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은 어떻게 돈을 벌까?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날 고급 음식점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전에 음식점을 예약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예약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예약 없이 음식점을 찾았다가 한 두 시간을 기다리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그룹헙과 심리스가 배달 문화를 전화에서 온라인으로 바꾸었다면, 그보다 훨씬 오래전인 1998년에 설립된 오픈테이블(OpenTable)은 미국의 예약 문화를 바꾸었다.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업체들의 서비스 규모를 총 합친 것보다 10배 이상 (예약 기준, 예약 가능 레스토랑 수 기준) 큰 오픈테이블은 미국 레스토랑 예약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현재 3만 1천개의 레스토랑이 오픈테이블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4분기에만 약 3,850만 건의 예약이 오픈테이블을 통해 이루어졌다. 현재 주가는 79.56달러(약 8만 5천 원)로 2009년 5월 20달러(약 2만 1천 원)에 상장된 후 약 5년 동안 4배 상승하였다. 오픈테이블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미국 음식점들이 오픈테이블을 사용하는 이유를 분석해보았다.
오픈테이블의 비즈니스 모델
오픈테이블의 고객은 예약을 하는 일반 소비자와 오픈테이블의 예약 시스템을 사용하는 서비스 제휴 음식점(기업 고객)이다. 오픈테이블 서비스와 제휴시 시스템 설치 비용과 시스템 사용 트레이닝 비용 등 초기 비용을 레스토랑 규모와 트레이닝 정도에 따라 200달러(약 21만 원)에서 최대 700달러(약 75만 원)까지 청구한다. 그러나 이는 제휴 서비스 초기에 발생하는 수익일 뿐, 오픈테이블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예약 수수료와 예약 관리 도구 및 서비스 제공료로 크게 두 가지이다.
1. 오픈테이블로 예약된 좌석이 실제로 채워질 경우 받는 1달러(약 천 원) 수수료
오픈테이블은 자사 앱을 통해 예약이 이루어지고 고객이 실제로 음식점에 방문할 경우 해당 음식점으로부터 건당 1달러를 수수료로 받는다. 만약 오픈테이블 예약 시스템이 설치된 음식점의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이 발생할 경우 건당 25센트(약 250원)을 받는다. 지난 4분기에 3,850만 개의 예약이 있었지만, 그에 따른 매출이 2,780만 달러(약 300억 원)인 이유도 고객이 예약 후 실제 레스토랑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레스토랑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약 수수료는 오픈테이블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2. 레스토랑에 예약 관리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해주며 매 월 정기적으로 받는 199달러(약 21만 원)
오픈테이블은 예약 관리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제휴 음식점으로부터 매달 199달러의 고정 서비스 이용료를 청구한다. 50달러(약 5만 원)를 추가로 지불하면 집 컴퓨터로도 오픈테이블에 접속하여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고정비 20만원이 부담스러운 소규모 음식점을 위해 ‘오픈테이블 커넥트’(OpenTable Connect)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정 이용료 50달러(약 5만 원)에 고객 당 2.5달러(약 3천 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오픈테이블은 월 고정비로만 작년 한 해 6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2012년과 비교하여 15% 이상 성장한 수치이다.
오픈테이블을 사용하는 이유
한 달에 정기 사용료 199달러, 예약 건 수당 1달러를 내면서 왜 사용하는 것일까? 오픈테이블을 통해 이루어지는 예약 건 수를 한 달 평균 500건이라고 가정하면 음식점은 매달 오픈테이블에 총 700달러(약 75만 원)의 높은 사용료를 내는 것인데, 이들은 왜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가?
1. 예약과 매출을 유도하는 직/간접 마케팅 효과
오픈테이블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음식점이 매달 지불하는 시스템 이용료 200달러는 오픈테이블을 이용하는 음식점의 예약 1건당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예약 3건의 매출을 이용료로 지불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또한, 음식점은 독립적인 웹사이트만을 운영했을 때와 비교하여 오픈테이블을 통해서 많은 소비자에 노출되는 광고 효과를 얻고 있다. 실시간으로 남겨진 예약 자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식점에서 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주변 음식점으로 대체 예약함으로써 빈 자리를 채워주는 효과가 있다.
2. 고객 데이터를 오픈테이블의 손에
한편 매출이 크지 않은 음식점도 울며 겨자먹기로 20만 원이 넘는 고정비를 내며 오픈테이블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첫째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오픈테이블을 사용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동안 음식점을 예약했던 모든 고객의 방문 패턴 및 주기 등 고객 데이터를 오픈테이블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테이블 탈퇴시, 그동안 방문한 고객은 물론 잠재적 고객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두 잃게 된다. 아무리 작은 비즈니스도 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지는 요즘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잃는 것은 큰 손실이다.
오픈테이블의 2014년 예상 매출은 2,000억 원이다. 국내에서도 오픈테이블과 유사한 ‘예약왕포잉’ 서비스가 있지만 예약 문화가 많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예약 앱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오픈테이블은 그루폰이나 스퀘어처럼 몇 년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아니다. 오픈테이블의 성공은 인터넷도 제대로 발달되지 않았던 1998년부터 15년동안 뚝심 있게 한 길을 걸어온 결과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오픈테이블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