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배틀, 그 세번째 이야기
이른 아침부터 약 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불야성을 이루었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비런치 2014(beLAUNCH 2014)’의 둘째날 행사가 그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첫 개최 이후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트업 쇼케이스로 자리잡인 ‘스타트업 배틀(Startup Battle)’은 올해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지원한 120여 개의 스타트업이 1차 서류 심사를 거쳤고, 2차 심사 발표 심사에서 52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종적으로 20개의 스타트업이 선발되었다.
행사 첫째날이었던 14일, 10개 팀이 이미 발표를 마쳤고 남은 10개 팀의 발표가 오늘 진행되었다. 둘째날 오전 스타트업 배틀의 첫번째 순서는 ‘미래에 일어날 이벤트의 정보 검색 플랫폼’인 ‘노티보(Notiva)’였다. 호주 출신의 창업자 ‘닉 바커(Nic Barker)’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나열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들은 범람하고 있고,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또한 그러는 사이에 정작 반드시 챙겨야 할 유용한 정보는 뒤늦게 알게 되거나,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리기 일수다. 이러한 정보 제공의 비효율을 해결하기위해 노티보는 이용자가 ‘사건’을 팔로우하는 방법을 택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관심있는 사건’을 팔로우한 이용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시의적절한 정보를 반복적인 인터넷 검색 없이 ‘알림(Push)’받을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사업가들이 서비스에 가입해서 자신들의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서비스의 장점으로 정확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받아 볼 수 있으며, 사생활 침해가 없음을 꼽았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사용자 간에 교환되는 정보를 오류 없이 정확히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며, 광고 기능을 보강하여 정보의 검색에서 소비자의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 필요하다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두번째로 무대에 오른 ‘뱅크샐러드(Banksalad)’는 소비자에게 꼭 맞는 신용카드를 아주 쉽고 정확한 방법으로 찾아주는 서비스이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신용카드 2,100개의 혜택을 소비 패턴에 따라 자체 시스템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신용카드를 제공하고자 하는 뱅크샐러드의 발표는 김태훈 대표가 진행했다. 지난 한 달간 베타 테스트를 실시, 6,800명의 이용자를 끌어들여 272명이 카드 추천 서비스를 통해 실제 카드 발행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카드 발행이 카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과다하게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여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뱅크샐러드의 서비스는 4% 이상의 수익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생애가치가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김태훈 대표는 연령대 별로 주기적으로 통계화된 정보를 제공하여 향후 신용 카드 활용의 필수적인 매니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세번째 순서는 mVoIP를 이용, 무료통화 솔루션인 ‘브릿지(Bridge)’를 제공하는 ‘플레이몹스(Playmobs)’였다. 스마트폰 역시 핵심적인 기능은 ‘통화’이다. 기존에 존재하는 통화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들은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특징도 제각각이다. 브릿지는 단 한 번의 통화 버튼 클릭만으로 서비스를 실행하고 상대방의 mVoIP 가능 여부를 판단해 자동으로 무료 또는 일반 전화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베타버전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mVoIP 기술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최정우 대표는 시범 테스트 결과 통화 품질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며, 스와치 오프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네번째로 발표에 나선 팀은 ‘큐키(Keukey)’이다. 스마트기기에서 백스페이스의 입력 없이 손쉽게 오타를 수정하는 키보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큐키는 타이핑 하는 중간에 방해받지 않고 계속 글자를 입력할 수 있다. 백스페이스 자체가 없으며 단어의 알고리즘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변경하고자 하는 텍스트를 입력하고 화면을 드래그하면 자동으로 오타 수정이 이루어진다. 현재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경쟁업체와의 차별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장을 전부 입력한 다음에 오타를 수정하는 것은 독보적인 큐키만의 기술이라는 대표의 설명이 있었다. 또한 글로벌 세일즈를 위해 40여개 이상의 언어군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여 초기 사용자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섯번째로 무대에 오른 팀은 ‘위앤팩토리(We&Factory)’로 모바일 디바이스가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은 현재도 비효율적인 전단지 광고가 범람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소지한 고객이 오프라인 상점 앞을 지나가면 자동으로 제품의 광고 정보를 쿠폰 형태로 기기가 스스로 내려받는다.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해당 기술을 가능하게 했으며, 페이지 접근 수수료(Admin Page Fee)와 메시지 건당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미 CJ 올리브영과의 협업 하에 자사의 서비스가 곧 런칭할 것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오프라인 쇼핑 경험의 질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타트업 배틀, 그 네번째 이야기
