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차량 애프터마켓 스타트업 5선
2016년 07월 11일

국내 차량시장 현황과 차량 애프터마켓의 정의

국내에 등록된 자가용 차량은 약 1,690만 대(2016년 5월 기준)로 차량 대수 기준으로 2011년 이후 매년 3.6%씩 성장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차량이 등록된 지역은 경기도로 약 410만 대가 등록되어 있지만, 차량밀도(즉, 면적당 차량등록 대수)는 407대/㎢로 4,261대/㎢인 서울의 1/10도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수치로만 보면 서울특별시 및 광역시가 차량 애프터마켓에는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car

차량 애프터마켓 분야의 스타트업은 이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차량 애프터마켓이란 차를 구매한 뒤 이에 따른 차량의 관리 및 사용, 수익, 처분과 관련된 시장을 의미한다.

차량의 관리란 정비나 세차, 튜닝 등을 의미하고, 사용은 내비게이션, 주유 정보 등 운행 관련 정보를, 수익은 보유 중인 차량을 통한 수익을, 처분은 중고 자동차 거래를 주로 뜻한다.

차량 애프터마켓 스타트업 주요 현황

글로벌 시장에서는 차량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주유소 위치 및 주유 가격을 알려주는 다양한 앱이 등장하고 있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스타트업은 찾을 수 없었다. 내비게이션 앱으로는 2013년 10억 달러에 구글에 인수된 웨이즈(waze) 정도가 존재했다. 그리고 차량을 보유자가 직접 관리하는 분야에서는 다양한 차계부 앱 등이 일부 존재했지만, 앱 자체만으로는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차량의 관리중개와 처분(중고차 판매)에 집중되어 있었고, 해외에서는 차량을 통한 수익(임대) 분야 스타트업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이들 분야에서 기존의 차량 애프터마켓과 차별화하여 소비자 혹은 사업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스타트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차량 애프터마켓 스타트업 중 국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한 '와이퍼'는 '기대되는 한국의 O2O 비즈니스 5선'에서 소개한 바 있어 이번 글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출장정비사에게 신뢰를 부여하다, 유어미케닉(YourMechanic)

미국의 차량정비 시장은 자동차 딜러가 직접 수리공장을 운영(Dealership)하거나 직접 샵을 보유하면서 전문적인 차량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비업체(Mechanic shop), 그리고 소비자의 집에 방문해서 수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출장정비사(Mobile Mechanic)로 구성되어 있다.

yourmechanic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출장정비사의 경우 미국에서도 정비업체의 틈새시장의 성격이 강하다. 출장정비사는 주로 가벼운 정비를 위주로 서비스하며, 정비업체의 50~80%로 매우 저렴하지만, 서비스의 수준이나 사후 서비스에 대한 위험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똑같이 다소 심각한 차량흠집(Dent) 사진으로 견적을 요청한 결과, 정비업체에서는 1,200~1,400달러로, 출장정비사의 경우 750~950달러 수준으로 회신했다.

'유어미케닉(YourMechanic)'은 이러한 출장정비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있다. 출장정비사와 동일한 서비스를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하되, 비즈니스화를 통해 고객의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차량수리 견적을, 카닥(cardoc)

'유어미케닉'이 출장정비사 시장에서의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국내 '카닥(cardoc)'은 정비업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소비자가 차량의 상태를 사진으로 올리고 견적을 요청하면 '카닥'에 등록된 정비업체들이 가격을 제안하고, 소비자는 그중에서 선택해서 정비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ARDOC

국내 자동차 수리시장은 가격이나 서비스의 모든 면에서 신뢰도가 매우 낮은 시장이다. 부품 일부만을 교체해도 되는 경우에도 전체를 교체한다든지, 지나치게 부품값을 높게 받기도 하고, 계약 내용과 달리 재생품을 쓰기도 한다. 양심적으로 수리하는 정비업체는 입소문이 나기도 하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높은 가격을 내고 수리를 받아온 것이 현실이었다.

