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사이트②] 유명한 애독가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추천하는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
2014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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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결국엔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그 브랜드다워야 한다는 거죠."

김봉진 대표는 '스스로 브랜드인 자'다. 배달의 민족은 단순한 그의 공작물이 아닌, 그를 닮아 있는 브랜드다. 지나가는 버스, 지하철 전광판이 어디서나 '너는 먹을 때가 제일 예뻐'라고 다정하게 속삭인다.  배달의 민족 마케팅은 최근의 본 것들 중 가장 유쾌하고 친근하다. 그도 아마 그런 사람일 것이다. 경영하는 디자이너, 김봉진 대표를 완성해 온 책은 무엇일까.

마침 지난 주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를 추천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김봉진 대표를 다음 타자로 추천했다. '평소 굉장한 애독가'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봉진 대표 역시 추천하고 싶은 책이 많다며 흔쾌히 나섰다.

김봉진 대표가 추천한 이 책,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작년 김봉진 대표는 「청년창업 8권의 책으로 시작하다」라는 책을 집필했다. 자신의 창업 과정에 도움이 됐던 8개의 도서를 꼽아 소개한 것. 그의 창업 과정과 경영 철학 기반에 수 많은 양서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창업가에게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의 일독을 권하는 이유를 그의 언어 그대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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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는 간디의 자서전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책입니다. 간디가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책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고 강한 끌림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존에 알고 있던 경제, 경영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경영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떻게 구성원들을 동기부여시켜 최고의 상태를 만들 수 있는지 일텐데요. 아래 문장에서 많은 힌트를 얻게 되었어요.

'사람이라는 동력기관은 특별하여 보수나 외압이나 다른 어떤 종류의 연료의 힘으로 최대의 노동량을 산출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직 이 기관의 고유 연료인 '애정'이 기관에 공급되어 폭발할 때, 그 동력인 의지와 정신을 최고의 상태로 고취시켜 최대의 노동량을 산출하도록 만들어졌다.'

사람은 숫자로 이뤄져 있지 않은데 우리는 사람들조차도 숫자로 관리하려 들죠. 창업하시고 경영하시는 분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진정한 부(富)란 정직과 애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돈 잘 벌던 변호사였던 간디는 유학 길, 기차에서 한 권의 책을 읽고 마하트마 간디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바로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다. 그는 '내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책 한 권을 들라면, 바로 이 책일 것'이라고까지 이야기 했다. 후에 그는 구자라트 말로 이 책을 번역해 출판하는 열성을 보였다. 책의 무엇이 청년 간디의 가치관을 그리도 강하게 흔들어 놓았던 것일까.

존 러스킨이 이 책을 통해 정의하고 싶었던 것은 '진정한 부(富)'의 의미다. 결론적으로 그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부는 곧 '생명'이고, 이 '부'를 얻기 위한 유일한 선결조건은 '정직'과 '애정'이라고 말한다. 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주장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먼저 그는 영혼 없는 기존의 '부의 정의'와 '경제학'에 대해 거칠게 비판한다.

‘부’의 이름 뒤에 감춰진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은 다름 아닌 ‘타인에 대한 지배력’이다. 좁은 의미에서 부는 하인이나 상인 그리고, 예술가의 노동력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하는 힘을 뜻하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국민들의 노동력을 국가의 다양한 목적을 위해 (유익하든, 별로 관계가 없든, 아니면 유해하든지 부유층 기득권의 의도에 따라) 이용하는 힘을 뜻한다.

그렇기에 경제학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 각 개인이 ‘절대적으로’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기술도 필요할 뿐 아니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돈을 적게 벌도록 조장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부자가 되는 기술은 절대적으로나 궁극적으로나 자신을 위해 많은 재산을 모으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이웃이 자기보다 적게 소유하도록 획책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자신만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의 불평등을 확립하는 기술’인 것이다.

이 왜곡된 부를 차지하기 위해 경제학은 손익과 형평성, 합리성 등을 따져야 한다고 인류에게 가르쳐왔다. 이에 따라 수많은 자본가들은 투입 대비 최대 효율성을 끌어내기 위해 고용자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해왔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과 삶을 잃었다. 그러나 존 러스킨은 위에 김봉진 대표가 인용한 것과 같이 '인간은 오로지 고유 연료인 애정이 공급될 때에, 최대의 노동량을 산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연료는 돈이 아닌 애정이다. 이것이 그가 주창하는 생명의 경제학이다.

그는 애정을 통속적인 경제학자들의 계산을 모두 무효화시켜버리는 통제 밖의 힘으로 해석한다. 그가 경영자들에게 권하는 것은 이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잃고자 하는 자는 찾으리라. 모든 이해 관계를 떠나 순수한 동기로 고용자에게 호의를 베풀어보라. 경제적으로 의도한 바들을 모두 성취할 것이다.' 

