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 관람가 59. ‘타인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  2017년 07월 07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총’이 나옵니다. 이 총을 맞은 사람은 즉시 총을 쏜 사람의 감정에 이입합니다. 곧바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게 됩니다. 오늘은 이 총이 무척 갖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팀원들 간의 속 얘기를 듣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까지 서로의 입장이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팀원들 간의 소통이 문제없이 잘 되고 있다고만 생각해왔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장 속상했던 점은 각자의 서운함이…

스타트업 관람가 58. ‘록키’와 ‘록키 발보아’ – 15라운드의 공이 울릴 때까지
2017년 06월 23일

영화 ‘록키(Rocky, 1976)’의 감독 존 G. 아빌드슨(John Guilbert Avildsen, 1935~2017)이 지난 16일 별세했습니다. 81세. 사인은 췌장암이었습니다. 실버스타 스텔론은 “나는 고인에게 많은 걸 빚졌다”며 “그의 연출력과 열정, 감각, 따뜻함이 록키가 태어날 수 있게 했다”고 애도했습니다. “천국에서도 히트영화를 곧 만들 것”이라는 말로 감독을 떠나보냈습니다. 아빌드센에게도 스텔론에게도, <록키>는 각별한 작품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두 사람을 있게 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빈민가에서 나고 자라 포르노배우로 살던 스텔론에게도, B급영화를 찍던 아빌드센에게도 <록키>는 그야말로 온 힘을 실어 휘두른 한방이었습니다….

스타트업 관람가 57. 우리들 – 마음이 통했으면 좋겠어
  ·  2017년 06월 09일

우릴 지치게 만드는 것. 늘 사람에게서 오는 스트레스인 것 같습니다. 일이야 뭐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바쁘면 또 바쁜 대로 재밌죠.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오면 에너지 소모가 상당합니다. 이기는 쪽도, 지는 쪽도, 결국엔 다 진이 빠져서 한숨 쉽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관계 맺기는 왜 늘지 않는 걸까요. 맞으면 맷집이 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직 나이를 덜 먹어 그런가 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네요. 인간관계에 서툰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다만 그걸 내색하지…

랜섬웨어 공격,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2017년 06월 06일

올해 5월은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WannaCry)”라는 랜섬웨어(Ransomware)의 공격으로 떠들썩했다. 영국의 NHS(국민보건서비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이 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았고, 국내에서도 대형 영화관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었다. 약 150개 국가에서 200,000명 이상의 피해자가 속출한 이 공격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취약점을 악용하여 빠르게 퍼져나갔다. 현재로서는 랜섬웨어의 킬 스위치 발견으로 인해 잠잠해지는 추세로, 워너크라이의 배후에 대해서 많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랜섬웨어에 사용된 언어를 분석한 결과,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그룹이 랜섬웨어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스타트업 관람가 56. 에이리언: 커버넌트 -
 후발 주자가 보여준 창조적 파괴
  ·  2017년 05월 26일

※ 스포일러 있습니다. 일찍부터 에일리언 시리즈는 묘했습니다. 제작부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게 참 독특했거든요. 총 4편의 에이리언 시리즈는 저마다 감독이 다릅니다. 1편은 리들리 스콧, 2편은 제임스 카메론, 3편은 데이빗 핀처, 4편은 장 피에르 주네가 연출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걸 두고 ‘끝말잇기’라 표현하기도 했었죠. ‘꼬리에 꼬리물기’는 에이리언만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영화와 영화가 꼬리를 물고 시리즈를 형성합니다. 이번 프리퀄 3부작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Alien: Covenant, 2017)’는 전작 ‘프로메테우스’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전작에서 실종된 우주선을 찾아 낯선 행성에…

4차 산업 혁명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  2017년 05월 22일

딜로이트는 좀 더 광범위한 시각에서 블록체인에 대해서 그리고 분산 원장에 대해서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공유된 데이터 또는 디지털 거래 기록을 제삼자의 개입 없이도 서로 믿을 수 있도록 해주는 네트워크 기술”로 정의한다 이러한 기술이 매력적인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외에도 미래의 기술 가치 때문이다. 미래의 기술적 가치라고 하면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에서 약간 벗어난 이야기를 해보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요즘 ‘핫’하다. 4차 산업 혁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타트업 관람가 55. 나는 부정한다 – 똥에 마음을 쓰지 말자.
  ·  2017년 05월 12일