이어서 오후에 진행된 세션의 첫번째 순서는 ‘일정한 학습원리에 따라 파생되는 마인드맵을 활용하여 무작위로 흩어져 있던 교육 컨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사용자의 개인 학습 수준에 최적화된 맞춤식 컨텐츠를 제공’하는 ‘지니어스 팩토리(Genius Factory)’였다. 지니어스 팩토리의 이주환 대표는 충남 보령에서 자란 자신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공부에 흥미를 느껴 열심히 하다보니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핵심 기술인 ‘마인드맵’을 통해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현재 공교육의 문제점인 ‘주입식 교육’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엔젤리스트(AngelList)의 나발 라바칸트(Naval Ravikant) 대표는 컨텐츠를 어디에서 제공받는지 그 출처에 대한 질문을 하며 유투브와 같이 이미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와 협업을 통해 컨텐츠를 공급받는 것은 어떤지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주환 대표는 현재 많은 컨텐츠 제공업체들과 제휴를 진행 중이고, 차츰 양질의 자료를 갖춰가겠다고 답변했다.
두번째로 무대에 오른 ‘뉴스젤리(News Jelly)’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데이터 시각화 컨텐츠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그룹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입력과 수집이 가능한 시각화 에디터를 통해 ‘즉시성’이 강화된 데이터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만에 수익이 발생했으며, 현재 서울시와도 사업 제휴에 대해 논의를 나누는 등 단기간에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냈음을 역설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특히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이에 대해 정병준 대표는 시각화된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경험을 서비스의 핵심 가치로 언급하며, 분야의 경계를 두지 않고 사업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세번째 순서는 첨삭작업에 특화된 웹기반 문서 에디터를 제공하는 온라인 첨삭서비스 플랫폼인 ‘에디켓(Ediket)’이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하며 수 많은 에세이를 썼던 본인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김민규 대표는 에세이를 첨삭해주는 시장의 공급과 수요 사이에 빈 틈이 있음을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첨삭자에게 손쉽게 첨삭을 부탁하고 첨삭자 또한 그들의 의견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고,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이러한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기술을 현재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향후 교육과 법률 문서 작성에 이르는 폭넓은 사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서비스의 인터페이스가 직접 손으로 펜을 들고 첨삭을 하는 것과 비슷해서 매우 흥미로웠다는 의견과 함께 경쟁업체와의 관계, 기존에 존재하는 서비스에 플러그인으로 해당 서비스를 삽입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에세이 작성과 첨삭의 과정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강점으로 꼽으며, 플러그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협력할 생각이 있다고 답변했다.
네번째로 발표에 나선 팀은 ‘쿠리(Cooori)’로 철저한 개인맞춤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사용하여 온라인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였다. 정해진 시간마다 과제를 수행하여 사용자의 학습효과를 증대시키는 것을 강점으로 소개했다. 독해, 듣기, 회화 등 외국어 학습에 필요한 필수 학습 과정을 모두 다루고 있다고 강조하며, 특히 일본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일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미 이룩해냈다고 이야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재 많은 학습 서비스가 시장에 있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아나르 젠슨(Arnar Jensson) 대표는 이미 충분한 유료 고객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통해 고객의 수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다섯번째로 무대에 오른 팀은 장애, 희귀성, 난치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보호자들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 서비스인 히어아이엠(Hereiam)을 제공하는 ‘프라미솝(Promisope)’이었다. 발표를 맡은 이준호 대표는 우주항공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가 갖게 된 자녀가 선천성 장애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인생의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갖고 있는 부모나 그들을 돌보는 보호자를 위한 매칭 시스템과 소통 공간을 제공하고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향후 온라인 스토리 북 발간과 온라인 심리치료 등의 컨텐츠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벤처투자자(VC)들은 흔히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에 투자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비즈니스에는 투자를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과 함께 강제적인 성장보다는 유기적인 성장을 유도해 보라는 조언이 있었다.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종 TOP 20 업체들의 치열한 경연장인 ‘스타트업 배틀(Startup Battle)’이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최종 우승팀은 비런치2014 폐막 직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