책 제목인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를 따온 성경 마태복음 20장에는 '포도원의 일꾼' 비유가 등장한다.

하늘 나라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을 찾으려고 아침 일찍 나간 주인과 같다. 그는 일꾼들에게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주기로 하고, 그 일꾼들을 포도밭으로 보냈다. 주인이 오전 9시쯤에 다시 시장에 나갔다가 거기서 빈둥거리며 서 있는 몇몇의 사람들을 보았다. 주인이 그 사람들에게 말했다. ‘당신들도 포도밭에 가서 일하시오. 적당한 품삯을 주겠소.’ 그러자 그들은 포도밭으로 갔다.

(중략) 또 오후 5시쯤에도 시장에 나가 또 다른 사람들이 거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서 있습니까? 그들이 대답했다. ‘아무도 우리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도 나의 포도밭에 가시오.’

저녁이 되자, 포도밭 주인이 관리인에게 말했다. ‘일꾼들을 불러 마지막에 온 사람부터 맨 처음에 왔던 사람까지 품삯을 주어라.’ 오후 5시에 고용된 일꾼들이 와서, 각각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이제 맨 처음에 고용되었던 일꾼들이 왔다. 그들은 더 많은 품삯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러자 그들은 포도밭 주인에게 불평을 하였다. ‘저 사람들은 겨우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취급하는군요.’ 그러자 포도밭 주인이 말했다. ‘친구여, 나는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없소. 당신들은 한 데나리온을 받기로 나와 약속하지 않았소? 당신 것이나 가지고 돌아가시오. 나는 나중 사람에게도 당신과 똑같이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오? 내가 자비로운 사람이라서 당신의 눈에 거슬리오?’ 그러므로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포도밭 주인의 행동은 기존 경제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비합리적이다. 많이 일한 사람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나 주인의 목적이 '최대한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일꾼들의 삶을 살만하게 만들어주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주는 것'이라면, 늦게 온 자에게도 기회와 온정을 베푸는 것은 딱 들어맞는 해결책이다.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인 것이 곧 옳고 정의롭다 여기는 것은 우리의 사고가 갇혀있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다. 

 생명이 곧 부(富)다. 이 생명은 사랑과 환희와 경의가 모두 포함된 총체적인 힘이다. 가장 부유한 국가는 최대 다수의 고귀하고 행복한 국민을 길러 내는 국가이고, 가장 부유한 이는 그의 안에 내재된 생명의 힘을 다하여 그가 소유한 내적, 외적 재산을 골고루 활용해서 이웃들의 생명에 유익한 영향을 최대한 널리 미치는 사람이다. 별나라에서 온 경제학이라고 생각될지 모르나, 사실 이 경제학이야말로 지금까지 존재해 온 유일한 경제학이었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러스킨 본인도 '별나라에서 온 경제학'이라고 언급했을만큼, 출판 당시 대부분의 독자들로부터 거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존 러스킨은 머리말을 통해 '한 점 부끄럼 없이 말하건대, 이 논문들은 내가 지금껏 써 왔던 어떤 글들보다 훌륭하고, 진실하며, 필요한 말들만 사용했고, 또한 사회에 유익을 주는 글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의 이론은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거론되고, 필요로 되어지며,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 비정규직과 불합리한 노동 조건 문제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생명의 경제학은 이 현실을 타파할 마지막 보루로까지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책은 150년 전에 쓰여졌다. 진리와 지혜는 역사와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법이다.

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추천하는 다른 책

 11「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살아있는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님의 일에 대한 가치관을 담은 책입니다. 일이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좋다는 인식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는 책입니다. 그는 일이란 나 자신을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시키고 수련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이야기하며 회장님이 교세라를 일구시면서 겪게되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서양에서 시작되었지만 동양적 관점에서 일과 기업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인생을 바꾼 책입니다.

 

 

 

11122「회복탄력성」, 김주환

우리 모두는 실패를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도 모두 실패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유리공처럼 깨져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고무공처럼 더 높이 튀어 오르죠.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인데요. 어떻게 하면 회복탄력성을 기를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누군가는 스타트업의 평균은 실패라고 하는데요, 그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먼저 공부해 보세요.

 

 

 

 

캡처「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크

400만 명이 죽은 아우슈비츠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정신과박사의 자전적 이야기와 그 사건을 통해 바라본 수많은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이런 사건들을 독특한 로고테라피의 개념으로 승화시킵니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자유는 지나간 사건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유라고 합니다. ‘인간이 시련을 가져다 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Editor’s note: 실리콘밸리의 창업가, 유명 인사들 만큼이나 국내에도 그 통찰력의 깊이를 엿보고 싶은 스타트업계 인사가 많습니다. 비석세스에서는 앞으로 매주 한 번, 영향력 있는 인사가 추천한 도서를 릴레이 방식으로 소개할 예정이오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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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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