우리는 모두 똥을 밟은 적이 있습니다. 단언컨대, 이 글을 읽는 스타트업 피플께서도 어디선가 똥을 밟은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엔 참 많은 똥들이 있고, 똥들은 비단 길바닥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빨간 대변 파란 응가 찢어진 설사…) 어느 업계의 바닥에나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을 하고서 똥은 응당 깔려있습니다. 문득 밟게 되는 어느 재수 없는 날, 소위 ‘똥 밟았다’고 말하게 되는 날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아.. 스타트업 관람가를 오늘은 똥 얘기로 더럽히고 있습니다. 독자 관계자 여러분,…

당신의 쥐메일 계정이 위험하다.
  ·  2017년 05월 11일

피싱 공격은 국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보안 사고이다. 일반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피싱은 주로 보이스(음성) 피싱의 형태로 피해자의 심리를 압박하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는 등 추가 피해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중의 보안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웬만한 피싱 수법은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등 피싱 수법도 지속적이며 빠른 속도로 진화하여 수많은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중국의 한 보안 연구원은…

스타트업 관람가 54. 히든 피겨스 – “누구의 도약이든, 우리 모두의 도약이야.”
  ·  2017년 04월 28일

정성껏 차린 상을 맛있게 먹고 난 기분이었습니다.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는 대부분 관객이 보고 나면 기분 좋아질 영화입니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습니다. 연출이나 각본부터 음악이나 의상 모든 게 딱히 흠잡을 구석 없이 매끄럽고요. 만약 다각형 다이어그램을 그려본다면 모든 항목에서 고르게 중상위 점수를 받아 예쁜 도형을 만들 것 같습니다. 배경은 1960년대 미국입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먼저 우주로 올라가려고 앞다투던 우주개척의 시대였습니다. 동시에 흑인이나 여성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때였습니다. 나사에서 일하는…

스타트업 관람가 53. 23아이덴티티 –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  2017년 04월 14일

인격이라는 건 사실 집합명사가 아닐까, 그런 의심을 남몰래 해왔습니다. 예컨대 ‘가족’이나 ‘국민’ 같은 말처럼요. 실은 내 속엔 ‘나1’ ‘나2’ ‘나3’처럼 여러 명의 내가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왜, 문득 새로운 나를 목격하곤 놀랄 때가 있지 않나요. 아니 내가 이런 면이 있었다니,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나도 모르는 내가 튀어나올 때, 그 낯섦은 당황스럽습니다. 긴장해서였을까, 아니면 자격지심이었을까. 때론 불쑥 나타나 훼방을 놓는 어떤 ‘이해할 수 없는 나’ 때문에 후회의 밤을 보내기도…

해커들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친 만우절 장난
  ·  2017년 04월 13일

만우절인 4월 1일을 맞이하여 올해도 구글, 스냅챗 등 다양한 기업들은 익살스러운 농담을 선보였다. 언어 교육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듀오링고 (Duolingo)는 이모지 언어 교육 서비스를 출시했고, 아마존은 애완동물들을 위한 알렉사인 펫렉사 (Petlexa)를 출시했다. 이러한 재미있는 장난이 오가는 날에, 해커들도 참여하고 싶지 않을까? 미국 언론사 중 하나인 뉴욕 포스트 (New York Post)의 앱 이용자들은 4월 1일에 이상한 푸쉬 알림을 받기 시작했다. 이 푸쉬 알림은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메시지와 록 밴드인 너바나 (Nirvana)의…

스타트업 관람가 다시보기 – 절대 절대 현실과 타협하지 않기로 해!
  ·  2017년 04월 07일

*편집자주: 이번주 관람가 다시보기는 최악의 상황속에서 현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당신의 꿈, 당신의 희망, 당신의 소울, 당신의 신념 그리고 여러분 자신을 지키면서 절대 절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스타트업하기로 해요!! 스타트업 관람가 6. 인터스텔라 – “스타트업 그거 해서 먹고 살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 2016.3.25 꿈, “우리는 원래 탐험가였다” “우린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더 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10. 쇼생크 탈출 – 파고, 파고, 파자 | 2016.4.21…

뷰티 스타트업 ‘휴메이저’ 권규석 대표, “싸드 문제로 회사가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본질에 집중”
  ·  2017년 04월 06일

한중간의 정치적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은 모양새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의 중요성과 진출 필요성은 여전하지만, 싸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데, 그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 진출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스타트업이 있어 이번 칼럼에서 소개해보려고 한다. 필자는 지난 3월 22일, 휴메이저의 권규석 대표를 만나 이번 투자 유치와 조인트벤처 설립 과정에 대해 소상히 물었다. 주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이한종 – 중국으로부터의 이번 투자 유치와 조인트벤처 설립 소식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시죠. 권규석…