'카닥'은 소비자가 사진을 찍어 직접 가격 견적을 의뢰하고 다수 업체가 제안한 가격 중 선택할 수 있게 해서 그런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있다. 서비스의 품질 부분에서도 '수리품질 보증서'를 기준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경우 '카닥'이 직접 보증하여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자신의 차로 소득을 올린다, 투로(Turo)

'우버(Uber)'가 차량보유자가 직접 차량을 운전하여 소비자에게 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투로(Turo)'는 차량보유자가 렌터카 회사처럼 자기 차량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중개하는 스타트업이다. 렌터카 서비스와 비교할 때 회사 소유가 아닌 개인 소유의 차량을 렌터카보다 저가에 빌릴 수 있다.

turo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올해 9월 초에 1주간 콤팩트 차량을 렌트할 때, '투로'는 최저가 일 16 달러(수수료 및 보험료 포함 총 140달러)로 빌릴 수 있었으나, 렌터카의 경우 일 18 달러(수수료 및 보험료 포함 총 255달러)가 최저가로 검색(카약 기준)되었다.

이처럼 '투로'는 개인이 보유한 차량을 렌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여 차량 보유자에게는 수익의 기회를, 고객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차를 빌릴 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 딜러 경매를 통한 최고가 판매, 엠파크 이지옥션

중고차를 판매하려고 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차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시세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밖에 없는 자동차 딜러와의 협상에서 소비자가 기분 좋은 결론을 얻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을 얻기 위해 수많은 중고차 매입처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다니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설령 자동차 딜러가 소비자에게 매우 유리한 가격을 제시했더라도 소비자는 찜찜할 수밖에 없다.

MPARK

'엠파크 이지옥션'은 자동차 경매 방식을 통해 자동차 판매상에게는 필요한 차량을 확보할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좀 더 높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기자의 경우도 직접 운행하던 7년 된 SM3를 2015년 이런 경매방식을 통해 지인이 운영하는 중고 자동차 딜러가 제시한 가격보다 약 70만 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최근 '이지옥션'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유사 스타트업의 경우 소비자가 올린 사진만으로 거래가 개시되어 편리하기는 하지만, 결국 경매로 낙찰된 구매자가 제시받은 가격이 구매자의 검수를 통해 다시 하락한다는 문제가 있다. 가격 자체의 객관적인 타당성 여부를 떠나 중고차 거래에 수반되던 '찜찜함'을 제거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와 달리 '이지옥션'은 자체 직원이 직접 검수를 진행한 이후 경매가 진행되어 낙찰가격이 최종가격이 된다. 중고차 거래에 필수적인 것처럼 여겨지던 심리적인 불편함을 완전히 제거한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할 수 있는 이유이다.

중고차 직거래 시장을 개척하다, 비피(Beepi)

'이지옥션'이 자동차 보유자와 중고 자동차 딜러 간의 거래방식 변화를 통해 중고 자동차 거래의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미국의 스타트업인 '비피(Beepi)'는 자동차의 구매자와 판매자 간 직거래 플랫폼을 통해 좀 더 본질적인 상호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고 자동차거래상에게는 매입한 차를 보관할 큰 주차장이 필요하고, 차량 관리뿐만 아니라 그런 시설관리에 대한 비용도 들 수밖에 없다. 주말이나 퇴근 시간 이후에 갑자기 몰려드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상대하기 위한 다수의 영업사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거래를 온라인 개인 간 거래 (P2P, Peer to Peer)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상당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혜택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beepi

또한 '비피'는 자동차의 상태와 그에 따른 가격을 정확히 추산하는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바탕을 두고 자사의 직원을 직접 판매자에게 파견하여 차량 상태를 측정하고, 자신의 플랫폼에 등록하는 것이다. 중고차량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 역시 '비피' 사이트를 통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차량이 실제로 판매되기 전까지 판매자는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며, 차량 판매에 관련된 서류작업 역시 모두 '비피'가 대신해준다. 만약 등록 후 30일 이내에 차량이 판매되지 않으면 '비피'가 직접 매입한다. '비피'는 다른 중고차 매입상에게 판매하는 것보다 통상 20%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김건우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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