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오늘 기자간담회서 ‘바로 결제 수수료 0%’ 발표
2015년 07월 28일

배달의민족_비전발표회_1

배달 앱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바로결제 수수료 0%를 선언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늘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비전 발표회를 개최했다.

오늘 기자 간담회에서 우아한형제들은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인하하고, '배민라이더스', '배민 FRESH'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을 통해 푸드 테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익의 30%를 차지해왔던 바로결제 수수료를 포기한다는 것은,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배달의민족 앱 내에서 결제가 이루어질 경우, 소상공인이 주문금액의 5.5%~9%를 수수료로 지급해왔다. 이 때문에 작년에는 높은 수수료로 소상공인에게 횡포를 부린다는 논란까지 일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은 "바로결제 수수료 0%는 지난 1년 간의 고민 끝에 결정한 새로운 도전으로, 유사 업종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혁신이며 배달 산업을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배달의 민족은 지난 5월 인수한 덤앤더머스와의 협업을 통해 '배민 FRESH'라는 신선식품 정기배달 서비스에 올 하반기부터 주력할 예정이다. 배민 FRESH는 28대의 냉장 트럭과 물류 시스템을 통해 반찬, 주스, 샐러드, 빵, 국, 과일, 야채 등 식료품을 신선한 상태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6월부터는 외식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도 시작했다. 이를 위해 배달의민족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라이더스'라고 불리는 배달 인력을 교육해온 바 있다. 배민라이더스는 오는 8월부터 강남에 진추랗며, 연내 서울 주요 지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당장은 수익이 반 토막 날 지라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새로운 비전과 고객 만족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비전 발표회 때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질의 응답]

- 작년 총 매출과 올해 목표 매출이 궁금하다. 

작년도 매출액은 291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151억 원이다. 올해에도 적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매출을 늘리는 것에 앞서, 고객을 어떻게 늘릴지를 더 많이 고민할 계획이다.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에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니 응원해달라.

-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향후 매출 기대 비중이 현 사업과 신사업 중 어느 곳에 더 많이 실릴지 궁금하다. 

올해 중,하반기까지는 신사업에서 매출을 올릴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민프레쉬와 배민라이더를 통해 반드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 배달의민족 월 방문자 수가 300만 명이라고 밝혔다. 160억 원이라는 마케팅 비용에 비해 다소 부족한 수치 아닌가. 

솔직히 우리도 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도 확장하고 서비스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 배민프레쉬의 중간 성과는 어떤가. 

덤앤더머스는 지난 2011년에 법인을 설립하고 마치 새벽에 우유를 배달하는 형식으로 다양한 신선식품을 배달해왔으며,  2개월 전에 배달의민족과 한 식구가 됐다. 현재 싱글족과 만벌이 가족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고유의 소비 패턴이 상거래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현재 배민프레쉬는 서울, 경기, 인천 쪽에서 신사업 관련 물류 시스템을 잘 갖춰놨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좋은 농산물과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과 함께 더 좋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배달할 것이다. 현재는 월 5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1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간 2,300%씩 성장 중이다.

- 배달의민족의 '새로운 도전'이 즉 '물류 산업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앞으로 O2O 산업에 전념할 것이라 읽힌다. 물류 산업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노란 번호판(운송 허가권) 문제다. 이것은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가. 

배민프레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물류 시스템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에 있다. 덤앤더머스는 쿠팡보다 훨씬 이전부터 물류 사업과 상거래를 연계한 O2O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O2O 비즈니스의 핵심은 바로 연결에 있는데, 그 매개체가 물류 시스템이다. 우리는 오랜 경험과 시도 끝에 화물 운송업, 식품 운반업, 법인 용달업 등 물류 산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법적 허가들을 다 얻어 놨다. 그 말은 결국 우리가 공식적으로 노란 번호판을 붙일 수 있는 자격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에도 배송 차량에 노란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고, 올해 안으로 전체 차량에 부착할 예정이다.

또 전통적으로는 우유처럼 새벽에 배달하는 대리점 형식이 많은데, 우리는 특이하게 밤 10시부터 그 다음 날 새벽까지 배달하는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따라서 교통 정체에 따른 배송 지연이 없다. 물류 원가 대비 효율성이 아주 좋다. 현재 배민프레쉬는 철저하게 수요를 기반으로 물류 시스템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현재 일일 1,200건에서 2,000건 정도 배달을 한다. 수요를 기반으로 물류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요가 없는데 물류만 확장되어 있을 때 손해가 난다. 현재 우리는 물류 쪽에서 수익이 나올 정도로 잘 운영하고 있다.

- 현재 배달의민족의 광고 모델은 파워콜과 울트라콜 두 가지가 있다. 광고 수익 모델을 더 늘려갈 계획이 있나.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등의 광고 모델을 분석하고 있다. 실제 업소 사장님들께서도 다양한 광고 상품을 원하신다. 다양한 고민을 통해 업소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올해도 영업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최근 IPO에 대한 소문도 돌고 있다. 확실한 입장을 밝혀달라. 

매출이 반 토막 나는데 실질적으로 상장은 어렵지 않겠나. 현재 우리는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다양한 사업 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단계기 때문에 상장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시기다. 당장 1,2년 안에는 계획이 없다.

- 일본 등 해외 진출도 같이 진행 중인데, 해외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에 변경이 있나. 

해외는 현재 의미있는 매출이 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국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었다고 해서 해외에서도 변경되는 바는 없다.

- 현재 수익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광고가 50% 정도고, 바로 결제가 30% 정도다. 남은 부분은 외부 결제 수수료다. 많이 오해를 받는데, 외부 결제 수수료는 카드사 수수료와 동시에 카드사 포인트 연동, 문화 상품권 등 다양한 부가세가 붙으며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우리 수익이 아니라 카드사에 다시 반환해야 한다. 3.5%가 비교적 높다고 많이들 말씀을 해주셨는데, 사실상 과거에는 거래 건수가 많지 않아서 처음 부터 낮은 수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지금은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낮아지고, 0%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향후 카드사 수수료도 점점 낮아지리라고 본다.

- 신사업을 시작하면서, 배달의민족이 가지고 있는 기존 마케팅 컨셉에 변동이 있나. 

우리 핵심 아이덴티티가, B급 키치 문화다. 이건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지키는 것이 사업을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위트있는 광고와 마케팅,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변함없이 지켜나갈 것이다.

- 올해 초 식권 관련 사업에 투자했다. 음식 배달 이외의 맛집 큐레이션 등 사업에도 관심이 있나. 푸드 스타트업이 배달의민족에 피인수될 것이라는 설도 돌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푸드테크 기업이다. 음식과 기술이 만나 시장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음식 관련 사업을 다 할 수는 없다.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구호 하에 다른 푸드 기업과 협업도 하고 투자도 해나갈 예정이다. 맛집 큐레이션의 경우 푸드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이미 시장에서 건강하게 성장한 기업이 많이 있다. 그분들이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할 계획이다. 우리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푸드테크 안에서 서로 응원하고 같이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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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새롬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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