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앞으로의 운명은?
2013년 01월 24일

지난 주 글로벌 증시 IT 섹터에서 가장 큰 이야기 거리 중 하나는 단연 지난 16 일(현지시간 15 일)에 있었던 APPLE (이하 “AAPL”) 주가의 급락이었을 것이다. 비정유사로는 최초로 세계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하였으며, 지난 2012 년 9 월 21 일에는 52주 최고가인 $705.07를 기록하기도 하기도 했던 AAPL이 전일 대비 3.15% 급락하며 $483.38까지 추락한 것이다.


AAPL 지난 6 개월 주가 변동 (출처: Bloomberg)

이와 같은 주가급락은 지난 6 개월 간의 추이를 보면 더욱 분명히 관찰된다. 아직까지 세계최대 시가총액($473.998BB, 약 520조 원, As of Jan. 22)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AAPL은 지난 9 월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AAPL은 30% 넘게 추락하며 시장에서 약 $190BB (약 200조 원)을 증발시킨 것이다.

관련 주요 매체들은 이날 애플의 주가하락이 iPhone5의 판매부진에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애플의 Performance는 iPhone5의 성과 이전에 이미 상당한 감소세에 놓여있었다. 2011 년 4/4 분기에는 총 $46BB의 매출을 올렸으며 28%에 달하던 높은 Net Income Profit Margin (c.f., 삼성전자의 2011 년 %NI는 약 8% 였음)을 보이던 AAPL 이었으나, 2012 년 3/4 분기에는 총매출 $35BB, %NI 22%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그 Performance가 약화되어 온 것이다.


AAPL 매출 및 %NI 추이 (출처: Bloomberg)

그 결과 UBS는 $700에서 $650으로, Nomura는 $530로 AAPL의 목표가를 조정하는 등, 각 증권사들 역시 그 기대치를 상당히 조정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Bloomberg 인터넷 판은 1 월 22 일자로 게다가 “애플이 iPhone 판매 저조로 인해 10 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폭의 감소를 겪을지도 모른다(Apple May Face First Profit Drop in Decade as iPhone Slows)”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AAPL은 이보다 하루 뒤인 현지시간 1 월 23 일에 보도자료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3BB 에서 $54.5BB로 증대되었으나 NI는 $13.1로 같았으며, 이에 따른 희석주당이익(revenues per diluted share)은 $13.87 에서 $13.81로 감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혁신”이라는 단어를 우리와 가장 친숙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던 AAPL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빨리 몰락하고 있는 것일까? 기존에 많은 매체들에 의해 이야기되었던 내용들 이외에 필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전략 상의 이유이다.

잔인한 질문이지만, 동시에 필자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도대체 애플이 언제까지 잘 나갈까요? 언제쯤 되면 애플이 망할까요” 였다. 그리고 필자의 대답은 지난 몇 년간 한결같았다. “애플이 삼성처럼 되려고 하면 망하기 시작할 겁니다”가 바로 그것이었다.

필자가 EICG에서 사용하고 있는 The Fan-oriented Strategy (이하 “FOS”) 프레임워크 상에서 과거 AAPL은 Fandom Market을 창조한 기업의 완벽한 예였다.

FOS는 시장을 “Fandom Market”과 “Mass Market”, 그리고 “Indifferent Market”으로 나눈다. 이와 같은 시장 분류의 기본 원칙은 인구학적(Demographic) 분류와 같이 기존에 존재했던 Segmentation 방법론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의 어떠한 요소에 반응(Identify)하는가’ 이다. 즉, Fandom Market의 소비자는 내에서의 소비자는 기업의 어떤 한 특징적 요소(i.e.,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 특정 기능, etc)에 반응하며, 이들은 그와 같은 요소를 가진 특정 기업의 오퍼링(Offering)에 기꺼이 프리미엄(Premium)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 Mass Market에서의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인 소비자들로 기존에 비해 보다 나은 제품에 대한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Indifferent Market의 소비자들은 다른 어떠한 요소들보다도 오퍼링의 가격에만 반응한다.


