 김선우 대표는 이제 중국을 이해하고 아는 것을 넘어서 ‘배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도별 국가 GDP 발전 양태
“중국은 불과 20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에 세계의 중심으로 올라섰어요. 앞으로 한국에서도 점점 중국과 관련 없는 직업을 찾기 어려워질겁니다. 중국의 언어는 물론 문화, 사람을 배워야만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어요. 중국은 이제 한국이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할 나라입니다.”
최근 런칭한 차이나탄 역시 국내에 중국의 언어는 물론 문화를 소개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중국 현지 사람들이 실제 어떤 말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담기 위해 12명의 팀원이 2년 간 500개의 영상을 찍었다.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을 그대로 온라인에 옮겨놓는 수준을 벗어나, 모바일에 최적화된 ‘모태 디지털 교육 컨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 차이나탄의 포부다. 인터뷰 후 몇일 뒤, 차이나다는 13억 원의 투자 유치 소식을 알려왔다.
짝퉁이 아닌 ‘중국신 혁신'
사업을 위해 중국에 대해 배우다보면 틀림없이 크게 좌절하는 순간이 한 번은 온다. 철통 같은 정부 규제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구글도 이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는 어떤 성격을 띄고 있을까.
“중국은 석유, 통신, 화학같은 기반 산업을 철저히 보호해요. 그런데 IT, 미디어 역시 기반 산업에 포함을 시킨거죠. 포털이나 SNS 같은 플랫폼 사업들이 줄지어 퇴짜맞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반면 본인들이 아직 배울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컨텐츠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흡수합니다. 게임, 한류 컨텐츠같은 것들이죠.”
중국은 기본적으로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을 국정 기조로 삼는다. 먼저는 해외 기업에게 문을 열어 시장을 내준 뒤, 그 기술을 흡수시켜 자국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샤오미와 웨이보가 탄생했다. 짝퉁 논란이 있지만, 중국 관점에서 이것은 ‘중국신 혁신'이다.
“중국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자신들에게 맞는 플랫폼을 빠르게 재창조하는 능력이 있어요. 트위터보다는 웨이보의 UI가 중국인들에게는 더 편한 것이거든요. 삼성의 스마트폰이 100만원인데, 30만원으로 비슷한 걸 만들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혁신'이라고 보는 것이 중국입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바로 이런 것들이 중국만의 특수성이고, 이를 배우는 것은 중국 진출을 위해 중요하다. 짝퉁이 어느새 진짜가 되어버리는 곳이 중국이다. 그리고 샤오미는 이미 진짜들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언제까지 빗장을 걸어매고 있을 심산인걸까.
“과거를 돌아보면 중국 정부는 항상 점진적으로 시장을 개방합니다. 개방 시점은 자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그 시장에 안착한 이후입니다. 예를들어 페이스북이 향후 중국 시장에 들어오게 될 시점에는 이미 자국 SNS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거예요. 이런 식으로 점진적 개방을 했던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중국 문화의 재해석, 시장은 거기에 있다
정부의 극진한 내수 시장 보호, 흘러 넘치는 차이나머니, 세계의 공장다운 탄탄한 제조업 인프라. 중국의 스타트업은 모든걸 다가졌다. 특히 테크 스타트업의 약진은 막을 수 없을 정도다.
이에 비해 국내 스타트업이 중국,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제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한국 컨텐츠는 없습니다. 팔 수 있는 것들은 다 팔았죠. 앞으로는 반대로 중국 것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데서 기회를 볼 수 있습니다. ‘공차'의 성공이 좋은 예죠. 중국의 문화, 먹을거리, 컨텐츠들이 한국을 통해 글로벌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될겁니다. 바로 거기에 시장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 뉴스에서 경주 지역에서 출토된 토기 사진 하나를 봤다. 통일신라 때 것인데, 재밌게도 당나라 의복을 입고 있는 신라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실제 통일신라는 당시 당나라와의 문화 교류를 통해 독자적인 퓨전 복식 문화를 완성해 나갔다.
김선우 대표는 앞으로는 과거처럼 중국이 선진 문화국으로서 세계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 시기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고, 우리 기업도 시대 흐름에 맞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중국은 새로운 왕조 하나를 세운 것과 같아요. 과거 최고 강대국으로서 세계를 호령하던 역사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1,20년으로 끝날까요? 저는 지금이 최소 1,200년을 장식할 역사의 시작점이라고 봅니다. 결국 그 시작점 위에 서 있는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 관점과 태도가 중국 진출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입니다.”
중국어 배워서 뭐하게요? 중국어가 국제어 되는것도 아닌데 중국어 환상 버리고 영어공부하는게 정답입니다.아니면 외국어 포기하고 좋아하는거 하는게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저커버거는 마누라가 중국인이잖아 ㅋ
영어도 하고, 중국어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