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일 동안 열린 세계 최대 IT 미디어 테크크런치의 스타트업 컨퍼런스 디스럽트(Disrupt)의 두 번째 날 무대에 오른 헬스케어 웨어러블 '핏빗(Fitbit)'의 CEO 제임스 박과 핏빗의 투자사 트루벤처스의 존 캘러헌으로부터 핏빗의 성공 요인을 들어보았다.
핏빗은 2007년 10월에 설립된 웨어러블 스타트업이다. 2015년 6월 웨어러블 전문 제조사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된 핏빗은 피트니스 밴드 시장 1위 업체다.
닌텐도의 위(Wii) 게임기에서 핏빗의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본인과 공동 창업자 모두 소프트웨어를 연구했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다고 말했다. 이 둘은 2008년 '테크크런치 50'에서 그들의 첫 핏빗 프로토타입을 소개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며 제임스 박은 "홈디포(미국 건축자재 유통 업체)에서 여러 재료를 구입해, 개발한 회로판을 나무 케이스에 붙여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그 당시엔 3D 프린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캘러헌을 "기존 만보계 시장이 있었다. 그 시장에서 과연 이 새로운 스마트 기기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그 당시에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하며 트루벤처스가 투자한 카테고리 중 가장 흥미진진한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
그 당시 피트니스 웨어러블은 핏빗 뿐이었다. 그 후 삼성전자, 엘지전자, 소니,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고가의 제품부터 샤오미의 저가형 밴드까지 상품의 가격대가 다양하다. 이렇게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어떻게 이길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제임스 박은 "건강·피트니스 시장은 2천억 달러(한화 약 232조 원) 규모다. 이 시장에서 다양한 승자가 있을 것"이라며, 애플은 직접적인 경쟁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 핏빗은 매년 매출이 3배씩 성장하고 있고 지난 분기에 4억 달러(한화 약 4천7백억 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타 회사들과는 달리 핏빗은 피트니스 웨어러블 분야 하나에 집중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핏빗의 제품을 선호하는듯하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미국 시장에서 핏빗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제임스 박은 미국의 높은 건강 보험료를 꼽았다. 또 최근 유통회사 타겟(Target)과 제휴를 맺고, 타겟의 30만 미국 직원들에 핏빗 기기를 제공할 계획을 소개하며 그는 "직원의 건강을 증진하고 회사의 직원 건강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많은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핏빗이 회사들과 맺은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제임스 박은 핏빗의 경쟁력으로 다양한 가격대, 배터리 수명,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을 꼽았으며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배터리 수명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핏빗을 꿈꾸는 회사들을 위한 조언을 묻자 트루벤처스의 캘러헌은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믿어라. 그리고 정말 어렵고 도전적인 일을 하라"고 말하며, 향후 10년, 20년을 바라보고 새로운 분야를 창조하라고 조언했다.