FOS 의 스마트폰 시장 적용 예시 (Copyright by EICG & 이은세)

따라서 이 때 각 시장 형성/진입 여부 및 그 성과는 그 시장에 따라 “Doing Originally (Uniquely, 독창적인 것을 하기)”, “Doing Better (더 잘하기)”, “Doing Cheaper (더 싸게 하기)” 가 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시간이 된다면 2010 년도 AAPL의 10-K (우리나라의 사업보고서와 같음) 중 전략에 관한 부분을 꼭 읽어보셨으면 한다. 그리고 2011 년도와 2012 년도의 10-K 와 비교해 보셨으면 한다. 2010 10-K에서 AAPL은 자신들을 “독장척으로 Position할 것임 (Uniquely Position)”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그 이후의 보고서들에서는 “Uniquely Position”의 내용이 빠져 있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R&D와 배포채널(distribution channel)확대를 통한 판매량 증대가 강조되고 있다. (姑 Jobs 부재(不在)의 영향일까?)

앞서 “애플이 삼성처럼 되려 하면 망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필자의 말을 기억하는가?

실리콘 밸리의 유명 VC인 Mark Andreesen 역시 최근 최근 NYC에서 열린 Quartz 행사에서 Jobs와 Cook을 비교하며, “Jobs 휘하에서의 AAPL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100% 시장점유율(M/S)에서 시작하여 경쟁자에 의해 서서히 M/S가 잠식당하게 했으며, 자신들의 M/S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시장을 다시 창조하였다. Jobs는 M/S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Jobs) would invent a new product category, start with 100% M/S, and then every day that goes by, lose market share until some terminal outcome (say, bottom at around 2% of the share of PCs). Jobs didn’t care about M/S)”고 말했다. “반면 Cook은 이와는 달리 Jobs가 그랬던 것 보다 M/S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며 가능한 많은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해 Google과 삼성전자 등의 경쟁자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선택할 수 있다 (Tim cook is different, He’s more focused on M/S than Jobs was, and may try to engage competitors like Google and Samsung, in an attempt to hold onto as many users as possible)”고 위 기사는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H/W 분야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삼성과 AAPL이 R&D 분야에서 경쟁한다면 AAPL에게 승산은 없다. 또, 도어락부터 TV, 냉장고까지 한 집안을 다 채울 수 있는 제품군을 보유한 삼성과의 경쟁에서 겨우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제품들만을 만들어내는 AAPL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 게다가 R&D와 Distribution Channel에 관한 이야기는 Doing Better와 Doing Cheaper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가장 높은 수익성의 Fandom Market에서부터, AAPL은 스스로 Mass Market과 Indifferent Market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것은 위 그림 3 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필연적으로 수익성의 악화를 수반한다. (위 AAPL의 보도자료에서 매출은 증대되었으나 NI는 정체된, 다시 말해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 이에 대한 단적인 사례이다. 또한 AAPL이 최근 중국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저가형 iPhone을 출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정말, 정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저가형 iPad인 iPad Mini 역시 분명히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심지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출시 후 AAPL의 %NI는 여전히 더욱 악화되지 않았는가.)

두 번째 문제는 AAPL이 가진 DNA와 이미지의 문제이다.

AAPL이 Fandom Market을 형성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이유 중 하나는 AAPL이 속된말로 “개기는” 녀석들이기 때문이었다.

AAPL이 쿨(Cool)하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혹시 그와 같은 이미지가 저절로 형성된 것이라 생각한다면 AAPL은 상당히 서운해 할 것이다. 그들이 아주 집요하게 기존 산업의 강자들을 개기면서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 이젠 잘 알려진 1984 년도 슈퍼볼(Super Bowl) 게임에서 AAPL이 했던 Macintosh 광고가 그러한 예이다. 또 그 이후에도 AAPL은 “Mac vs PC” 등의 광고 캠페인을 끊임없이 내보내며 다수이고 주류인 산업 틈새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타고 끊임없이 개기고 있는 자신들의 DNA를 홍보하여 왔다.

