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의 창업가들이 사업계획을 짜면서 처음부터 글로벌을 생각한다. 몇 아는 벤처투자사 선배들이나 경험 있는 창업가들은 한국시장도 충분히 큰데 일단은 국내시장에 집중하라 또는 한국에서나 일단 잘하라고 조언을 한다. 내가 소속된 Strong Ventures는 처음부터 글로벌하게 가도 된다고 주장한다.(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글로벌시장을 향해 뛰는 젊은 한인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투자도 한다. 이게 우리의 큰 목적이다. 그러나 그 창업가들에게도 기반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 기반은 바로 글로벌 시장의 언어인 영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 영어 잘한다, 너는 못한다” 식의 잘난 척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이 토픽을 다룬다. 나 역시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지 않았다. 한살 때부터 스페인에서 살면서 집에서는 한국어를, 학교에서는 스페인어를 쓰면서 자랐다. 초등학교 3-4학년 무렵 (이름이 너무 딱 맞는) Mrs. England(영국에서 교사직을 은퇴하고 스페인으로 이민 온 너무 좋은 선생님이었다)선생님을 만나 과외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내 파트너 배기홍 대표와의 정말 재밌는 인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같은 시기에 스페인에 막 도착한 또 다른 한국 초등학생이 영국학교 진학을 목표로 역시 Mrs. England에게 열심히 영어를 배우고 있었다. 그 초등학생이 바로 내 Strong Ventures의 파트너 배기홍 대표다.^^) 여하튼 나는 계속 과외로만 영어를 배우다 중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야 영국학교로 진학을 해 현지 영어를 터득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영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한다. (영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비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포스팅하고자 한다.)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새기 전에 다시 강조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글로벌 벤처사업을 하려면 영어는 필수다. 그리고 좀 더 사업을 확장했을 때, 돈을 좀 더 벌어서 투자를 받은 후에 (등등)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고용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 창업가 당신이 직접 영어를 잘 해야 한다. 현재 만족할 만큼은 못하더라도 기어코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야겠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
창업가가 영어를 잘해야 하는 상식적인 이유를 몇 가지 들자면 아래와 같다.
1) 글로벌 시장에 당신의 제품을 팔려면 -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마케팅을 잘 해야 할 사람은 그 누구보다 더 창업가 당신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꾸 outsourcing하려고 하지 마라. 특히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서는 당신이 영업팀장이고 당신이 영업직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면 당연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영어로 잘 설명해야하고 skeptic한 고객들을 설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질문이나 고객만족의 문제가 있을 때 깨끗한 영어로 잘 풀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고객이 보는 웹사이트, 앱, 브로셔 등 모든 User Interface에 문장과 spelling이 정확해야 한다. 영어를 못해도 이해해주겠지라는 태도는 작은 스마트폰 하나를 기반해 전 세계가 경쟁하는 현(現) 시기에서는 버려야 한다.
2) 글로벌 VC에게 투자를 받으려면 - 글로벌 벤처를 추진하는 모든 창업가들은 Silicon Valley VC한테 투자 받고 싶어 한다. Silicon Valley VC들은 투자 시 제품과 사업도 보지만, 초기, Seed Round 그리고 Series A나 Series B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VC들이 창업가, 즉 사람을 주로 보고 투자한다. 그들 앞에 당신이 섰을 때 직원이나 통역관을 통해서 당신의 비전과 제품 또는 서비스를 설명할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시간이 넉넉지 않은 바쁜 VC가 미팅을 잡아주지도 않거나 미팅 시 답답해서 중단시키고 사라질 거다. 투자사한테 pitching할 때도 비전, 사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장 잘 아는 창업가 당신이 서야 한다. 그때 더듬더듬 되는 영어로 설명하면 한국인 창업가 망신만 더 주고 나올 거다.
3)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가려면 - 글로벌 벤처를 키우고 싶다면 특히 혼자서는 어렵다. 더 큰 벤처와 회사들과 접촉을 많이 해야 하고 협력제휴를 해야 할 때가 많다. 이러한 협력제안을 할 때 창업가는 자신의 벤처가 가지고 오는 value proposition과 협력그림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잘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이때 더듬더듬 말하면 아무리 제품과 회사가 좋아도 전달이 잘 될 수 없으므로 좋은 파트너십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외에 영어를 꼭 계속 배우고 연습해야하는 이유는 많다. 특히 지금 같은 글로벌 한 시대에는...
그래서 우리 Strong Ventures에서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창업가면 꼭 영어를 항상 배우고 현지 수준으로 만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변명이 없어야 한다. 꿈이 있으면 그 꿈에 맞는 실행이 있어야 한다. 달성은 소원을 가지고만은 안 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가는 창업가 여러분, 영어는 필수입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숙해져야 합니다. 저 역시 계속 배우고 연습합니다. 겸손히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