블록체인의 현재: 신뢰기계, 스마트 컨트랙트
  ·  2017년 04월 04일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의 상용화나 개념 증명 사례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그래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간편인증 서비스나 외환 송금 등 금융 거래 비즈니스 모델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했던 초기부터 지속해서 연구가 계속되어왔다. 블록체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해 보면 이런 서비스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이 접목된 여러 서비스 사례들은 기술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과 스타트업의 마케팅
  ·  2017년 04월 03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대개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통해 생산 기기와 생산품 사이에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과정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AMI(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 독일과 중국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혁명’의 시대에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고객의 연결성’에 주목해 젊은이와 여성, 그리고 네티즌을 중심으로 시장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음을 간파해낸다. 그는 최근의 저서 <마켓 4.0>에서, 연결된 고객 집단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 경로를 탐색하고, 구매행동율(PAR, Purchase Action Ratio, 기업이…

스타트업 관람가 52. 로건 – 뉴비가 없으면
  ·  2017년 03월 31일

*스포일러 있습니다. 예고편부터 심상치 않았죠. <로건>의 티저 예고편에선 “오늘 난 나에게 상처를 냈소”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조니 캐쉬의 ‘Hurt’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곡은 조니 캐쉬가 사망 직전에 낸 유작이었습니다. 이 쓸쓸한 곡을 배경으로 비친 울버린과 자비에 교수의 낯선 모습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카메라는 흉터 가득 엉망이 된 몸으로 손을 덜덜 떠는 울버린.. 아니 로건을 비춥니다. 자비에 교수는 초췌한 몰골로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엑스맨과는 뭔가 다른 얘기를 하려는구나, 관객은 예고편을 보고 짐작했습니다. 호기심은 기대로 이어졌습니다….

당신의 개인정보를 노리는 해킹 공격
  ·  2017년 03월 30일

개인정보 대상의 해킹 공격은 꽤 흔한 편으로, 주변에서도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커는 탈취한 민감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웹사이트나 채널에 접근권한을 얻어 추가적인 해킹공격을 하거나, 그 정보를 하나에 20원~5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매매하기도 한다. 미국의 검색 엔진 야후는 지난 2014년, 해킹 공격으로 5억명 이상의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도둑맞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해킹 공격은 회원들의 불만을 키웠고, 야후와 버라이즌간의 인수합병 딜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또한, 현재까지의 수사에 의하면 러시아의 개입 의혹도 있어 사건의 심각성은 점점…

스타트업 관람가 다시보기 – OST 듣기편
  ·  2017년 03월 24일

스타트업 관람가 45. 슈퍼소닉 – 오아시스 리더, 노엘 겔러거의 4가지 ‘기업가정신’ | 2017.1.13 오아시스가 초음속(Super Sonic)으로 성장해 샴페인 색 초신성(Champagne Supernova)처럼 찬란히 빛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더인 노엘의 4가지 ‘기업가정신’ + Don’t look back in anger! (at least not today!) [더 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44. 라라랜드 – 경적을 울려주는 사람 | 2017.1.6 주인공 미아와 서배스천은 처음부터 좋게 만난 건 아니에요. 서배스천이 비난 섞인 경적을 울릴 때도, 미아가 서배스천의 피아노 연주에 마음이…

스타트업 관람가 51. 원티드 – 겨우 몇 발의 총알
  ·  2017년 03월 17일

※ 스포일러 있습니다. 《원티드》의 마지막 장면에서 흠칫 놀랐습니다. 주인공 웨슬리(제임스 매커보이 분)는 이렇게 말합니다. 야, 대체 지금까지 뭘 하고 이따위인 거야? What the fuck have you done lately? 불의의 일격이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3초 동안 웨슬리는 갑자기 영화 밖의 관객에게 말을 겁니다. 대뜸 카메라를, 아니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저런 말을 던졌습니다. 당황스러운 질문의 요지는 이거였습니다. “너는 왜 네 인생을 조연으로 살아?” 한번 사는 인생, 기왕이면 심장 뛰는 일을 하며 살자고, 이 영화는…

디도스(DDoS) 공격 도구로 돌변한 스마트홈 기기들
  ·  2017년 03월 16일

오랜만의 여가 시간, 편안히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한다고 생각해보자. 갑작스레 채널이 저절로 바뀌더니 다른 채널로 바꿀 수 없게 되고, 채널을 바꾸려면 돈을 입금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면 어떨까? 잘 작동되는 줄 알았던 냉장고의 문을 열었더니, 전원은 꺼져있고 안의 음식이 상해있다면? 보안을 위해 설치했던 카메라가 나를 감시하면서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면? 긴 하루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현관 비밀번호가 나도 모르는 새 바뀌어있다면?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으스스한 얘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집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스마트홈 기기들이 해킹되면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