이러한 개김성 짙은 그들의 DNA는 시장에서 AAPL은 “반항아”이며 “약자(Underdog)”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켜주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대가인 미국 USC의 로버트 맥키(Robert McKee)교수는 ‘사람들은 Underdog에 자신을 동화(identify)시킨다’며 AAPL의 이미지가 자신들의 Underdog 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시장으로부터 Cool 한 이미지를 획득한 것이 성공에 주요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AAPL의 Underdog적인 이미지에 동화되어 AAPL의 제품에 프리미엄을 부담하면서 그들의 Fan으로 남아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최소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무도 더 이상 AAPL을 Underdog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들은 Underdog 도 아니다. 오히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의 갤럭시가 Underdog 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 Forbes는 “미국 10대 들이 더 이상 iPhone을 멋진(cool) 제품이라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삼성의 갤럭시가 멋진 제품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 AAPL이 그랬던 것과 같이) 삼성이 자신들의 이미지에 대한 적극적인 PR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결과라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혁신의 부재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장지위의 상승에 따라 “Underdog로서의 Cool 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AAPL이 그 “Cool 함”을 유지하며 Fandom Market을 유지할 수 있었던 단 하나의 무기가 바로 “혁신”이었다. 그러나, 혁신이란 무인가? (혁신에 대해 아마도 수십 권의 책을 읽었을 필자가 마지막으로 구루 중 구루인 Tom Peters의 이 말을 발견하였을 때 거의 감동을 받았다)

Tom Peters에 따르면 혁신은, “시장에 또 다른 햄버거를 내어놓지 않는 것 (Not just another hamburger)”이다.

IT 분야에서의 혁신에 대해 전문가가 아닌 필자가 일반 소비자의 눈으로 볼 때, 과거의 AAPL은 분명 “또 다른 햄버거”가 아니었다. PC 시장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Mac은 없었다.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 시장도 이미 있었다. 그러나 다만 AAPL의 제품은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iPhone4 시리즈 이후 AAPL이 그 전략적 방향을 이와 같은 “독창적인 것”에서 “경쟁”으로 수정하면서 이들은 “또 다른 햄버거”들을 내어놓기 시작한다. 일례로 지도 기능은 Google Earth의 또 다른 햄버거에 지나지 않는다. 파노라마 카메라는 이미 기존에 여러 App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 H/W Spec적인 혁신 역시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반도체와 세계 최고의 제조역량을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에 AAPL이 비할 바가 진작에 되지 못한다. 결국 S/W 적 혁신도, H/W 적인 혁신도 이루지 못한 이번 iPhone5에서 AAPL이 채택할 수 있었던 혁신은 디자인 등과 같은 사용자 측면에서의 것들뿐이었다.

플라스틱 쪼가리들뿐이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리 재질의 iPhone4 는 내구성과 심미성을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햄버거였다. 이번에 AAPL은 금속 재질을 선보였으나 그 내구성과 내마모성(절대 실수로라도 열쇠와 iPhone5를 한 주머니에 넣지 말 것!), (한국 시장에 국한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제조과정에서 생긴 초기 생채기(소위 기스) 등에 대한 저질 보상정책, 그리고 최악인 조립품질(필자의 새로운 아이폰은 흔들면 딸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등으로 인해 오히려 상한 햄버거가 되어 버렸다. 혁신이 혁신이 되려면 결국 그 새로움으로 인해 사용자들에게 과거에 비해 우월한 만족을 주어야 하는데도 애물단지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결국, Underdog로서의 Advantage도 잃었으며, 혁신을 위한 DNA도 잃어버렸고, 더 나아가 그 전략적 방향 역시 과거의 것에서 완전히 수정해 버린 AAPL이 과거의 지위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거와 같지 않기에, AAPL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어떤 빠른 시점에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하이테크 시장에서의 경쟁관계에 관한 것이기에 한 번 삼성전자와 Google에 대리만족 되어버린 소비자들을 다시 AAPL로 끓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Mobile OS가 현재 Lifestyle의 새로운 중심축이 되었기 때문에, Android를 한 번 선택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OS를 선택하는 것은 기존 Lifestyle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히 소비자들의 전환비용(Switching costs)를 엄청나게 높이는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한 번 돌아선 소비자들을 다시 찾아오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2007 년에 AAPL이 처음 iPhone을 내어놓았던 시점의 글로벌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쉬운 고객획득(Customer Acquisition)이 가능하였으나 현재의 50%가 넘는 선진국에서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고객유지(Customer Retention)이 더욱 중요한 이슈로 만든다).

그러나 한 편으로 필자는 AAPL의 재기를 다시 보고 싶기도 하다. 그들이 재기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경쟁자들이 결코 만만치 않기에, 그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혁신에 관한 DNA를 되찾고, “경쟁”에서 벗어나 과거의 “Unique 한 AAPL”로 돌아갈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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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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