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오세요” 외국인 유치, 손님 맞을 준비는 다 되셨는가? ①
2014년 11월 11일
한국으로 이끄는 것은 문화,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여자?

인터뷰를 위해 만난 다수의 외국인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로 꼽은 것은 첫째가 문화다.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던 안톤 엘리아송(Anton Eliasson)씨도 “한국의 음식과 문화, 역동적인 서울의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어 다시 찾게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꼽은 것은 바로 ‘사랑’이다. 한국에서 외국에서 한국인과 교재를 시작한 이들이 다시 한국을 찾는 것이다. A씨는 “처음에는 1년 정도 경험하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자석 같은 한국 여자 때문에 벌써 들어온 지 5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과 사랑에 빠진 이들이 다시 한국을 찾게 되고,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한편 일찍이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엿보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도 있다. 페루에서 온 나르다 산타나(Narda Santana)씨는 “한류뿐만 아니라 남미에 진출한 커핀 그루나루와 미샤가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남미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을 보고 한국에 특화된 커리어를 갖기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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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겪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 비자

한국 사랑을 외치며 한국을 찾은 그들을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은 비자 문제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워킹 비자나 비즈니스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스폰서쉽이 필요하다. 하지만 특별한 커리어가 없는 그들에게 스폰서까지 해주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다.

더군다나 한국에 들어오기 전 자국에서 스폰서쉽을 제공하는 회사를 찾아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입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능하다. 스폰서를 해준다는 것은 이 사람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바탕 그 사람의 신용에 일종의 보증을 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스폰서를 선 외국인에게 범죄와 같은 다양한 문제가 생겼을 시 어느 정도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넘쳐나는 한국 청년층을 두고 굳이 외국인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서류과정 등의 절차가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외국인은 여행 비자로 한국을 찾지만 여행 비자로 풀타임 일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어쩔 수 없이 불법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온 B씨도 여행비자로 한국을 찾았다. B씨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급 직장을 다녀야 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 좋은 기회를 찾아보는 게 좋겠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여행비자는 그 효력이 3개월밖에 안되기 때문에, 갱신을 위해 정기적으로 국외로 나갔다가 돌아와야 한다. 부가적인 서류 절차는 필요하지 않지만, 외국을 다녀와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행 비자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3개월을 주기로 주변의 국가들을 여행한다. 주요 관광지는 홍콩이나 일본이다. A씨도 이번 11월 비자 갱신을 위해 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을 앞둔 A씨는 즐겁지 않다. 이 즐기지 못하는 휴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홍콩과 일본만 춤을 출 노릇이다.

 워킹홀리데이비자(WorkingHoliday Visa)로 알려져 있는 H1 비자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도 있다. 분당에 위치한 스타트업 스피카(Spika)의 해외마케팅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안톤씨는 워킹홀리데이비자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막 대학을 졸업해 경력이 없는 그는 한국에서 스폰서 해줄 기업을 찾기 어렵다 판단했고 워킹홀리데이비자로 한국에서 인턴쉽이나 일을 시작한 이후 스폰서쉽을 요청해야겠다 판단한 것이다. 사실 워킹홀리데이비자로 한국을 찾아 스타트업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은 드물다. 안톤씨는 그 이유를 “워킹홀리데이비자의 목적에 맞게 여행을 하기 위해 바나 식당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게 대부분이고 워킹홀리데이비자로는 영어 선생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스타트기업에서 일을 하기 위해 정식으로 받아야 하는 비자인 비즈니스 비자(Business Visa)와 투자와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을 위한 인베스터 비자(Investor Visa)가 있다. 하지만 외국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인재의 유입 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한국이 제일 먼저 요구하는 것은 10~15억 원의 결코 가볍지 않은 재정의 확인인과 받기 별 따기인 스폰서쉽이다. 이와 같은 비자 체계에 대해 스타트업에 종사 중인 C씨는 “한국 정부는 말과 행동이 반대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비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나르다씨는 “여행비자로 한국에 들어와있지만 여기서 자리잡고 비자를 갱신하고 싶다”며 “하지만 관련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인터넷의 떠도는 정보 중 어떤 것을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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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한국형 창업 비자 수혜자는 단 한 명?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지난 2013년 외국인의 국내 스타트업을 장려하기 위한 창업 비자가 만들어졌다. 이 창업비자는 2009년 만들어진 D8 비자가 보완, 개선된 것이다. D8 비자의 경우 발급에만 5년 정도 소요될 정도로 그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창업 비자다. ‘기술창업 법인기업’이 발급 대상에 추가됐으며 창업 비자 소지자는 차후 조건에 따라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이공계 학위를 소지해야 하며, 특허가 있어야 한다는 부가조건이 있어 아직 까지도 절차와 조건이 까다롭다.

그래서일까? 국내 창업 비자를 받은 사람은 딱 한 명이다. 그는 바로 창업비자 1호로 잘 알려진 제이슨 리(Jason Lee)씨다. 제이슨씨는 현재 서울에서 제이제이리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재미교포다. 재미교포라서 비자를 발급받는데 유리한 점이 있어서 혹은 재미동포기 때문에 창업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창업 비자 발급자가 단 한 명뿐이고 그 한 명마저도 재미동포라는 사실이 뭔가 모르게 김을 새게 한다. 창업 비자의 실효성, 믿어도 되는 것일까?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은 고사하고 캐나다와 프랑스 등도 앞다투어 스마트업 비자를 만들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VC나 엔젤에게서 투자를 받은 기업에 별도의 제약 없이 캐나다에서 거주할 수 있는 스타트업 비자를 발급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게 장려금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2015년 스타트업 개발자를 위한 비자 발급을 앞두고 있다. 이 비자를 받은 창업자나 개발자는 없이 4년 동안 프랑스에서 머물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창업자에게 세금 혜택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 칠레, 이스라엘 등 세계 각 곳에서 스타트업들을 손 벌려 환영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이 다양한 지원과 안정된 비자 체계를 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한국으로 향하겠는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 결혼?

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방법은 바로 결혼이다. 타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내국인과의 결혼 시 결혼비자라는 만능키가 있다. 얼마 전 한국인과 결혼한 영국인 네이든 밀라드(Nathan Millard)씨도 차후의 비자 문제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안톤씨에게 “결혼하면 다 해결돼, 결혼부터 해”라고 농담을 던진다. ‘결혼’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는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사실 티칭 비자(Teaching Visa)는 문턱이 아주 낮다. 비자를 받기 위해 스폰서를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절차는 비슷하지만, 수요가 많은 만큼 업계에서 스폰서에 대한 부담이 가벼운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영어권 국가에서의 학위와 여권만 있으면 된다.

이렇게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국을 기회가 땅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온 지 6년 된 네이든씨는 한국 시장이 팽창하고 있으며 외국인에 대한 기회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든씨 뿐만 아니라 만난 외국인들 모두는 앞으로 5~10년 동안의 국내 스타트업계의 꾸준한 성장을 예상했다. 이러한 시장은 한국인에게는 물론, 한국을 찾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나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이 많아지며 현지에서의 경험을 강점으로 갖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설 자리는 많아 졌을 거라 예상이 된다

외국인들이 한국 스타트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는 것은 이미 자명하다. 이미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외국인들을 국내로 끌어 고용과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이제는 훌륭한 인력들이 한국을 선택할 수 있게 그들의 시각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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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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