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향 크로스보더 비디오 커머스 ‘볼로미’와 한국의 ‘두비두’
2016년 09월 06일

회사 가치 2,000억 원의 중국향 역직구 방송 커머스 ‘볼로미’

bolo.me

중국 역직구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볼로미(波罗蜜, bolo.me)’는 방송과 실시간 채팅을 활용한 양방향 서비스다. 볼로미에서는 전문 MC가 중국에 있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중국 외 국가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소개하는 방송을 진행한다. 이때 채팅창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는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볼로미라는 사명에는 중국 소비자에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해외 직구 체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 영화 『대화서유(大话西游)』에서 주인공인 주성치(周星馳)가 순간 이동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볼로, 볼로미”라는 주문을 외운다.

볼로미의 창업자 겸 CEO인 장쩐동(张振栋)은 중국 직구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소위 해외 히트상품(빠오콴 爆款)은 정작 해외 현지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쩐동은 "해외에서 환영받는 인기 상품을 중국으로 빠르게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볼로미의 목표”라며 “한국, 일본에서는 매출이 높지만, 중국 내 인지도는 전무한 상품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크로스보더(Cross boarder) 비디오 커머스로서 볼로미의 차별점은 중국 최대의 키워드 검색 엔진인 바이두(Baidu)와의 전략적 협업이다. 볼로미는 향후 판매 중인 상품의 정보를 모두 바이두에 공개할 예정인데, 상품 정보에는 볼로미 해외 법인에서 직접 촬영한 매장 사진, 상품 사진, 상품 영상, 상품 정보 등이 포함된다. 중국 바이두 모바일 웹페이지(m.baidu.com)에서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볼로미의 상품정보가 검색 결과로 노출되며 소비자들은 모바일 웹에서 주문과 구매를 할 수 있다.

한편 바이두는 볼로미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하고,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검색엔진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장쩐동은 과거에 안드로이드마켓 연맹 ‘UUCUN’을 설립하여 2013년 7월 바이두에 매각한 바 있다. UUCUN의 이윤은 무려 20배 증가했고 바이두 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는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볼로미가 바이두로부터 유치한 투자는 장쩐동이 과거 UUCUN에서 보여준 성과와 그때의 신뢰 관계가 기반이 되었다.

장쩐동은 중국 직구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 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와 중국인 해외 여행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2015년 1월~5월 중국에 수입된 한국 화장품은 전년 대비 26.3% 증가했으며 수입액은 17억 달러(한화 약 1조8천억 원)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10년간 평균 10.8%의 성장률을 보였다.

클릭 몇 번으로 영상 제작이 가능한 오픈마켓 형 비디오 커머스 ‘두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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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비두(dovido)는 지난 30일 KT(Korea Telecom)가 출시한 ‘커머스’ 특화 비디오 플랫폼이다. ‘두비두’는 누구나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상품 판매와 광고 수익까지 얻는 오픈마켓 형 비디오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두비두 프로젝트를 총괄한 강민호 상무는 “우리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기를 담은 ‘하우투(How to)’ 동영상 트렌드에서 성공의 기회를 발견했다”며 “이러한 영상은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무한하고, 반복 시청이 쉬우며,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터가 유튜브 등에 동영상을 올리려면 촬영에 하루, 편집과 보정에 3~5일이 걸리는 데 반해 두비두에선 클릭 몇 번으로 영상 제작이 가능한 점, 장기적으로 오픈마켓을 지향한다는 점 등이 기존 비디오 커머스와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두비두는 중장기적으로는 오픈마켓을 추구하지만, 당장은 KT가 제휴한 쇼핑몰(코리안몰)과 연계된 상품을 다룰 예정이다. 향후 두비두는 ‘뷰티’ 콘텐츠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나설 계획이며 2020년까지 738억 원의 순 매출과 1조 원의 거래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두비두의 당면 과제는 기존 동영상 플랫폼으로부터 크리에이터를 유입시키고, 플랫폼 내 초기 트래픽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6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중국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

중국향 크로스보더 비디오 커머스라는 관점에서 보면, KT의 두비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영상 제작의 편이성을 차별성으로,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제작콘텐츠(UCC, User Generated Contents) 수준의 콘텐츠를 양산하며 ‘하우투’라는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을까? 단순히 중국어 자막을 편하게 영상에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중국향 콘텐츠로서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UCC의 확대 재생산을 끌어 낼 수 있는 전문가제작콘텐츠(PGC, 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s), 실시간 방송을 통한 이벤트 등 트래픽을 끌어 내는 과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제품 판매자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며, 결국엔 플랫폼으로서 구실을 할 수 없다.

볼로미의 경우 중국 상해에 본사를 두어 볼로미 앱의 운영을 총괄하고 한국과 일본에 법인을 두어 상품소싱, 상품기획, 생방송 판매 등의 업무를 관리한다. 볼로미는 단순히 한류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모델을 넘어, 한국의 중·소 뷰티, 패션, 인테리어 브랜드숍의 중국 진출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현재 볼로미는 제조·유통사와의 계약을 통해 공급가로 납품받은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물론, 블로미 역시 생방송 콘텐츠의 품질, 쇼핑 호스트의 수준을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다. 또한, 한국에서 소싱되는 제품들이 장쩐동 창업자가 지향하는 한국의 패션·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으로 구성되기에는 여전히 매력이 부족하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매출액 중 5,057억 달러(약 600조 원)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타오바오(Taobao)와 같은 대형 이커머스가 제품의 가격 비교, 구매 등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그치지 않고 생활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볼 때, 중국의 2·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버티컬 이커머스에 콘텐츠, 스토리텔링, 디자인 등의 요소를 결합한 크로스보더 비디오 커머스 분야는 충분히 유망해 보인다. 600조 원 규모의 중국 모바일 이커머스 시장을 새롭게 개척할 한국 스타트업의 도전을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Insider Retail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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